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기자회(RSF) 보고서 “한국 63위, 일본 72위…미국 43위”
  • ▲ RSF가 공개한 '2017 세계 언론 자유도 지도'의 최하위권 명단. 색깔이 짙을 수록 언론의 자유가 없는 나라다. '꼴지' 북한과 그 동맹국들이 주로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RSF 관련 보고서 홈페이지 캡쳐.
    ▲ RSF가 공개한 '2017 세계 언론 자유도 지도'의 최하위권 명단. 색깔이 짙을 수록 언론의 자유가 없는 나라다. '꼴지' 북한과 그 동맹국들이 주로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RSF 관련 보고서 홈페이지 캡쳐.


    전 세계에서 ‘언론의 자유’가 없는 나라는 ‘북한’이다. 그렇다면 북한과 맞먹을 정도로 ‘언론의 자유’가 없는 나라는 어디일까.

    한 국제언론단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80개국의 ‘언론 자유도’를 조사한 결과 꼴지는 북한, 179위는 에리트레아, 178위는 투르크메니스탄, 177위는 시리아, 176위는 중국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1985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국경 없는 기자회(RSF, Reporters Without Borders)’는 최근 ‘2017 세계 언론 자유도 지도’와 관련 보고서를 공개했다.

    ‘국경 없는 기자회’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에서 54명이 인질로 붙잡혔고, 2명이 실종됐으며, 65명이 살해됐고, 326명이 구금된, 언론의 자유에 있어 최악의 해였다고 한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북한에 대해 ‘언론의 자유’는커녕 언론이 없는 나라로 평가했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2012년 김정은이 집권한 북한은 체제 유지를 위해 주민들에게 선전매체 내용을 듣고 보도록 강요하고 외부 정보를 얻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의 선전매체들만이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전 세계 언론들은 이들이 내놓는 선전 자료를 인용해 북한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2년 美AP통신이, 2016년에는 프랑스 AFP통신이 북한에 지국을 개설하고 ‘조선중앙통신’과 제휴를 체결했지만 북한 체제에서 ‘언론의 자유’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북한이나 에리트레아, “김일성을 존경한다”는 독재자가 종신 통치를 하고 있는 투르크메니스탄, 이와 유사한 시리아의 경우에야 그렇다 치더라도 중국의 ‘언론 자유도’는 中공산당이 선전하는 것과는 너무도 차이가 난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중국의 언론 자유도를 아래에서 5번째로 꼽았다. 이마저도 2016년에 비해서는 한 단계 상승한 것이다.

  • ▲ RSF가 공개한 '2017 세계 언론 자유도 지도' 가운데 언론인을 불법적으로 감금한 주요 나라들. 사실상 언론 탄압 지표다. ⓒRSF 관련 보고서 홈페이지 캡쳐.
    ▲ RSF가 공개한 '2017 세계 언론 자유도 지도' 가운데 언론인을 불법적으로 감금한 주요 나라들. 사실상 언론 탄압 지표다. ⓒRSF 관련 보고서 홈페이지 캡쳐.


    ‘국경 없는 기자회’는 시진핑 中국가주석을 가리켜 “자국 내 언론 정책을 완벽하게 통제하며 해외 언론에까지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려 계획하는, 이 행성에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검열에 앞장서는 포식자”라고 표현했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中공산당 정부가 2015년과 2016년에 많은 시민 기자들과 블로거, 외국인을 포함한 인권운동가들을 구금·투옥하는 등 억압했다며, 이 같은 中공산당의 언론 탄압은 관영매체인 ‘신화사’와 CCTV를 통해서도 보도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현재 100명이 넘는 기자와 블로거들이 투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 가운데는 유명 기자인 가오유 씨와 3명의 ‘국경 없는 기자회’ 회원들, 독립뉴스 사이트 ‘64 티안망’ 설립자 등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국경 없는 기자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에서 기자들을 감옥에 가장 많이 보낸 나라였다. 기자들이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 中공산당의 검열이나 지침을 위반한 탓에 투옥된 것이었다. ‘국경 없는 기자회’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언론 보도를 문제 삼아 기자를 구금한 나라 가운데 중국이 5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터키 43명, 시리아 24명, 이란 23명, 베트남 19명의 순이었다고 한다.

    ‘국경 없는 기자회’의 보고서는 한국이나 미국, 일본 편이라고 할 수 없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언론 자유도는 63위, 일본은 72위로 나타났다. 미국은 43위였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한국 사회에서 박근혜 정권 시절 언론과 정부 간의 긴장도가 매우 높았고, 정부는 언론 보도를 비판하는 데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 언론들이 논조에 따라 편향성을 띠고 양극화된 것이 언론의 독립성을 훼손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언론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정파성이 강해지며 공공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 객관적인 자세를 벗어나 ‘자기 검열’을 심화하는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일본의 경우 아베 정권의 정책과 여기에 동조하는 언론들의 ‘자기 검열’이 언론 스스로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 언론계의 특징이자 전통인 ‘기자 클럽’의 배타적인 태도가 지역 언론과 독립 언론, 외신 기자들의 취재를 어렵게 만드는 등 언론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흐리는 문제의 중심에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경 없는 기자회’가 꼽은, 언론 자유도가 높은 나라에는 1위 노르웨이, 2위 스웨덴, 3위 핀란드, 4위 덴마크, 5위 네델란드, 6위 코스타리카, 7위 스위스, 8위 자메이카, 9위 벨기에, 10위 아이슬란드 등이 순위권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