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從北·左派는 왜 안철수를 지지할까?“

    金成昱    
  •    1.
      이번 대선의 특징 중 하나는 從北·좌파의 안철수 지지다. 從北·좌파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대 안철수+민주당+통진당 세력의 연대를 주문해왔다.
     
      3일 대표적 從北매체인 자주민보는 ‘본격화되는 안철수 정치세력화’라는 기사에서 정운찬 前총리의 ‘제3정당’ 창당을 통하여 안철수를 내세운 뒤 민주당을 끌어안는 정계개편이 될 것이라는 요지의 기사를 썼다. 기사를 작성한 韓 모 기자는 국가보안법 상 찬양·고무 혐의로 5월10일 구속된 상태다.
     
      이 매체의 대표인 이창기 역시 2005년 북한 공작원에 포섭돼 김정은 체제를 찬양한 글을 올린 혐의로 지난 3월29일 구속됐다. 李대표는 타인의 명의로 만든 이메일을 통해 북한 공작원과 70여 차례 교신하고 2008년부터 중국 등에서 5차례에 걸쳐 북한 225국 공작원 등과 접촉해온 것으로 온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북한의 의중을 대변해 온 자주민보는 3일 기사에서 “박근혜와 문재인은 각각 보수와 민주개혁이라는 차별성을 명징하게 갖고 있지만 그 진영논리를 벗겨내면 질적인 차이를 그리 크게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비춰진다. 특히 최근에 박근혜가 노무현의 묘역을 참배하고 이희호 여사를 찾은데 이어 심지어는 전태일기념재단 방문시도까지 하는 등 진영을 허무는 행보를 하면서 둘 간의 차이는 더욱 좁혀지는 양상이다”라며 박근혜·문재인 간의 이념적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이어 “그렇지만 안철수가 문재인과 갖는 차별성은 같은 중도이면서도 뚜렷할 정도로 커 보인다. 이는 안철수 현상이 기존 정치 일반, 심지어는 정당정치에 대한 비판적인 문제의식을 모태로 해서 생성된 정치현상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기존 정치질서 전반에 대한 비판의식이 문재인을 박근혜와 함께 묶어 밀쳐 낸 다음 독자적인 영토를 구축한 것이 안철수 현상인 것”이라며 안철수가 박근혜·문재인이라는 舊(구)질서를 밀어낼 수 있는 대안이라는 기대감을 표현했다.
     
      또 “사람들은 안철수가 민주당으로 들어가 경선을 하거나 아니면 장외에서 경선을 치루어 승리하고 난 뒤 곧바로 민주당으로 들어가는 등의 단순한 경로를 타는 것이 안철수 현상의 본질을 치명적으로 훼손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에 따라 안철수 현상의 본질에 가장 부합하게 그리고 돋보이는 방식으로 대선정국에 진입시켜 낸 것이 정운찬의 제3정당인 것”이라며 “정운찬의 제3정당이 안철수 현상에 매우 잘 부합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기사는 “정운찬의 제3정당은 안철수의 외곽에서 원심력을 형성하여 많은 세력을 끌고 안철수의 중심부로 진입해 들어가는 과정에서 이른바 10월 정계개편설을 현실화시켜 낼 수도 있다(···)안철수 현상이 현재처럼 우세한 여론이 지속되어 만일, 민주당과의 경선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10월 정계개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를 중심에 놓고 민주개혁세력 그리고 진보진영의 일부까지도 재편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요컨대 기사에서 표현하듯 정운찬을 “킹메이커”로 하여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세력도 끌어당겨 안철수가 대통령에 당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   2.
      종북·좌파의 안철수에 대한 기대감 표현은 처음이 아니다. 1997년 2005년 간첩혐의로 두 차례에 걸쳐 實刑(실형)을 선고 받았던 민경우(閔庚宇) 前통일연대 사무처장은 지난 해 10월 《대한민국은 안철수에게 무엇을 바라는가》라는 책을 출간, 안철수 지지에 나섰다. 이 책은 민경우가 민노당 곽정숙 의원 보좌관 출신인 김유진, 민노당 수석부대변인 출신의 강형구(現조원씨앤아이 理事)와 함께 공동 집필한 것이다.
     
      閔씨는 이 책에서 안철수를 “모범적인 학자, 멘토임과 동시에 現시대의 단면을 체현하고 있는 사회역사적 존재”로 격찬했다. 또 “2012년의 운명을 결정할 키워드는 舊시대의 리더십을 대표하는 박근혜와 새로운 리더십을 상징하는 안철수의 대결”이라고 규정했다.
     
      閔씨는 5월3일 좌파매체 ‘레디앙’에 기고한 ‘4·11 총선, 안철수 그리고 시대정신’이라는 글에서도 안철수를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추켜세웠다.
     
      閔씨는 8월16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박근혜의 등장은 이명박 보다 낙후한 보수반동으로의 회귀에 불과하다(7월19일)”며 “안철수의 생각이 허구적이고 소아병적인 집착과 경쟁구도를 뿌리로부터 혁파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안철수의 등장은 편견과 도그마, 봉건적 위계구조와 정략적 타협에 익숙한 한국 정치지형을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듯 하다(7월22일)” “안철수의 등장으로 대선 구도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8월16일)”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3.
      좌파 老人들의 연대체인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이하 원탁회의)는 “12월 대선에서의 연대는 양당 등 기존 정당들뿐 아니라 아직 당적 구조에 포섭되지 않은 이른바 ‘안철수 지지세력’까지 끌어안는 연대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원탁회의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함세웅 신부 등 22명이 참가한 단체다.
     
      從北세력과 좌파진영의 안철수 지지는 安씨의 《안철수의 생각》 출간 이후 극명해졌다. 이는 安씨의 생각이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는 판단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정운찬 前총리가 從北·좌파의 기대처럼 안철수 집권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