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평가전 앞두고 대학 여자축구 동아리 선수들 초청
  • ▲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대학여자축구동아리 선수들을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초청해 격려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대학여자축구동아리 선수들을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초청해 격려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뉴데일리 스포츠】축구를 사랑하는 그녀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주인공이었다.대한축구협회는 14일 오후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코스타리카 전에 앞서 숙명여대와 서울대 대학여자축구동아리를 초청해 오프닝 매치를 개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여자축구대표팀이 일궈낸 동메달의 열기를 이어나가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이와 같은 이벤트 경기를 기획했다. 또한 대학 내 여자축구팀 창단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여성 축구팬들의 저변을 확대 하고자 했다. 

    이번 이벤트에 초청된 숙명여대와 서울대 여자축구동아리팀은 꾸준히 아마추어대회에 나가 성적을 거둔 여자축구동아리의 강호들이다. 2008년 창단된 숙명여대축구동아리 FC숙명은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함께 'K리그 컵 여자대학클럽 축구리그'를 주최하고 있으며, 2011 K리그컵 여자클럽축구대회 우승 등 여러 축구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 ▲ 서울대여자축구동아리 선수들.ⓒ대한축구협회
    ▲ 서울대여자축구동아리 선수들.ⓒ대한축구협회

    이어 2010년 창단된 서울대여자축구동아리 SNUW FC는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대학스포츠동아리 축구대회 우승, 2014 여성가족부장관기 대학부 3위 등을 차지하며 꾸준히 활약해오고 있다. 

    하얀 머리띠를 두른 서울대 류경미(서울대)는 “대학축구동아리 활성화를 위해 이런 이벤트를 마련해줘서 정말 감사하다. 이번 계기로 더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린다. 좋은 취지를 통해 앞으로도 대학축구동아리가 더욱 더 활성화되길 바란다”며 여자축구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오후 4시에 경기장에 도착한 양팀 선수들은 곧장 선수 라커룸으로 이동했다. 실제 프로선수들처럼 라커룸에서 유니폼을 갈아입고 워밍업을 진행했다. 워밍업 하는 내내 선수들은 신기한 듯 들떠 있는 모습이었다. 

    숙명여대 주장을 맡고 있는 태진경(체육교육과)은 “언제 이런 곳을 와보겠나? 축구협회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이런 특별한 경험을 다시는 할 수 없을 것 같다”라면서도 “지금 신기하고 너무 정신이 없다”며 선수로서 경기장을 방문한 소감을 전했다. 

  • ▲ 서울대(파란색), 숙명여대(흰색) 여자축구동아리 선수들.ⓒ대한축구협회
    ▲ 서울대(파란색), 숙명여대(흰색) 여자축구동아리 선수들.ⓒ대한축구협회

    워밍업 이후 경기 시작을 위해 잔디를 밟은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벤치에서 대기하는 선수들은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곧 이어 경기장에서 선발명단이 전광판을 통해 나왔다. 선수들은 자신들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큰소리로 환호했다. 

    양팀의 대학의 교가도 연주되는 이색적인 모습도 포착됐다.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취미로 즐기는 동아리 선수들인 만큼 선수들에 비해 다소 어설픈 모습이었지만 남자들 못지 않은 열정으로 경기장을 누볐다. 몇몇 선수들은 부상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투지도 보였다. 추운 날씨에도 500여명의 학생들이 경기장을 방문해 자신의 대학 팀을 응원했다. 

    자신들만의 응원으로 작은 팬들이지만 경기장이 울릴 정도였다. 전 후반 40분동안 양팀은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은 경기결과와 상관없이 얼굴에 만연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모든 선수들의 얼굴에는 멋진 경기장에서 뛴 것에 대한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숙명여대 체육교육과 조남기 교수는 “멋있는 경기장에서 자신들의 꿈을 발휘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또한 이런 경기를 열기 위해 노력해준 대한축구협회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이번 이벤트에 대해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여자축구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며 잠깐의 관심을 받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관심 조차 사라졌다. 

    그런 와중에 열린 이번 오프닝 매치는 대한민국 여자축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바라는 좋은 취지의 이벤트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번 경기를 통해 팬들이 여자축구에 좀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또한 여자대학팀이 더 많이 창단돼 여자축구가 발전했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