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하고 예의 갖추는 여당의 입 vs 흠집내기에 혈안이 된 야당의 입
  • ▲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 ⓒ정상윤 기자

     

    민주통합당의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선출 소식에 새누리당이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축하 인사를 건넸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선과 관련, 매번 꼬투리를 잡고 비난 목소리를 내던 민주통합당과는 완전히 딴 판이었다.


    9일 오후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이 발표한 논평 내용이다.

    민주통합당이 문희상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했다고 한다.
    문희상 의원이 중책을 맡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환영한다.

    5선 국회의원으로 국회 부의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은 풍부한 의정생활과 청와대에서의 국정운영 경험을 통해 경륜을 쌓았고 덕망도 갖춘 분인 만큼 민주통합당을 잘 이끌고 나갈 것으로 본다.

    민주통합당도 문희상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과감한 자기혁신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책임 있는 제1야당으로서 여당을 견제하면서도 대화할 것은 대화하고 타협할 것은 타협하는 등 상생의 정치를 통해 국민의 박수를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새로운 정부가 산뜻한 출발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은 적극 협력하는 통 큰 야당, 멋진 야당으로 변신하길 희망한다.

    새누리당도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이끄는 민주통합당과 더욱 더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국가적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펼 수 있도록 정진할 것임을 다짐한다.


    상당히 정중하고 예의를 갖춘 어조였다.
    지금껏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이 발표했던 브리핑 및 논평들과는 뉘앙스 자체가 달랐다.
    (이상일 대변인은 전남 함평 출신으로 <중앙일보> 기자로 활동했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윤창중 흠집내기

    2012년 12월24일 민주당 대변인실

    박용진 대변인: 박근혜 당선인 첫인사발표 관련 브리핑

    박근혜 당선인의 첫 인선발표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윤창중 수석대변인 내정자는 문재인 후보를 “반대한민국세력”으로 비난했고 문재인 후보 지지 국민을 “국가전복세력”이라고 선동하는 등 심각한 분열주의적 행태를 보여왔던 문제의 인물이다.

    이런 인물을 대통령 당선인의 수석 대변인으로 임명하고 국민과의 소통의 창구 역할을 맡기는 것은 새정부의 위험천만한 일이거니와 박 당선인의 국민대통합 주장의 진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한 일이다.

    국민들은 우리 국민 절반을 반대한민국세력, 국가전복세력으로 규정하는 분열주의 극렬선동가에게서 나찌선동가 괴벨스를 떠올릴지언정 국민대통합의 진정성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박근혜 당선인은 윤창중 수석대변인 임명을 철회하여 국민들에게 받은 지지와 신뢰를 훼손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인수위 대변인으로 내정된 인사를 향해 막말을 퍼붓는 전형적인 사례였다.

     

    #2. 보수인사 깎아내리기

    2013년 1월4일 국회정론관

    박용진 대변인, 인수위 2차 인선 평가브리핑

    오늘 발표로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구성을 완료했다.
    인선배경과 검증과정에 대한 의문이 남지만 인수위가 국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새 정부 출범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한다.
     
    그러나 인선과정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주요공직 인선은 그 결과도 검증받아야 하지만 그 과정도 검증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대변인조차도 인선배경을 설명하지 못하는 밀봉인사, 깜깜인사는 국민에 대한 무례한 태도이다.
    배경 설명도 취지 설명도 없이 그저 그런 줄만 알라는 일방통보식 인수위인사 방식이 박근혜 정권 내내가 계속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또 다른 불통정권의 시작이 되는 것은 아닌지도 우려스럽다.
    물론 인사든, 국가정책이든 보안이 중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보안을 앞세우며 국민소통을 소홀하게 한 결과가 “한일군사정보비밀협정 사태”를 불러온 원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정권이 소통 없는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으로 국민과 불화를 빚은 일을 반면교사 삼지 못한 인수위의 밑도 끝도 없는 인선 발표는 참으로 안타깝다.
     
    대통령 당선 이후 보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어떤 기준과 과정을 통해서 인선작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국민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인사라는 점.

    확신하건데 당선인을 제외한 어느 누구도, 심지어 여당 핵심지도부 내에서도 인수위 구성과정이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고 있을 검증 불가능한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인수위는 국민 우려와 불안 속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봉투는 열렸으나 의문은 풀리지 않았고, 발표는 있었지만 설명은 없었던 밀봉인사 시즌2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인수위 구성까지 보름이나 걸렸다. 전체인수위 기간의 1/5의 시간을 허비한 인선과정치고는 아쉬움이 매우 많이 남는다. 개별 위원 인선에 대한 평가는 추후에 진행하겠다.
    참고로 15대 인수위 출범은 12월 26일이고, 16대 인수위는 12월 30일, 17대 인수위는 12월 26일이었다. 이번 인수위만 해를 넘겨 오늘 발표했고, 당선일로부터 보름의 시간이 걸렸다.
     
    두 분의 인수위원에 대한 평가만 짤막하게 하겠다. 김장수 전 장관은 남북문제에 대해서 경직된 태도를 갖고 있는 분으로 알려져 있다.
    남북문제에 대해서 경직된 태도를 갖고 있는 분이 외교통일국방분과 간사가 되었다는 점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약속한 남북관계 전향적 변화에 부응하는 인물인지 의문이다.
     
    또한 박효종 위원은 박근혜 후보 캠프의 정치발전위원을 지냈던 분으로 “5.16은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고 민주주의 발전에도 기여했다”는 역사 왜곡 발언을 앞장서 해왔던 분이다.
    이렇게 왜곡된 역사 인식에 앞장서온 분이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 새 정부 인수위의 정무분과 간사를 맡는 것이 타당한지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축하의 인사나 정중한 예의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온통 비난과 흠집내기식 발언이다.
    정치적 성향이 다르고 대척점에 서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세를 퍼붓는 모습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새누리당 박선규 대변인이 늘상 “품격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르는 대목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민노당 출신 박용진 대변인이 ‘통진당 스타일’을 버리지 않는 이상 여야가 온전한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전북 장수 출신인 박용진 대변인은 이적단체로 규정된 한국대학생총연맹(한총련) 산하 서총련 북부총련 의장을 거쳐 종북 논란을 빚은 민노당(현재의 통합진보당)의 대변인을 지냈었다.


  • ▲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의 과거 모습. ⓒ자료사진
    ▲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의 과거 모습.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