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제1사무부총장 "바람직한 일 아냐" 만류에도 윤상현은 '마이웨이'
  • ▲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김무성 대표와 윤상현 의원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김무성 대표와 윤상현 의원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욕설 파문'으로 인천 남구을 공천에서 배제된 윤상현 의원이 23일 지지자 3,000여명과 함께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새누리당이 전날 자신의 지역구에 김정심 인천시당 여성위원장을 공천하자 이에 반발해 탈당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윤상현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정가에선 윤상현 의원이 24일 인천 남구청 대회의실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24일이 되면 공직선거법 49조에 따라 당적 이탈·변경이 금지돼 무소속 출마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미리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중앙선관위의 총선 후보 등록 마감일이 25일인 점을 감안해 데드라인에 맞춰 후보 등록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무성 XXX 죽여버려"

    윤상현 의원의 욕설 파문은 수도권에서 휘청이는 새누리당에 치명적이었다.

    같은 친박계 인사들이 윤상현 의원에게 등을 돌린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앞서 욕설 파문이 불거진 직후 야권 후보들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쳐야 하는 수도권 친박 후보를 중심으로 읍참마속(泣斬馬謖)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봇물을 이뤘다.

    박근혜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이성헌 전 의원(서울 서대문갑)도 윤상현 의원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었다.

    "이게 단순하게 사과 몇 번 했다고 해서 국민이 받아주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고 하면 당을 위해서도 그렇고, 대통령을 위해서도 그렇고, 자기가 (스스로) 조치를 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다."

    한 친박계 의원은 "창피해서 활동을 못 할 지경인데 지역구에선 윤상현 의원의 이번 행동이 대통령에게 큰 누가 됐다고들 한다"고 언급했다.

    윤상현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강행 소식이 전해지자 새누리당 수도권 지역 후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친박(親朴) 일색인 공관위가 해당 지역구에 눈에 띄지 않는 후보를 내세우면서, 사실상 윤상현 의원을 꼼수로 공천한 게 아니냐는 비난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난이 수도권 전체로 퍼져나갈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 ▲ 끝까지 비례대표 2번을 고집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끝까지 비례대표 2번을 고집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경기 지역에 출마한 새누리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비례대표 2번 셀프공천 논란으로 욕설 파문이 묻히나 싶었는데, 윤상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소식에 안좋은 분위기가 다시 스물스물 올라오고 있어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공관위의 만류에도 윤상현 의원이 고집을 부려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이라면 당에서 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천관리위원인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해 "그것(윤상현 의원의 무소속 출마)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었다.

    특히 홍문표 부총장은 "(윤상현 의원은) 아직 새누리당에 있는 분이기 때문에 공천을 못 받은 분이 무소속으로 나온다는 것은, 우리 당으로서는 그렇게 안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었다.

    한편, 윤상현 의원이 무소속 출마하게 되면 인천 남구을은 새누리당 김정심, 더불어민주당 신현환, 국민의당 안귀옥, 정의당 정수영 후보를 포함해 5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한마디로 새누리당의 승리 가능성은 그만큼 떨어진다. 물의를 빚어 판세를 불리하게 만든 윤상현 의원이 다시 한번 새누리당 수도권 후보들에게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