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복수의 정부 소식통' 인용해 보도… 국방부 "한미공조" 원론적 발언 되풀이
  • ▲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연합뉴스
    ▲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암시하며 연일 긴장국면을 조성하는 가운데, 연내 미북협상이 실패할 경우 한미 연합훈련이 재개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와 눈길을 끈다.

    내년 3월 실기동훈련 재개 검토... 北 도발 거듭에 대응

    16일 한국일보는 복수의 정부 소식통 말을 인용해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 주한미군 등이 내년 3월 야외 실기동 연합·합동훈련을 실시하기 위한 일정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비핵화 협상 실패에 대비한 플랜B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 매체는  "한미 군 당국은 연합훈련의 대명사였던 키리졸브(KR) 연습을 대체한 지휘소훈련인 '동맹' 연습에 이어 이 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도 전했다. 중단했던 실기동훈련 재개 검토는 북한이 지난 10월 스톡홀름 비핵화 협상 결렬 이후 해안포 발사(지난달 23일)와 초대형 방사포 시험발사(지난달 28일) 등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를 거듭하는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달 들어서도 군사도발을 이어갔다. 지난 7일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기지에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힌 데 이어, 엿새 만인 13일 밤에도 같은 곳에서 미사일 시험을 거듭했다. 14일 박정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은 담화를 통해 "우리는 거대한 힘을 비축하였다"고 밝히며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라며 미국을 압박했다. 

    북한과 우리 군 당국 모두 최근 북한군의 시험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다수의 군사전문가들은 두 시험 모두 ICBM 엔진 성능개선 시험일 것으로 추정했다. 

    軍 관계자 "외교적 노력 지원... 기존 입장 변함 없다" 

    이런 가운데 한미 군 당국이 연합훈련 재개를 검토한다는 소식은 북한에 적지 않은 압박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리 군 당국은 시종일관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내년 3월 실기동 합동훈련이 재개될 것이란 예측에 대해 한 국방부 관계자는 "일단 기존 입장에서 변화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한미 연합훈련 등은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지원한다는 기조하에 조정되고 있다"며 "한미가 긴밀히 공조하면서 (훈련을) 조정 시행한다는 기본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北에 무력 쓸 수 있다" vs "상응 행동 할 것" 격한 공방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올 연말이 보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북 대화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필요 시 (북한에) 무력을 쓸 수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 발언 직후 박정천 총참모장은 "미국이 무력을 쓴다면 신속한 상응 행동을 가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이튿날인 4일에는 하이노 클링크 미 국방부 동아시아담당 부차관보가 "미국은 군사 옵션을 철회한 적이 없다"면서 "북한이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어리석음을 범한다면 강한 응징이 있을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미국은 협상 시한 없다" 느긋한 비건

    다만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미국은 협상 시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강조하며 다소 느긋한 자세를 보였다. 비건 대표는 16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어조가 대단히 적대적이고 부정적이고 불필요했다는 점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면서도 "한미는 협상의 문을 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했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보면 기대했던 것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