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주의자 조용환이 헌법재판관이라니”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 표결을 둘러싼 여야의 팽팽한 공방은 국정감사에서도 계속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19일 헌법재판소 국정감사에서는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의 표결이 지연된 것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의견이 대립하면서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조 후보자가 지난 6월 인사청문회에서 천안함 폭침에 대해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 소행이라고 확신이라는 표현을 쓸 수 없다’고 한 발언을 재차 거론하면서 “양심과 헌법에 따라 결정하는 재판관으로서 조 후보자가 적절하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신지호 의원도 “조 후보자는 과거에 ‘이승만 정권은 미국의 한반도 대소(對蘇) 전진기지 전략으로 수립됐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이는 종북주의자들의 발언이 아니냐. 이러한 사고를 하는 사람은 재판관으로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문회에서 본인의 국가관과 헌법관을 솔직하게 얘기했다면 지금처럼 대법원장 임명까지 지연되는 사태를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재판관은 자신이 믿고 있는 것, 확신하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경계하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법률가로서 ‘확신’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 국가관이 없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무엇보다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하고 이를 위해 재판관 구성이 다양화 돼야하는데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인준이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 선출안 처리가 미뤄지면서 본래 9인 체제로 돌아가는 헌재 구성이 8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인식을 같이하는 가운데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나라당 박준선 의원은 “여야가 원만히 합의하지 못해 재판관이 상당기간 공석이 된 점에 대해 정치적 공방을 떠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예정된 국회일정에서 원만한 절차에 의해 해결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했다.

또 헌재 차원에서도 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오스트리아의 사례 등을 언급하며 “선출안 처리가 자꾸 지연되고 있는데 재판관 공석을 막기 위한 예비재판관 제도 등을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하철용 헌재 사무처장은 “신중히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