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후보, 정 의원 다시 춘천 데려와 석고대죄해야" 촉구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짐승' 막말 파문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허영 후보가 춘천 시민 앞에서 거짓해명을 했다는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야당을 향한 춘천 민심이 들끓는 모습이다.

    강원 춘천 새누리당 김진태 춘천 후보는 8일 "정 의원의 막말을 듣지 못했다는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어떻게 이렇게 새빨간 거짓말을 방송에서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앞서 허영 후보는 전날 춘천MBC 토론회에서, 정 의원의 '짐승' 발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김 후보의 발언에 "잘 듣지 못했다. (짐승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뒤늦게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허 후보는 당시 정청래 의원의 옆에 서서 함께 유세를 펼친 것으로 드러났다. 특별한 언동 없이 바로 옆에 있었다는 점에서 잘 듣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 ▲ 강원 춘천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진태 후보가 선거사무소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김현중 기자
    ▲ 강원 춘천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진태 후보가 선거사무소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김현중 기자

    이에 대해 김진태 후보는 "처음에는 사실 너그러운 마음으로 허 후보의 유감 표명만 듣고 그러려니하고 넘어가려고 했다"면서 "그런데 바로 옆에서 웃는 모습까지 보였으면서 어떻게 몰랐다고 할 수가 있는가. 그 뻔뻔함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수많은 국민들이 지켜보는 방송에서 뻔한 거짓말을 한 것도 모자라 사태가 불리하게 돌아가니'동의하지 않는다'는 등의 꼬리 자르기 행태를 보였다"며 "이런 게 바로 운동권 출신들의 도덕성인지 묻고 싶다"고 허후보와 정 의원을 비판했다.

    김진태 후보는 나아가 "춘천 시민을 두 번이나 능멸하는 이런 행태를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요구"라며 "허영 후보는 정 의원을 다시 춘천으로 데려와 상대방 후보를 힐난하고 춘천시민을 모욕한 것에 대해 석고대죄(席藁待罪)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뉴데일리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뉴데일리

    정청래 의원을 향해서는 "상대 후보를 '짐승'에 비유하는 막말로 후보들과 춘천시민을 모욕했다"며 "현직 국회의원이 짐승이면, 그 후보를 찍은 유권자는 무엇이란 말인가. 춘천이 무슨 짐승들만 우글우글거리는 동물농장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태는 더불어민주당 허영 후보가 더컸유세단의 단장인 정청래 의원을 춘천으로 불러들이면서 시작됐다.

    정 의원은 지난 6일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후문에서 "허영, 인간에게 투표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짐승에게 투표하시면 되겠습니까"라며 "더불어민주당 기호 2번 허영, 인간성이 좋습니다"라고 주장했다.

    19대 국회에서 각종 막말 논란을 야기하며 김진태 후보와 악연을 맺어 온 정 의원이 춘천까지 내려와 막말 공세를 펼친 것이다.

    정 의원은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국정조사 당시, 신기남 국조특위 위원장의 발언 중에 김진태 의원이 발언하자 "조용히 좀 있어, 위원장이 말하는데 자꾸 끼어들어"라고 반말로 말한 바 있다.

    이에 한 살 많은 김 의원이 "왜 반말이야? 나이도 어린 것이"라고 응수하자, 정 의원은 며칠 뒤 김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 ▲ 김진태 후보가 춘천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유권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김현중 기자
    ▲ 김진태 후보가 춘천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유권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김현중 기자

    김 후보는 당시 상황을 기억하며 "터무니 없는 이유로 저를 윤리위에 제소했다. '묻지마 제소'로 저의 윤리위 제소 건수만 올라갔다"고 억울해 했다.

    그러면서 "당시 나도 (정 의원을) 제소할 수 있었지만 똑같은 사람이 될 것 같아서 그냥 넘어갔다. 그런데 야권 측은 저에게 '막말로 윤리위에 제소당했다'며 아직까지 공세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후에도 19대 국회 동안 정 의원의 막말 논란은 계속됐고, 갈수록 국민의 지탄을 받길래 '이제 더 이상 보기 힘들 것 같다'고 예상했었다"며 "아닌 게 아니라 김종인 대표가 그를 공천에서 탈락시켜 '이제 야당이 좀 정신 차린다'고 생각했는데,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사람을 선거유세단장으로 내세웠다. 변한 건 아무 것도 없다"고 꼬집었다.

    김진태 후보는 이번 춘천 선거가 막말유세로 얼룩진 것에 대해 "저는 선거 초기에 네거티브 없는 공명선거를 펼쳐야 한다고 수없이 강조를 했다"며 "그럼에도 허 후보는 평소 유세현장에서도 비방성 발언을 줄곧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허 후보를 향해 "이번 일을 계기로 대오각성
    (大悟覺醒)하고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춘천시민으로부터 영원히 외면 당할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