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중국海 중국 것 아니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남중국해 도서는 예로부터 중국의 영토'라면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토 주권과 해양권익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필리핀이 제기한
    중재판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조선 닷컴(7/12)

      이는, 국제 상설중재재판소가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부당하다고 판결한 데 대해 공산당 중국의 주석 습근평이 한 말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습근평이 “예로부터 중국의 영토...” 운운한 대목이다.
    한 마디로 웃기는 소리다.
    오늘 시점의 국제공법이야 여하튼, 공산당 중국은
    1천~2천 년 전의 중원제국(中原帝國), 수 백 년 전의 당(唐)제국,
    100~200년 전의 청(淸)제국 당시의 잣대로
    오늘의 세계 지도를 자기들 멋대로 재편집 하겠다는 소리다.

     한 나라의 영토의 범위는 고대, 중세, 근현대에 따라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했다.
    오늘의 시점에서 한 나라의 영토는 2차 대전 후의 열강의 전후처리를 고비로 대체로 확정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불확정적인 영토분쟁은 여전히 있고, 예외도 있을 수 있다.
    지금도 일부 강대국은 남의 나라를 쳐들어가거나 내부를 교란해 영토 확장을 꾀하고 있다.
    예컨대 푸틴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병합하려 한 게 그 한 사례다.

     이보다 한 술 더 뜨는 게 공산당 중국이다.
    공산당 중국은 지금, 고대에는 독립국이었다가 중세-근세 들어 중원제국에 멸망당한 나라들이
    태고(太古) 이래 일관되게 중국의 지방정권에 불과했다는 양 조작-왜곡-강변함으로써,
    그런 민족과 나라들이 본래는 중국과 다른 독립국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말살하고 있다.

    서남공정(西南工程)을 통해서는 티베트가 처음부터 자기들의 지역정권이었다고 우기고,
    동북공정(東北工程)을 통해서는 고구려가 독립국 아닌 자기들의 한 ‘지방자치체‘에 불과했다는 식으로 억지 부리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필자도 얼마든지 인용할 ‘역사적 관점’들이 있다.
    우리 재야 사학자들의 소론(所論)에 의하면(이 그룹과 강단사학계 사이의 논쟁에서
    어느 한 쪽을 편드는 건 필자 같은 비전문가-문외한에겐 해당사항이 아니다)
    지금부터 1만 년 전에는 ‘환국(桓國)’이라는 동이(東夷)족의 제국(帝國)이
    오늘의 중국영토 등을 다스리고 있었다는데, 어디 이걸 가지고 우리도 한 번
    중국 고대사를 묵사발 만들어 볼까?

    그 땐 지금의 중국 땅에 한족(漢族)의 중원제국이 도대체 없었을 것이다.
    우리와 친연성이 있다는 지금 중국 땅의 요하문명은
    중국인들의 황하문명보다 훨씬 앞선 문명임이 드러났다.
    그 후에도 한족(漢族)은 만주족, 몽골족, 선비족 천자(天子)국의 지배를 번갈아 받았으니,
    그 때를 기준으로 쳐서 볼 때도 한족의 독립국은 없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공산당 중국은 지금 남태평양, 서태평양이 자기들 것이라며 제 멋대로 선(線)을 긋고 인공 섬을 만들고 ‘근-현대의 남의 바다’를 “고대엔 중국 바다였으니 내 놓으라”며 생떼를 쓰고 있다.

    필리핀 영역인 카라얄 군도를 ‘남사군도’라고 부르며 필리핀더러 나가라고 횡포를 부리던 공산당 중국의 땅 따먹기, 바닷물 퍼마시기는 그러나 현대 국제공법에 의해 ‘불법, 부당’으로 낙인찍혔다.
    우리 정부는 어떻게 반응할 작정인가?
    아마도 기회주의적인 갈지(之)자 걸음, 당연한 논리, 모호한 자세로 임할 것이다.
    설령 기술적으로 다소 그럴 필요가 있다손 치더라도
    우리는 영혼을 가진 독립국임을 잊어선 안 된다.
    조선왕조 때의 주자학 강경파처럼 '명(明) 제국'에 비굴하게 나가선 더욱 안 된다.

     우리 내부에서는 앞으로 경제제주의자(economist)들과 안보 우선주의자들 사이에
    지속적인 논쟁과 투쟁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경제적인 보복이 있다 하더라도 예컨대 이번의 사드 배치 같은 주권사항을 두고
    중국의 협박에  고개 숙여선 안 된다"고 하는 쪽에 한 표를 던지겠다.
    이것은 공고한 한-미 동맹 관계를 다른 어떤 것보다도 더 중시하는 입장임은 물론이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