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기슭 원숭이 울음 그칠 줄 모르는데 가벼운 배는 이미 겹겹의 산을 지나왔네”
  • ▲ 통합진보당 심상정-노회찬-강동원 의원이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서기호-정진후-김제남 박원석 등 제명 의원들과 함께 탈당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통합진보당 심상정-노회찬-강동원 의원이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서기호-정진후-김제남 박원석 등 제명 의원들과 함께 탈당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애국가 제창은 의례에 불과하다”던 통합진보당 내 '친북(親北) 잡골'세력인 ‘신당권파’가 13일 집단 탈당했다.

    심상정-노회찬-강동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과 당원들을 믿고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창당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탈당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신당권파’ 의원들은 남아 있는 '종북(從北) 성골' 세력인 구당권파 측에 미묘한 메시지를 던졌다.

    심상정 의원은 ‘아침에 백제성을 떠나며’라는 이백의 시를 인용했다.

    “양안원성제부주 경주이과만중산(兩岸猿聲啼不住 輕舟已過萬重山),
    주저함-소란함, 번민의 괴로움을 더는 돌아보지 않고 뜻을 세우고 배를 띄운 대로 국민만 보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양안원성제부주 경주이과만중산’은 “양쪽 기슭 원숭이 울음 그칠 줄 모르는데 가벼운 배는 이미 겹겹의 산을 지나왔네”라는 뜻이다.

    강동원 의원은 송강 정철 선생이 정인에게 남긴 시의 구절을 읊었다,

    “말(馬)은 가려 하고 님은 잡고 아니 놓네. 님아, 가는 나를 잡지 말고 지는 해를 잡아라.”

    노회찬 의원은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 가운데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는 구절을 택했다.

    앞서 유시민-조준호 전 대표도 신당권파 측 ‘진보정치 혁신모임’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알렸다.

    유시민 전 대표는 회의에서 “보통 사람의 단란한 삶을 지켜주는 진보정치를 꽃피우겠다는 꿈을 잃어버리고 나온 게 아니라 그 꿈이 있어서 당을 나온 것”이라고 했다.

    조준호 전 대표는 “언제부터인가 우리 진보정치가 구태를 답습하고 있었다”며 자신을 폭행한 구당권파 측을 정면 겨냥했다.

    이에 대해 구당권파 측 이상규 대변인은 “분열에 앞장서면서 새누리당 행사에 기어이 참여하는 (심상정 의원의) 모습에서 그들이 어떠한 방향성을 갖고 무엇을 지향하는지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통합진보당 내 탈당자수는 현재 1만9천여명에 육박한다. 일반 당원들의 탈당 러쉬가 이어지고 있으며 지지를 철회한 민노총의 조합원들도 조만간 탈당계를 낸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