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4월 29일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는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 김병권 대표.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4월 29일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는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 김병권 대표.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월호 관련 성금모금을 당장 중지해 주십시오!”


    지난 4월 29일, 세월호 참사로 실종되거나 숨진
    단원고 학생들의 부모들이 기자회견에서 외친 말이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부모들은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정부의 투명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이번 참사로 전 국민이 애통해 하며, 제대로 일손을 잡지 못하는 상황을
    오히려 미안해하면서
    정부는 하루속히 세월호 참사의 정확한 사고경위와 사고발생의 진상을
    규명해 달라고 호소했다.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는 이와 함께
    “지금 곳곳에서 이뤄지는 성금모금을 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국민들에게 죄송해서 어떤 성금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이미 모아진 성금은
    하나의 통로로 모아서 모두 장학기금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의 피해가족들은
    이처럼 최대한 냉정을 되찾으려 하는 반면
    현재 전국 곳곳에서는 참사를 악용해 ‘사익(私益)’을 챙기려는
    단체와 개인들이 들끓고 있다.

    실제 서울시내에서도 종종 ‘모금함’을 들고 다니며
    세월호를 팔아 모금활동을 벌이는 개인들을 볼 수 있다.

    일부 분향소에는 정체불명의 모금함이 나타나 관리인들이 철거하기도 했고,
    인터넷과 SNS에도 ‘모금’을 하는 이들이 나타나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이밖에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진도 체육관으로 몰려가
    음식과 생필품 등을 훔쳐가는 이들도 많아 비난을 사고 있다.

    다음은 지난 4월 29일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 기자회견 전문(全文)이다.
    현재 부산역 광장 등 전국 주요지역에 걸려 오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 기자회견 전문


    저는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인천발 제주행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유가족대책위원회 대표 김병권입니다.


    저는 지금 세월호 사고의 사망자 학생들의 유가족을 대표하여
    다음과 같이 저희의 입장을 밝힙니다.


    1. 우리는 세월호 사고의 정확한 사고경위와 사고 발생의 진상규명을
    정식으로 정부에게 요청합니다. 

    2. 우리는 정부의 태만하고 기만적인 구조체계로 아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음에도 구하지 못하고 사고발생 14일이 지나도록 시신마저 수습하지 못한, 아직 바다에 남아있는 어린 학생들을 재빨리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더 이상의 변명없는 적극적인 태도를 촉구합니다. 

    3. 이 사고로 매일 울고 안타까워하는 국민 여러분. 제 자식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무능한 저희 유가족에 더 이상 미안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오히려 업무성과와 밥그릇 싸움으로 집단이기주의로 똘똘 뭉친 권력층과 선박 관계자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으면서 아이를 찾으려고 허둥대는 학부모들에게 어떠한 지원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정부 및 관계기관에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4. 지금 현재 사조직이나 시민단체에서 진행되고 있는 성금모금은 저희 유가족의 의사와 전혀 무관하며 생활재난을 당한 것이 아니라 자식을 잃은 저희들에게 성금은 너무나 국민들에게 죄송한 일임을 알려드립니다.

    만약 이 사고로 안타까운 마음에 성금을 하신다면 투명한 방식으로 한(하나) 라인으로 구성하여 모금액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상 저희 유가족은 지금이라도 투명한 사고진위파악을 요청하며 동의하지 않은 성금모금을 당징 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세월호 사고 유가족 대책위원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