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세종시) 대안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2010년도 교육·과학·문화 분야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대전을 방문한 이 대통령은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열린 대전·충남인사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세종시 수정 문제를 전담하고 있는 정운찬 국무총리가 충청 민심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연이어 충청권을 방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한 점에 언급하면서, 대통령이 책임지고 성공적인 대안을 수립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총리가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총리는 지시를 받고 하는 것이니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충청도가 국가관이 있는 지역이라고 보고 있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치고 헌신하신 분들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많느냐"면서 "그렇기 때문에 나도 나라를 위해 일하면 이해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정부가 정말 성의껏, 열의껏 해서 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말 도민이 마음 상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 <span style=이명박 대통령이 22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대전·충남인사들과 세종시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title="▲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대전·충남인사들과 세종시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대전·충남인사들과 세종시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나는 알다시피 정치로 출발한 사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은 거듭 솔직한 표현으로 설득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기업에 오래 있었고, 주로 해외에 다니면서 일을 많이 한 경험이 있어서 모든 것에 매우 실용적인 판단을 한다. 또 인간존중의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생각하고 정치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왜냐하면 실질적으로 발전하는 데 있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이성적 판단을 하는게 좋다. 너무 정치적이면 나라도 지역도 발전에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그래서 어떤 때는 너무 정치적이 아니라서 개인적으로 손해 볼 때가 많다. 적당히 하면 되는데…"라면서 "지난 대선에서 충청도에서 표를 많이 얻었다. 국민에게 보답하는 길은 정말 일꾼으로서 일을 열심히 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정치를 다시 할 사람이 아니다. 대통령 한번 하고 나서 나라가 잘되는 쪽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힘줘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가만히 있는데 정치인들이 수도 옮긴다, 또 반쪽만 옮긴다, 이 대통령 들어서서는 그것도 안된다고 하고 충청도민도 되게 속상할 것 같다"며 "나도 선거 때까지는 정치적으로 발언했다. 그 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부끄럽더라. 이렇게 말해도 되는건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래서 1년 이상 고민한 것이다. 잠자기 전에는 '에이, 뭐 좋은게 좋은거다. 다음 대통령 때 할 꺼니까' 이렇게 생각하다가 또 자고 나면 국민이 적당히 하라고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줬을까 생각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토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성효 대전시장, 이인화 충남지사 대행(행정부지사), 성무용 천안시장, 가기산 대전서구청장, 김학원 대전시의회 의장, 강태봉 충남도의회 의장, 김신호 대전시교육감, 김종성 충남도교육감, 이세강 대전KBS 총국장, 유기철 대전MBC 사장, 이갑우 TJB대전방송 사장, 신수용 대전일보 사장, 김원식 중도일보 사장 등 지역언론사 대표, 조계종 마곡사 주지 원혜 스님, 조계종 수덕사 주지 옹산 스님, 김용호  대전기독교연합회장, 유흥식 천주교 대전교구청 주교, 김혜봉 원불교 대전충남교구장 등 종교계 인사,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 송용호 충남대 총장, 김형태 한남대 총장, 설동호 한밭대 총장 등 대전·충남 지역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