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민폐] 시구, 직원은 [공짜표] 관람구단 관계자 "서울시, 야구팬 무서운 줄 모른다"
  • ▲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8일 잠실구장 지하 연습실에서 시구를 연습하고 있다ⓒ이종현
    ▲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8일 잠실구장 지하 연습실에서 시구를 연습하고 있다ⓒ이종현

    박원순 서울시장은 8일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박원순 시장은
    잠실구장을 사용하는 LG, 두산 구단 관계자를 만나
    낙후된 야구장 개선을 논의했다.

    박원순 시장은 LG구단의 요청으로
    이날 열린 [LG vs 삼성] 경기의 시구도 했다.

    이날 박원순 시장 시구행사에는 서울시 공무원 20 여명이 동행했다.

  • ▲ 서울시 여자 공무원이 공무용 아구장 출입 표찰을 차고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서울시 여자 공무원이 공무용 아구장 출입 표찰을 차고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시민들도 박원순 시장을 환영했다.

    그런데 박원순 시장의 시구행사와 관계가 없는 한 서울시 여성 공무원이
    사실상 [공짜표]를 얻어 경기를 관람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해당 여성은
    박원순 시장의 시구행사를 위해 경기장을 찾은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구단이 나눠준 출입증을 손목에 차고 경기를 관람했다.

    더구나 이 여성은
    동행자와 함께 잠실구장 VIP좌석 상단에 위치한 <관계자석>에서
    맥주를 마시며 경기를 즐겼다.

    VIP좌석은 일반인들에게 판매하지만 <관계자석>은 판매용 좌석이 아니다.

    이날 경기는
    프로야구 1, 2위 팀 사이의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로
    시작 전부터 팬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특히 홈팀인 LG가 10여년만에 정규시즌 1위를 기록하면서
    잠실구장은 전 좌석이 매진된 상태였다.

    때문에 표를 구하지 못한 일부 시민은
    관람을 하지 못하고 경기장을 떠나야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원순 시장의 시구행사를 수행하지도 않은 서울시 공무원이
    사실상 [공짜표]를 받아 <관계자석>에서 경기를 관람한 것이다. 


  • ▲ 서울시 여자 공무원이 공무용 아구장 출입 표찰을 차고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 8일 만원관중의 잠실구장. 서울시 공무원은 표를 구매하지 않고 VIP석 상단 [관계자석]에서 야구를 관람하고 있다ⓒ이종현
    ▲ 8일 만원관중의 잠실구장. 서울시 공무원은 표를 구매하지 않고 VIP석 상단 [관계자석]에서 야구를 관람하고 있다ⓒ이종현



    현장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한 본지 기자는 
    시구를 마친 박원순 시장에게
    해당 여성이 공무용 출입증을 착용하고
    <관계자석>에서 경기를 관람하게 된 경위를 물었다.

    저 여성은 누구입니까?

    도대체 누구길래 일반인은 죽었다 깨어나도 앉을 수 없는
    저 자리에서 야구를 관람하는 것입니까?

    그것도 서울시 공무원만 받을 수 있는 출입증을 가지고 말입니다.

       - 본지 기자


    기자의 질문을 받은 박원순 시장은
    당황한 표정으로
    해당 공무원을 잘 모른다는 모호한 답변을 했다.  

    누구요?
    저는 누가 누군지 잘 모르는데요.

    아! 저 여자요?…모르겠습니다.

       - 박원순 시장


    본지의 추가 취재 결과
    박원순 시장은
    해당 공무원이 [공짜표]를 받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
    야구장 밖에서 야구유니폼을 아예 입고 나타난 서울시 공무원이
    박원순 시장 등과 인사를 하는 사진 등을 볼 때,
    서울시 공무원이
    박원순 시장의 시구 일정과는 관계없이
    [공짜 출입증]을 받은 사실은 누가 봐도 부적절했다.

    이날 박원순 시장의 시구는

    함께 온 수행원들의 고압적인 태도 때문에
    [민폐]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LG구단의 한 관계자는
    이날 서울시 공무원들이 보인 행태에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당초 서울시는 20명에 대한 출입증을 신청했는데
    이날 현장에는 예상보다 더 많은 인원이 왔다.

    갑자기 표를 요구하면
    어렵게 티켓을 구매한 시민들은 뭐가 되느냐.

    민심을 대변해야 할 서울시 관계자들이
    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를 보였다.

       - LG구단 관계자


    파문이 확산되자 서울시는 9일 오후 [민폐 시구] 논란을 해명했다.

    예고 없이 30명이나 방문해
    표를 요구했다는 기사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LG측과
    10자리(5인용 테이블 2개)를 사용하기로 상호 협의해

    시의원 등 업무관계자들이 사용했다.


    서울시가 해명을 내놨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서울시 공무원이 공무와 관계없이
    구단으로부터 출입증을 받아 <관계자석>에서 경기를 관람한 사실은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