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박원순 서울시는 활력 없고 지루해"안철수 "150억 먼지처럼 날린 경위 밝혀라"김문수 "박원순이 7년 간 적폐(積弊) 만들어" 박원순, 쏟아지는 비판에도 '무전략' 일관할 듯
  • ▲ 박원순 서울시장.ⓒ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박원순 시정(市政)이 도마에 올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7년 간의 서울시정이 야권 후보들 사이에서 혹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선대위원장은 14일 BBS 방송에 출연해 "박원순의 서울시는 활력이 없고 지루하다"고 비판했다.

    손학규 선대위원장은 박 시장의 압도적인 지지율과 관련해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55%를 넘어서고 있는데 박원순 후보는 50% 아래로 내려갔다"며 "이 기세가 계속되면 안철수 대 박원순이라는 양강구도를 가져올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한 "청년실업이 증가하는데 이를 해결할 4차 산업 혁명 돌파구를 안철수가 잡길 바라는 마음들이 결국 승리로 나타나지 않겠나"라는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도 박 시장에게 맹공을 퍼붓는 모습이다. 그는 앞서 13일 "박 시장이 창업지원 시설을 앞으로 40여개 더 만든다고 하는데 창업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텅 빈 건물만 남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창업 본질을 모르고 혈세만 낭비하는 셈"이라고 박 시장의 공약을 비판했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서울 산업경쟁력 강화-다시 뛰는 경제 서울'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시장이 최근까지 선거 전면전에 뛰어들지 않는 점을 두고 "지난 7년도 모자라 앞으로 4년도 그렇게 (낭비만)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 ▲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7년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시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와 단일화 합의 후 포옹하는 모습.ⓒ 연합뉴스
    ▲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7년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시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와 단일화 합의 후 포옹하는 모습.ⓒ 연합뉴스

    안철수 후보는 '양보에 대한 결자해지(結者解之)'를 결심한 듯 박원순 시정을 직설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으로 인해 오세훈 전 시장이 사퇴하며 치러진 2011년 보궐선거에서 야권 서울시장 후보직을 박 시장에게 양보했던 것을 후회하는 분위기다.

    당시 50%가 넘는 지지율을 받던 안철수 후보는 고작 5% 지지율에 머물던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에게 웃으며 후보직을 양보했다. 이는 박원순 시장이 3선에 도전하는 발판이 됐다.

    안 후보는 최근 공개적인 석상에서 "왜 박원순 시장을 밀어줘서 당선되게 했냐는 일부 시민들의 원망도 많이 들었다", "그 때는 양보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고 잘해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박원순 시정 7년을 '적폐(積弊)'라고 규정했다. 

    김문수 후보는 "7년 간 박원순 시장이 만든 적폐를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로 깨끗히 청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3일 서울 양재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서울필승결의대회에서다. 그는 서울시 재개발 문제, 교통 체증 문제, 미세먼지 해결 등을 놓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문수 후보는 안보와 자유를 강조했다. 남북회담 분위기에 편승해 평양 교류를 수시로 언급했던 박원순 시장의 대북관을 꼬집어 우파 표심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박원순 시장은 모든 것을 협찬받아 사는 인생"이라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박 시장은 자신의 할아버지 밑에 양자로 들어가 독자가 되면서 6개월 방위를 했는데 이는 병역 협찬을 받은 것"이며 "참여연대를 하면서는 재벌이나 기업에 협찬받아 세계 76개국을 여행다녔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에 처음 나설 때 3%의 지지율이었지만 안철수의 협찬으로 당선됐다"며 "지금은 또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우다 문 대통령 협찬으로 시장을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야권 후보들이 언급하는 대표적인 문제점은 청년수당, 세운상가 프로젝트, 서울로 7017, 미세먼지 대중교통 무료 정책 등이다.

    청년수당은 지난 2016년부터 최장 6개월 간 매월 50만 원 씩 청년들에게 지급하는 정책이다. 시작과 동시에 혈세 낭비 및 포퓰리즘 논란에 직면했다.

    세운상가 프로젝트는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7개 건물로 구성된 세운상가군과 그 주변을 공중보행교로 이어 주변 환경과 접근 편의성을 개선한다는 도심재생사업이다.

    그러나 해당 프로젝트에 포함된 건물 중 일부 건물의 인공데크가 현재 꽃상가 운송차량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 해당 데크가 안전등급 D등급의 재난위험시설이라는 점에서 이 역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서울로 7017은 경찰과 문화재청, 도로교통공단의 연이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 시장이 강행한 서울역 고가 공원화사업이다. 개장과 동시에 안전 논란 및 세금 낭비 지적이 쏟아졌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달 24일 직접 서울로 7017을 찾아 "얼마나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쓰이는지 나타내는 대표적 사례"라며 "저는 이렇게 전시성 낭비, 선심성 예산은 절대로 쓰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해 눈길을 끌었다.

    안철수 후보는 미세먼지 저감대책으로 인한 대중교통 무료방침에 대해 "재난관리 기금은 곶감 빼먹든 빼먹으면 되는 쌈짓돈이냐? 서울시는 150억원을 먼지처럼 날려버린 경위를 밝혀라"고 박 시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시는 이 정책을 폐기한 상태다.

    야권 후보들의 공세를 최대한 피하려는 듯 박원순 시장은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직으로 3선에 도전하는 그의 전략은 선거운동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다. 후보들 중 여론조사결과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시점에서 굳이 긁어부스럼을 만들지 않겠다는 취지로 관측된다.

    박 시장은 14일 오후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다. 등록 이후에는 시장으로서의 직무와 권한이 중지된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사 2층에 위치한 기자실을 찾아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선거캠프는 당내 경선을 준비했던 안국빌딩에 차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