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방송> 오동선, 최근 저서에서 주장..DJ-盧정권 무관심에 핵물리학자들 비밀 실험
  • 지난 11월 28일 책 한 권이 나왔다. 제목은 ‘모자씌우기’. 남한의 비밀 핵실험 이야기를 ‘팩션(Fact+Fiction를 합한 말. 사실에 근거한 소설)’으로 엮은 책이다. 이 책 중 일부라도 사실일 경우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까.

    ‘모자씌우기’에 실린 비밀 핵실험

    저자는 2000년 김대중 정부 때부터 우리나라가 자체 핵개발을 했다고 주장한다. 2000년 의문의 우라늄 농축실험, 2004년 IAEA가 한국에 와 원전과 실험시설을 사찰한 것 등이 사실은 핵무기를 비밀 개발하는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 특히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2004년 한국에서의 핵물질 실험파동. 2004년 9월 20일 IAEA 2차 사찰단이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우라늄 분리실험과 플루토늄 추출실험을 조사했다. IAEA 사찰단은 또한 2000년 우라늄 0.2g을 농축할 당시 사용한 증기 레이저동위원소분리법(AVLIS)을 이용한 실험 내용과 기술 수준도 조사했다.

    하지만 저자는 “당시 원자력연구원 과학자들 덕분에 한국은 IAEA의 조사를 무사히 넘겼고 핵실험 사안으로 유엔 안보리에 회부될 위험을 극적으로 면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원자력연구원 과학자들은 이 ‘성공’을 숨기기 위해 IAEA 사찰 때 농축된 우라늄 235에다 우라늄 238을 섞어 농도를 다시 떨어뜨리는 역실험과 ‘모자 씌우기’ 실험을 통해 비밀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중 ‘모자 씌우기’ 실험은 당시 언론에 공개된 대로 가도리늄, 탈륨, 사마리움을 분리하는 실험이었다는 것이다. 정부는 ‘원자력연구원 과학자들이 분리 실험하다가 흥미와 호기심이 발동해 우라늄 추출 실험을 했다’고 나왔었다.

    당시 장인순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도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라늄 농축 수준은 평균 10%로 무기 급에 근접한 80~90% 수준의 고농축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盧정권의 안보불감증 때문에 핵무기 만들 준비 마쳤다?

    저자는 “당시 우리 과학자들은 우라늄 235가 90% 이상 농축된 무기급 우라늄 농축에 완벽히 성공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라늄 농축만으로 핵무기를 만들 수는 없다. 저자는 “충북에 국가비상시에 대비한 우라늄광이 마련되어 있다. 제련-정련에  필요한 모든 시스템작업 구축이 다 끝나 있는 상태다”고 주장했다.

  • ▲ 대전에 위치한 한국원자력연구원 입구. 1973년 2월 17일 기존의 원자력연구소를 확대개편하며 문을 열었다.
    ▲ 대전에 위치한 한국원자력연구원 입구. 1973년 2월 17일 기존의 원자력연구소를 확대개편하며 문을 열었다.

    저자는 “충북의 이 우라늄광은 우라늄 연료의 수입이 돌발적 변수에 의해 막혔을 때나 우리나라가 보다 구체적으로 핵무기의 위협 하에 놓일 경우 사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DJ-盧정권 시절 원자력 연구소의 핵실험은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국가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한다.

    그는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그들이 보유한 핵무기의 소형화, 첨단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핵무기를 앞세운 그들의 호전성과 대외위협은 더욱 강화된 상태”라며 “핵 개발은 어디까지나 국가 방어의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여기다 DJ-盧정권이 핵개발 등에 무관심했던 것도 원자력연구원 과학자들이 비밀 실험을 하는 원인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김영삼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후 원자력 연구원을 방문해 과학자들을 격려하고 관심을 가진 반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은 연구원에서 수차례 요청을 했음에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핵물리학자들은 상당히 자존심 상해했다고 한다.

    비밀 핵실험 내용 이명박 정부는 몰랐을 것

    저자는 더 큰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가 지난 정부의 ‘비밀 핵실험’을 전혀 모를 것이라는 추측이다.

    저자는 “(비밀 핵실험 내용이)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다각도로 취재한 결과) 우리 정부 공식문서에 비밀 핵실험 내용들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정부의 공식 문서에 없는 내용을 참여정부에서 이명박 정부에 인수인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저자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원자력 연구원의 비밀 핵실험은 마치 미국에서의 ‘Area 51(UFO를 보관하고 있다고 의심되는 미국 뉴멕시코주의 비밀기지, 일명 S-4)’과 ‘MJ12 프로젝트(외계인의 존재를 숨기기 위한 정부 위의 정부조직)’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국가안보를 이유로 대통령조차 모르는 비밀 프로젝트가 '자가발전'하면서 오히려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저자는 비밀 핵실험 이야기를 하며,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국가안보와 핵무기 보유에 대한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하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그는 “도대체 언제까지 우리 안보를 미국에만 의존할 것인가. 자체 힘이 없는 외교가 우리 지난 역사에서 어떤 비극을 불러왔는지 우리는 잘 안다. 몽고의 고려침탈, 병자호란, 임진왜란, 일제침략, 6.25 전쟁 등 숱한 아픔을 겪어놓고 여전히 남이 도와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니냐”며 “지금부터라도 핵무기 보유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지난 정부 시절 NSC고위층을 지낸 사람들, 전직 군 고위층, 원자력 연구소 출신 과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사실 확인을 했다고 주장했다.

    저자 오동선 PD는 1990년부터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시사 프로그램을 맡아 일하며 숱한 특종을 한 바 있다. 지금은 제작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의 말을 그저 그런 ‘루머’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