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이 4일 10·30일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확정된 서청원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의 대항마로 손학규 상임고문을 전략공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특히 김한길 대표가 금명간 손 고문과 직접 만나 의사타진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져 손 고문의 최종 수락 여부가 주목된다.

    손 고문의 '구원등판'이 최종 확정될 경우 선거구가 2곳에 불과한 이번 '초미니 재보선'에서 화성갑이 격전지로 부상, 서 전 대표와 손 고문간 '빅매치'가 이뤄지며 선거 분위기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당 지도부는 이날 충북 청주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화성갑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손 고문의 출마가 필요하다는데 대체적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박근혜정부의 독선적 국정운영과 실정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라도 인물론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쪽에 큰 이견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내가 곧 손 고문을 만나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손 고문과의 회동에서 현재의 당 상황 등을 설명한 뒤 손 고문의 의견을 타진하고 출마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이 같은 흐름에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 이관되지 않았다는 검찰 발표에 따른 수세국면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라도 재보선에 승부수를 던진 필요가 있다는 판단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이번 주말 사이 물밑 조율 작업을 마무리, 내주초 최고위원회를 열어 화성갑 공천 문제를 결론짓는다는 방침이다.

    손 고문과 가까운 한 당내 인사는 "손 고문이 계속 숙고 중이지만, 당에서 진정성을 갖고 요청한다면 이를 뿌리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손 고문 차출론은 지난달 29일 그의 귀국과 맞물려 본격적으로 당내에서 공론화되기 시작했으며 3일 서 전 대표의 공천을 계기로 확산돼 왔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손 고문이 나서겠다고 하는 의사 표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에서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손 고문 출마 차출론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오일용 현 지역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인 생각은 선당후사"라고 밝혀 손 고문이 전략공천될 경우 승복 의사를 시사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그러나 선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손 고문이 출마했다가 낙선할 경우 당과 손 고문 모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은 여전히 민주당과 손 고문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손 고문 공천이 확정될 경우 선거 결과에 따라 민주당내 역학관계 및 야권내 지형변화에 일정정도 변화가 생길 수 있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