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보도에 文 측 "워낙 많은 보고 때문에...해당 내용 보고되지는 않아"
  •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돈 배병렬씨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2003년 4월24일 당일 작성 된 청와대 민정수석실 보고문서.ⓒ문화일보 웹사이트 캡쳐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돈 배병렬씨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2003년 4월24일 당일 작성 된 청와대 민정수석실 보고문서.ⓒ문화일보 웹사이트 캡쳐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노 전 대통령의 사돈 배병렬씨 음주 교통사고를 사고 당일 파악하고도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즉각 관련 사실을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문 후보의 직접 해명을 요구하는 등 파문은 크게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화일보는 5일 지난 2003년 4월24일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 사본을 공개하며 "노무현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인사를 통해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사본에 따르면 '사돈 배병렬, 음주교통사고 야기'라는 제목의 해당 문건은 민정수석실과 민정1비서관실 명의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에는 지난 2003년 4월 24일 (고 노무현 대통령) 사돈 배모 씨가 음주 만취된 상태에서 자신의 소유차량으로 임모 씨 소유의승용차와 정면 충돌한 이후 빚어졌던 소란을 적시돼 있다.

    특히 "문건에는 '사돈 배병렬은 2003. 4. 24. 음주 만취된 상태에서 자신의 소유차량(SM5)을 몰고 귀가타가, 19:10경 김해 진례면 신월리 용전마을 입구에서 (임 모 씨 소유의) 엘란트라 승용차와 정면 충돌하였는 바'라고 배 씨의 음주 교통사고 내용이 분명히 기재돼 있다"고 문화일보는 전했다.

    문화일보는 해당 문건이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대통령 친인척을 담당했던 경찰 출신 인사에 의해 작성됐다고 밝혔다. A 씨는 문화일보에 "이 문건이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대통령 친인척 담당인 경찰 출신의 김 모 씨에 의해 작성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돈 배병렬씨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2003년 4월24일 당일 작성 된 청와대 민정수석실 보고문서.ⓒ문화일보 웹사이트 캡쳐


    해당 사건은 배씨에 대한 음주 측정 없이 단순 접촉사고로 처리됐지만 지난 2006년 2월 한 언론의 폭로에 따라 경찰이 재조사를 벌인 결과, 음주사실이 확인된 바 있. 청와대는 당시 "배씨의 음주사실을 사전에 몰랐고, 사건 무마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사고 관련자가 대통령의 사돈이었기 때문에 보고서는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에게 보고되었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며 "문재인 후보는 이 사건의 은폐의혹에 대해서도 '마 고마해라'라고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힐난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터쇼를 돌아본 뒤 기자들과 만나 "짧은 대선 기간이지만 저 포함해 모든 후보들은 철저하게 검증 받아야 한다"고 문 후보의 해명을 요구했다.

    자유한국당도 "노 전 대통령 사돈 음주운전 은폐 의혹의 진실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명연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최순실 사태에서 국민들은 국정농단을 막지 못한 우병우 민정수석과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함께 공분하며 그 책임을 물었다"며 "노무현 정부에서 우병우, 김기춘 두 사람의 역할을 했던 장본인이 바로 문 후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자신이 민정수석으로 있을 당시 대통령 사돈의 음주운전 사고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면 국민 중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라며 "문 후보는 이 사건의 진실을 명백하게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민주당 후보 측은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의 전언에 따르면 그런 내용의 문서가 작성됐을 개연성은 있으나 워낙 많은 보고가 이뤄졌기 때문에 해당 내용이 민정수석에게까지 보고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