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세급식에 농약급식이라
    혈세급식은 무상급식이라 선전하고 농약급식은 친환경급식이라 선동한다.

    최성재   
     
     2010년 6월 2일 곽노현은 서울시 교육감에 당선되자마자, 민중주의(populism)의 시퍼런 칼을 휘둘러 2011년 서울시교육청 예산안에서 안전 항목을 난도질한다.

    2010년 교육환경개선 예산 2570억 원을 42.8%나 싹둑 잘라
     2011년 예산에선 1470억 원으로 화끈하게 줄여 버린다.

    학생들이 당장 죽을 것도 아닌데, 한두 명 죽어 봐야, 아무리 빨라야 4년 후에 그럴 것이니까,
    (세월호 같은 참사가 학교에서 일어날 까닭이 없으므로) 그까짓 것 조금도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곽노현은 경기고 더하기 서울법대의 최상급 머리를 굴린다.

     대신 한 항목은 133억 원에서 1162억 원으로 775.3%나 겁나게 증액한다.
    친환경무상급식! 무상급식은 처음부터 혈세급식을 아름답게 선전한 것이지만,
    친환경급식은 알고 보니 감사원에 의해 허걱, 농약급식으로 밝혀진다.

    교육감보다 훨씬 높은 시장이 재선(再選)의 후광과 든든 민심의 강을 등에 업고
     혈세급식은 안 된다고 배수진을 친다. 오세훈이 서울 시민에게 시장이냐, 교육감이냐, 선택해
     달라고 애절하게 호소한다. 제대로 미끼를 문 셈이다.
     조직적이고 노골적인 나쁜 투표 반대 운동 탓에 투표율 미달로 오세훈은 개표의 뚜껑도 못 열어 보고 교육감의 박수를 받으며 믿었던 민심의 강에 빠져 버린다.

    뒤이어 곽노현과 죽이 잘 맞는 아름다운 가게 주인이 서울시장에 당선된다.
    변변한 논문 한 편 없이 세계적 석학 반열에 오른 안철수의 아름다운 양보와
     ‘너는 귀족 나는 서민’ 흑색선전으로 서울시장에 당선된다.
    장애아 딸의 안타까운 500만 원 피부관리를 공작부인의 1억 원 상판대기 관리로 뻥튀긴
    악의적 흑색선전은 한국 선거의 불명예 전당에서 길이길이 더러운 이름을 떨치리라.

    혈세복지는 오싹 소름이 돋지만, 무상복지는 짜릿 소름이 돋는다.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아날 리가 없으므로 무상복지란 말은 태생적으로 사기다.
    복지는 100% 혈세복지다.
    은행에서 찍어내거나 국민 특히 가진 자로부터 추가로 세금을 걷지 않으면,
     아무리 딱한 사람도 국가 예산으로 도와 줄 수는 없다.
    총칼을 든 자가, 폭력으로 권력을 잡은 자가 생산수단 곧 자본가와 지주의 공장과 토지와 현금을 모조리 빼앗으면 그건 강탈인데, 그중에서 사자의 몫(lion's share)은 새로운 권력자가
    일단 챙기고 나머지를 생색내며 일부 나눠 주면서 하나에서 열까지 무상복지라고 선전하는 것,
    그것이 공산주의의 실체다.

    노동자농민(새로운 노예)에게 무소유를 강요하면서,
    이제 새로운 권력자는 모든 생산수단을 국유화란 이름으로 사실상 독점한다.
    당연히 거기서 나오는 생산물은 일단 새로운 권력자가 주인의 자격으로 가져간다.
    원천징수다! 사실상 세금 100%인 그들만의 지상낙원이다.
    식량이든 교육이든 의료든 날로 쪼그라드는 총생산에서 최하최소(最下最少)의 것으로
    말 잘 듣는 자에게 조금씩 나눠 주며, 무상복지라고 눈을 부라리며
    강제수용소를 가리키며 세뇌한다.

    한국처럼 경제적으로 선진국으로 올라선 나라이면서 정치적으로 형식상으로만 선진국이 된 나라에선 무상복지란 말은 금세 인기를 끌 수 있다. 세금의 90%는 이미 상위 10%가 내고 있지만,
    그런 건 불편한 진실이므로 싹 감추고, 일부 사실을 침소봉대하거나 매출을 부가가치로 바꿔치기하는 방법 등으로 양극화를 개탄하며 막무가내 분배정의를 크게 외치며
    상위 10%, 때로는 상위 1%를 노동자농민의 적으로 몰아세우며
    강제기부 받거나(박원순의 주특기),
    세금포탈의 혐의를 뒤집어씌워 여차하면 재벌을 여론몰이로 법정에 세우면,
    국민들은 쾌재를 부른다.
    전자는 가난한 자들의 천사라 부르고 후자는 정의의 수호신이라 떠받든다.
    머잖아 자기 주머니에서 돈 나갈 것은 생각도 못한다.
    무상복지 사기행각으로 인기를 얻고 표를 얻고 나면,
    결국 아무리 쥐어짜야 이미 상위 10%가 세금의 90%를 내는 나라에서는
    세금은 거의 더 걷히지 않는다.
    그 사이 기업은 처음에는 슬금슬금 나중에는 뚜벅뚜벅 해외로 빠져 나가서
    결국 중산층도 세금을 40% 내야 하는데, 그것이 곧 자기 앞에 닥칠 운명임을 깨닫는 순간
    이미 돼지들(PIGS)의 나라로 전락한다.

    법치보다 인치(人治)가 아직 훨씬 앞서는 우리나라에선,
    특히 386의 백일몽을 민주와 민족과 진보의 깃발 아래 여전히 소중히 간직한
    광우뻥 세력에게 혈세복지는 거대한 예산배분 권력으로 통한다.
    각 학교가 스스로 결정하면 설령 비리가 있어도 그 하나로 끝나지만,
     서울시처럼 혈세급식 총예산(2014년 5262억 원인데, 교육청 예산에는 그 절반인 2631억 원이 편성되어 있고 나머지는 서울시와 구청이 지원, 2014년 교육환경개선 예산은 1103억 원)은
    그 자체로 어마어마한 이권이다.

    여기에 친환경이란 말을 붙이고 위원회와 감사를 세우면,
    서울시처럼 위원회는 부인이 맡고 감사는 남편이 담당하면서
    (그들이 아름다운 가게 주인과 두터운 인맥을 쌓고 있다면, 구두 뒤축이 1mm도 닳을 필요 없이 펜치로 잡아 뜯을 필요는 더욱 없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구조적으로 벌어지기 십상이다.

     농약 잔류치가 감사원에서 위험 수준으로 걸려도(당장 죽을 일은 없으니까, 인도도 아니고)
    식재료안전검사 9억 5천만 원 예산 등을 이유로 꾸중이 아니라 칭찬을 받아야 한다고
    큰소리치면서 네거티브하지 말라고 역정을 내고, 각주 앞의 본문 대문짝 엄중 경고는 못 본 척하고 각주를 들먹이며 인정하는 척하며 어물쩍 넘어가려는 게 하등 이상할 게 없다.

     이슬람의 남편처럼 천하절색 미인 부인을 남이 보면 혹 닳을까 봐 꼭꼭 숨겨 두고
    부인이 정성껏 싸 준 도시락을 자기처럼 왼쪽 가슴에 노란 리본 단 팬들과 나눠 먹으며
    홀로 고군분투하는 분을 위해, 방송과 신문과 포털은 침묵으로 또는 무미건조한 단신(短信)으로 열렬히 지원하고 있다.
    참으로 불가사의한 ‘아름다운’ 공생관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