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자리에 참석했던 손수조씨 "그런 얘기가 나오면 제가 기억을 못할 리가 있겠느냐"
  • ▲ '김무성 수첩' 논란을 둘러싸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과 음종환 전 청와대 행정관의 주장. ⓒ조선일보 그래픽스
    ▲ '김무성 수첩' 논란을 둘러싸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과 음종환 전 청와대 행정관의 주장. ⓒ조선일보 그래픽스

     

    '문건 파동의 배후로 K(김무성)와 Y(유승민)를 지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청와대 음종환 홍보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14일 사표를 제출했다.

    박근혜 캠프에서 공보기획팀장을 지낸 음종환 전 행정관은 대표적인 친박(親朴) 인사로 통한다. 그는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청와대 문건 파동 당시 '십상시' 중 한 명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정현 의원이 작년 7.30 재보선 출마를 위해 홍보수석 자리를 내놨을 때도 청와대에 남아 묵묵히 맡은 업무를 수행했었다.

    음종환 행정관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88학번 출신으로,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과 동문이다. 정호성 비서관은 고려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정외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는데 이 때 음종환 행정관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대선 당시 그를 지켜본 인사들은 "(음종환 보좌관은) 업무 능력과 대처가 뛰어나고 일처리가 확실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음종환 전 행정관은 "본인은 그런 말을 한적이 없지만, 공직자로서 적절치 못한 처신으로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책임을 지고 오늘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반면, 김무성 대표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이준석씨(전 새누리당 비대위원)는 "술자리에서 음종환 행정관이 K(김무성), Y(유승민)에 대한 말을 한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준석씨는 또 "이번 사태 이후 음종환 행정관이 본인에게 협박성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이씨의 주장에 따르면, 음종환 전 행정관은 "언제 내가 배후라고 했나. CCTV 까볼까. 네가 종편 출연 청탁한 카톡 다 공개한다. 앞으로 방송 잘 지켜보겠다"는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이씨의 주장 역시 일방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자리에는 음종환-이동빈 행정관과 이준석씨, 지난 19대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서 출마했던 손수조씨, 대통령직속청년위원장인 신용한씨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동석했던 손수조씨는 "저는 먼저 자리를 떴지만, 제가 있을 땐 그런 얘기가 전혀 나온 게 없다. (배후로 지목됐다는) 김무성, 유승민 그런 얘기가 나오면 제가 기억을 못할 리가 있겠느냐"고 했다. 손수조씨는 또 "(음종환 행정관은) A를 얘기하고, (이준석씨는) B라고 (잘못) 알아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손수조씨는 "당시 술자리는 조용한 분위기가 아니었고, 어수선했다. 참석자들이 따로 따로 얘기하는 분위기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문제가 된 술자리는 한 호프집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음종환 전 행정관도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방송 출연을 중지시킬 힘도 없고 협박성 발언을 할 이유도 없다"고 이씨의 주장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