'우리가 너무 우경해서 졌다'는 야당 원내대표이러니 탈북민마저 '기회주의는 죽어야' 절규
  •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장은 이번 선거 결과를 ‘기회주의 보수당의 궤멸’이라고 요약했다" "기존의 기회주의 보수가 완전히 죽어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런 차원에서 어쩌면 이번 일(선거 패배)이 잘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상은 인터넷 매체 뉴데일리 6/15일자 기사다.

     역시 탈북민인 이애란 박사는 자유한국당의 ‘소통부족’을 패인으로 꼽았고,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한국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이 ‘북한 식 몰표’를 닮아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힘들게 탈북 했는데 저런 사람이 다음번에 대통령 되는 상황이라면 여기서 살고 싶지 않다”고 한 탈북민 대학생도 있었다. 

     똑같은 심정이다. 필자는 남한 사람으로 태어나 자라서, 죽을 나이 되도록 여기서 살았다. 그런데도 필자는 지금 ‘북한 식 몰표’ 성향을 닮아가고 있는 남한 유권자들에게선 먼 이방인 같은 느낌을 받고 “탈북해 보니 여기도 북한처럼 돼가더라”고 실망하는 탈북동포들이 오히려 더 가깝게 느껴진다.

     ‘북한식 몰표’를 던진 유권자들 중에는 평생을 ‘보수’로 실아 온 5060 세대도 상당수 있다고 신문은 전한다. 이들의 경우는 “오죽하면 여북하랴“는 평을 할 수 있을 만큼, 기성 보수정계에 대한 그들의 실망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리고 호불호(好不好)를 떠나 오늘의 투표결과는 자발적 민의(民意)의 표출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탈북해서 여기 와보니 여기도 북한처럼 돼간다.“ ”망명하고 싶다“고 절망하는 탈북동포들의 기막힌 심정도 진지하게 헤아려야 한다.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 쳐 왔지만 오늘의 남한사회 트렌드가 불안하고 정나미 떨어지고 겁난다는 그 심정을.

     어떤 여당 의원은 태영호 전(前) 북한외교관의 책에 대해 북한이 비난을 퍼붓자 태영호 씨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자기가) 모든 걸 다 아는 척하네...” 어쩌고. 통일부라는 간판을 달고 국민세금으로 월급을 빼가는 어떤 관료집단은 예산 없다고 북한인권재단을 없애버렸다. 이러다간 “탈북자 안 받습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이 공항마다 내걸릴 날이 올지도 모른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우리가 너무 우경(右傾)해서...”라고 패인을 자평(自評)했다. ‘적폐세력’임을 인정하자는 것인가? 그런가? 그럼 좌경(左傾) 하세요, 누가 말린댔나? 이래서 “기존 기회주의 보수가 완전히 죽어야...”라는 탈북민의 절규가 나오는 모양이다.

     사이공 최후의 날... 사이공 미국대사관의 마지막 헬리콥터... 어쩐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거대한, 그러면서도 아주 초라한 붕괴의 시작인가?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2018/6/15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