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추 국장은 알자회 출신”…일각서는 ‘D연구회’, A매체와 연관성 주장
  • ▲ 지난 11월 14일 '채널A'는 국정원에도 최순실 전담팀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보도했다. ⓒ채널A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11월 14일 '채널A'는 국정원에도 최순실 전담팀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보도했다. ⓒ채널A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21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한 국정원 간부의 기밀유출 사건에 대해 의원들에게 사과했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최순실 관련 정보’를 우병우 前청와대 민정수석과 안봉근 前국정홍보비서관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국정원 국내파트의 추 모 국장에 대해 지난주부터 감찰 조사를 시작했다면서 결과가 나오면 국회에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추 모 국장 감찰과 관련해 “사실과 의혹을 구분해야 하므로 감찰실에서 정밀조사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병호 국정원장은 “청와대 기밀이 유출된 데 대해 도의적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최순실 관련 사항은 국정원의 직무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는 보고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박지원 국민당 원내대표와 일부 국내 언론에 따르면, 문제의 ‘추 국장’은 최순실 관련 정보를 입수하거면 최윤수 국정원 2차장, 이병호 국정원장을 건너뛰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추 국장’이 최순실 씨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전담팀을 꾸려, 최순실 씨와 정윤회 씨를 조사했던 국정원 직원들을 지방으로 좌천시켰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추 국장’은 국정원장 내정자의 인사청문회 때마다 국정원 내부의 ‘숙청대상자 명단’을 내정자들에게 제출한 의혹이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대구 달성 출신인 ‘추 국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뒤 대통령 인수위원회,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실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고 한다. 2014년 8월 정기인사에서 국내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국장으로 진급했다고 한다.

    ‘추 국장’은 육군사관학교 41기 출신으로, 대위 시절에 국정원에 합류했으며, 1992년 논란이 된 육사 사조직 ‘알자회’ 회원이라고 한다. 당시 ‘알자회’는 ‘하나회’에 이어 논란이 된 육사 내 사조직으로 34기부터 43기까지에 120여 명의 회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TV조선’은 “알자회 회원 가운데는 조현천 기무사령관을 비롯해 3성 장군(중장)으로 진급한 회원이 4명”이라며 “추 국장의 주요 업무는 국내정보 수집, 군을 비롯한 주요 공직자 인사 검증을 맡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의 주장과 국내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추 국장’의 배후에는 우병우 前청와대 민정수석이 버티고 있으며, 그를 매개로 해서 ‘알자회’ 출신들이 마치 군 주요인맥을 장악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일각의 주장들’을 더해보면, 묘한 구도가 나타난다.

    군 인사 문제의 경우,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3년부터 한동안 박지만 EG 회장의 동기 인맥들이 주도했다가 ‘어떤 일’을 계기로 군 안팎에 퍼져 있는 ‘D연구회’ 인맥들이 장악하기 시작했다는 주장들이 여러 곳에서 나온 바 있다. ‘추 국장’과 ‘D연구회’ 간의 연관성은 없을까.

    참고로 ‘D연구회’는 1970년대 후반 박정희 정부가 민족적 자긍심 고취 등을 목표로 역사 교육에 포함시킨 상고사를 연구하는 모임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과는 달리 35년의 오랜 역사와 함께 방대하고 막강한 인맥을 자랑한다는 주장도 있다.

    특이한 점은 ‘D연구회’가 지향하는 바와 국내에서 활동 중인 일부 ‘사이비 종교단체’의 지향점 가운데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일부 ‘사이비 종교단체’는 과거 정치권과의 연대 이후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치권과 언론들이 ‘추 국장’ 논란을 우병우 前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직접 보고 문제로 국한시키는 것은 이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실제 배후세력’을 숨기기 위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어버이연합’에 대한 자금지원 의혹을 내세워, 그 배후로 저축은행 수사를 총괄지휘했던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목하고, 그의 처갓집과 최윤수 국정원 2차장, 재향경우회를 묶어 박살내려 했던 야권 관계자들에게는 ‘좋은 떡밥’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혀 다르게 보는 시각도 있다. 우병우 前수석과는 별개로 ‘추 국장’을 뒤에서 도와준 매체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A매체는 평소 논조는 중도우파 성향이지만 정치문제에 있어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행태를 보였다. A매체 출신 관계자들은 이번 정부에서 고위직에 등용됐는데, 국정원과의 친밀한 관계를 과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여기에 ‘추 국장’이 일종의 역할을 하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 21일 이병호 국정원장의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 내용은 야당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언론에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