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도 못 켜고 밤마다 모여 정치사상 교육 받을 것...[북한 정권의 인형] 신세
  • 北 여성축구단 호텔방에 몰래 모여서
    탈북자들, 北 여성축구단을 말하다

    서영석 기자 /뉴포커스


    2003년 방영된 한국 드라마 중에
    <신 견우직녀>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이 드라마의 줄거리는
    북한응원단으로 한국에 온 여주인공이
    우연히 한국인 기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남쪽에 있는 아버지의 존재를 알게 되어
    함께 찾아 나선다는 이야기다.

    한국정착 초기에 이 드라마를 봤다는 탈북자 전 지원(가명)씨는
    “너무나 비현실인 내용에 화가 났었다.
    [남한도 북한처럼
    TV를 통해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는구나!]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며
    한국 드라마 속 북한 여주인공의 모습에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 그렇다면,
    탈북자들은
    8년 만에 동아시아 축구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공식 방문한 북한선수단에 대해
    어떤 숨겨진 모습을 알고 있을까?

    북한에서 한국방문 경험담을 들어봤다는
    탈북자 강 영희(가명)씨는
    사촌 언니가 2002년 미녀응원단원중 한명이었다고 전했다.

    공항에 도착하는 북한여자축구단의 모습을 TV를 통해 보았다는 탈북자 강 씨는
    “우리 언니처럼 숙소에 도착해서도 TV를 켜지 못했을 겁니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버스 창문 밖으로 환하게 켜진 불빛 속에서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며 많이 놀랐을 거예요.
    그러나 절대 표현은 하지 못하겠죠.
    숙소를 같이 쓰기 때문에
    서로 눈치를 보며 TV는 고사하고
    호텔방 창문의 커텐도 무조건 닫았다고 합니다”
    라고
    증언했다.
     
    “이미 한국에 오기 전부터 정치사상교육을 받아요.
    남조선에 가면 하지 말아야 할 주의점을 상기 시키죠.
    TV를 못 보는 건 물론이고
    낯선 사람과 허락없이 대화도 하지 말라고 교육받아요.
    선수들과 동행한 사람들 대부분이 다른 직함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은 보위원입니다.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려고 위장해서 온 거죠
    라고
    강 씨는 증언했다.

     “그래도 선수들이 젊은 여성들인데
    예전과는 조금 다르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탈북자 황지영(가명)씨는
    “북한으로 돌아가자마자
    일일총화를 통해 자기와 상대방을 비판해야 할 텐데
    누가 꼬리 잡힐 짓을 하겠느냐?
    북한에 돌아가면
    남한 물을 뺀다는 명목하에 엄청나게 시달릴 것이다.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못 내면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선수단은 북한을 선전하는 도구이자 인질이다”

    증언했다.

     “한국에서도
    매일 숙소에 모여 정치사상교육을 받을 겁니다.
    계속해서 정신교육을 시키는 거죠.
    그것도 모자라 북한에 도착하면
    또 일일총화에 시달릴 거구요”
    라고
    황 씨는 주장했다.
     
    다른 탈북자 전주노(가명) 씨는
    일요일에 벌어지는 한국과 북한의 여자축구경기를 보러 가고 싶은데
    고민이 라고 했다.

    “한국이랑 경기 하다 보니
    북한선수를 응원하기가 눈치 보입니다.
    내가 북한을 응원하면
    한국 사람들이 내가 북한을 좋아한다고 오해할까 걱정이에요.
    난 북한정권이 싫어서 온 거지
    그곳의 사람들이 싫어서 온 건 아닌데 말이죠”
    라며
    말했다.

    한국에 도착한 북한여성축구단원은
    숙소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한국인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여유와 친밀감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 모습 또한 사전에 허락된 행동이라는 것이
    탈북자들의 주장이다.

    북한주민은
    외국에 나간  사람들을 보면
    [북한정권의 인형]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자기 의지 없이
    북한정권이 시키는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번 경기에는 조총련 응원단 수 십 명도 참가한다고 한다.
    오랜만에 한 운동장에
    각기 다른 곳에 사는 한민족들이 모이는 것이다.
    25일 북한과 일본의 축구경기에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은 채 진심을 보여줄
    한국응원단의 자발적인 모습이 어떨지 기대된다.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