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의 "너나 잘해라" 일갈당한 문재인, 결국 대표 내놓았던 적 있어… 김종인은?
  • ▲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마포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기호 3번을 상징하는 OK 손모양을 만들어보이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마포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기호 3번을 상징하는 OK 손모양을 만들어보이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국민이 4·13 총선을 통해 3당 정립 체제를 만들었음에도, 아직도 시대 변화를 못 따라가고 2야 공조 혹은 양당 체제로의 퇴행에 미련을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국민의당 지도급 인사들의 일침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19일 SBS라디오 〈전망대〉에 출연해 "'너나 잘해'(라는) 말이 생각난다"며 "제발 더민주나 잘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지원·천정배·안철수 그 사람들이 따로따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날이 곧 올 것"이라며 "머지 않은 장래에 야권통합이라는 이야기가 우후죽순격으로 나올 것"이라는 희망사항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의원은 "(더민주야말로) 친노와 김종인계, 여러 계파가 지금 현재 싸우고 있는데 그러한 싸움을 마치 우리 국민의당으로 넘기려고 하는 것"이라며 "'너나 잘해' 말이 생각났다"고 꼬집었다.

    "너나 잘해라"라는 말이 더민주를 향한 조소(嘲笑)의 정석(定石)으로 자리잡는 느낌이다. 현재 국민의당에 몸담고 있는 천정배 대표도 지난해 9월, 더민주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친노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너나 잘해라"라고 일갈한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표가 당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천정배 의원과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통합을 빙자한 친노패권으로의 흡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자, 9월 20일 천정배 대표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새정치연합에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너나 잘해라, 이런 말이 생각난다"고 일갈했다.

    이후 문재인 전 대표는 '너나 잘해라'라는 말그대로 10·28 재보선에서 참패하고 연말연초에는 대규모 분당 사태를 통해 당을 깨먹는 등 철저하게 망가졌다. 결국 대표직도 내놓고 당명도 바뀌는 등 대혼란의 과정 속에서 구 새정치연합은 간판을 내렸다.

    4·13 총선 직후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정국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시점에 또 등장한 "너나 잘해라"가 더민주 김종인 대표에게 어떠한 미래를 가져다줄지 관심이 쏠린다.

    이처럼 김종인 대표의 "머잖아 야권통합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말을 일축한 박지원 의원은, 현재의 3당 정립 구도가 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정치 9단'답게 민심의 풍향을 캐치해낸 것으로 평가된다.

    박지원 의원은 "민심의 결과는 의외로 우리 국민들이 황금분할인 3당 체제를 만들어준 것"이라며 "통합해서 단일 후보로 여야 1대1 구도를 만드는 것도 좋겠지만 지금 현실적으로 그게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박지원 의원은 당권 도전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뚜렷한 의사의 표명은 보류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원내대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지원 의원은 "(총선) 유세를 다니면서 호남을 대표해서 당권이든 대권이든 도전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당권은 우리 당의 전당대회 일정이 정비되지 않아 어떠한 것을 결정한 것은 없지만, 이러한 것을 보면서 적당한 때 의사표현을 하겠다"고 당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15일 총선 직후에 의원회관에서 있었던 안철수 대표와의 비공개 회동과 관련해서는, 안철수 대표가 "원내대표가 어떠한 경우보다도 지금은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직접 박지원 의원에게 '맡아달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8~19대 국회에서 두 차례 원내대표를 했기 때문에 20대 국회에서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뜻을 밝혀,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맡을 가능성을 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