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 은행감독위원회 “예금 인출로 유동성 위기 심각”
  • ▲ 유럽중앙은행 은행감독위원회가
    ▲ 유럽중앙은행 은행감독위원회가 "美재무부의 제재를 받은 라트비아 ABLV 은행이 곧 파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ABLV 은행 사옥.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월 13일 美재무부로부터 북한 불법자금 돈세탁 혐의로 미국 금융계에서 퇴출당한 라트비아 ABLV 은행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고 유럽중앙은행 은행감독위원회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유럽중앙은행 은행감독위원회는 “라트비아 ABLV 은행은 美재무성의 제재 이후 예금 이탈로 인해 가용 자금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심각한 수준의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 은행감독위원회는 “라트비아 ABLV 은행이 파산한다면 결국에는 룩셈부르크에 있는 지사의 파산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중앙은행 은행감독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ABLV 은행은 라트비아에서 세 번째로 큰 상업은행으로 1993년 9월 설립했으며, 원래 이름은 ‘아이즈크라우클레스 방카’였다고 한다. 舊독립국가연합(CIS, 현재 러시아 연방과 위성국)에 여러 곳의 지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라트비아 ABLV 은행의 2017년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수신고는 26억 7,000만 유로(한화 약 3조 5,300억 원), 자산은 36억 3,000만 유로(한화 약 4조 8,000억 원) 규모로 유럽중앙은행의 감독을 받는 라트비아 은행 세 곳 가운데 한 곳이라고 한다.

    라트비아 ABLV 은행은 2016년 5월에도 현지 재정시장위원회(FCMC)로부터 ‘돈세탁 연루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그 결과 300만 유로(한화 약 39억 6,700만 원)의 벌금을 냈다고 한다.

    또한 2017년 5월부터 11월까지는 대북제재를 위반한 정황이 드러나 조사를 받았지만 11월 24일(현지시간) 라트비아 재정시장위원회와 ABLV 은행은 해당 문제를 더 이상 조사하지 않기로 하고 어떤 벌금이나 제재 조치도 취하지 않는데 합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美재무부의 금융범죄분석망(FinCEN)에 의해 북한의 불법 자금을 돈세탁해준 혐의가 적발되면서 애국법 제311조 규정에 따라 2018년 2월 13일 美금융망에서 완전히 퇴출당하게 됐다.

    유럽중앙은행 은행감독위원회는 美재무부의 제재 조치 이후 달러로 결제가 불가능해지자 예금 인출 사태가 일어나면서 지급 불능 상황에 가까워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 은행감독위원회는 “라트비아 당국은 ABLV 은행에 예금을 가진 사람에게 10만 유로(한화 약 1억 3,200만 원)까지 원금 보호를 해주겠다고 밝혔지만 고객들은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예금을 인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제재 위반’으로 美재무부의 제재를 받아 파산 위기에 빠진 금융기관은 라트비아 ABLV 은행이 세 번째다. 2005년 북한 비자금 계좌가 발견된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가 첫 번째였고, 2017년 6월 북한의 ‘외화벌이 자금’을 거래하게 해줬다 적발된 中단둥은행이 두 번째였다.

    이처럼 미국 내에서 영업을 하는 은행이 아니라고 해도 美금융망에서 퇴출돼 ‘달러화 결제’가 불가능해지면 은행으로써의 역할을 못하게 되는 것이 국제금융계의 현실이다. 엔화나 유로화, 파운드화가 국제 기축 통화의 역할을 한다고 해도 미국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