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현지서 "이해와 협조를" 간곡 호소, 6시간 반 무력화된 대통령 직무대행 권한
  • ▲ 15일 오전 경북 성주군청에서 열린 사드배치 관련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황교안 국무총리가 성주군민들에게 '죄송하다'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옷에 성난 주민들이 던진 계란이 묻어 있다. ⓒ뉴시스
    ▲ 15일 오전 경북 성주군청에서 열린 사드배치 관련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황교안 국무총리가 성주군민들에게 '죄송하다'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옷에 성난 주민들이 던진 계란이 묻어 있다. ⓒ뉴시스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아셈) 참석 차 몽골을 공식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에 총력을 다하고,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대응태세를 강화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몽골 현지에서 "프랑스에서 테러가 발생해서 많은 희생이 있었고, 터키에서도 쿠데타가 발생하는 등 국제사회의 불안정성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경계 태세를 늦추지 말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어 "이런 상황에서 사드 배치 문제로 국내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 국가안보를 위해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사드(THAAD) 배치에 반발하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15일 경북 성주를 찾은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시위대에 둘러싸여 6시간 30여분 동안 버스와 승용차에 갇혀 있다 탈출한 상황을 염두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조희현 경북지방경찰청장은 주민이 던진 물병에 왼쪽 눈 부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군청 소회의실에서 응급처치를 받기도 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박 대통령이 부재 중인 상황에서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청와대는 성주에서 일어난 폭력 사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 부재 중 국정책임자인 총리와 군(軍) 사령탑인 한민구 장관이 사실상 억류된 상황을 심각하게 지켜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사드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인체 유해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했음에도, 야권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퍼져나오는 괴담 파동에 대한 문제 인식도 갖고 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아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몽골 방문을 앞두고, "성주군 사드 배치와 관련해 주민여론 경청과 소통을 계속해 나가야 하며, 주민건강과 농산물이 안전하다는 것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설명이 중요하다"고 밝혔었다. 이와 함께 "국가안보를 위한 주민보답 차원의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성주 군청 앞에 집결한 시위대는 황교안 총리를 향해 "개XX야, 북한을 핑계대지 말라"며 물병과 계란을 던졌다.

    총리 일행은 군청 내부로 피했다가 서울로 복귀하기 위해 미니버스에 올랐으나 격앙된 군민들이 트랙터로 막아섰다.

    주민과 협상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경찰은 1,200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총리 구하기에 나섰고 황교안 총리는 6시간 반 뒤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현장을 빠져나오는데 성공했다.

    전문 시위꾼 개입 문제도 불거졌다.

    경북 지역 언론에 따르면 평화적인 시위를 기획한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 범군민반대추진위원회 복수의 관계자는 "군민이 주도하는 순수 목적의 집회가 일부 외부세력의 조정을 받는 것은 아닌지, 군민 선동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은 없는지를 살펴봐야 할 시점으로 생각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친노(親盧) 진영과 구(舊) 통진당을 지지하는 일부 세력은 지금까지 수많은 반(反)정부 시위를 주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