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잠실수중보 철거하면 살아난 생태계까지 파괴돼”
  • 서울시장 선거전이 가열된 가운데 이자르강 사례를 거론한 신곡·잠실수중보 철거관련 박원순 후보의 주장이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 ▲ 서울시장 선거전이 가열되면서 박원순 후보의 수중보 철거주장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한강 수중보를 철거하는 것이 환경파괴라고 밝혔다. 사진은 잠실 수중보의 모습.ⓒ뉴데일리 편집국
    ▲ 서울시장 선거전이 가열되면서 박원순 후보의 수중보 철거주장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한강 수중보를 철거하는 것이 환경파괴라고 밝혔다. 사진은 잠실 수중보의 모습.ⓒ뉴데일리 편집국

    11일 정치권과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박 후보는 지난 10일 여야 후보자 토론에서 독일 뮌헨을 흐르는 이자르(Isar)강 사례를 들어 한강에 설치돼있는 신곡·잠실수중보 철거를 주장했다.

    심지어 일부 좌파매체는 여당 나경원 후보를 공격하며 “이것도 모르느냐, 한강 수중보 철거 없이 강을 못 살린다”고 주장했으며 박 후보는 토론에서 “이자르강을 직접 가봤다”며 거듭해서 한강 수중보의 철거는 당연하다는 식의 논리를 폈는데, 국토부는 이를 정면 반박했다.

    국토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이성해 정책총괄팀장은 “지난해 독일 뮌헨을 방문해 이자르강 현장을 시찰한 바 있다”며 “한강이나 이자르강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친환경 하천정비이지만 박원순 후보나 환경단체의 주장은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또 “이자르강은 용도 폐기된 운하를 친환경적으로 복원한 사례”이며 “한강은 퇴적토를 준설하고 고수부지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비닐하우스 등에서 나오는 오염물질 유입을 막으며 둔치에 레저시설을 조성, 자연스런 모습으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강은 영산강, 낙동강, 금강 등 나머지 4대강 중 유일하게 하구둑이 없는 강이라 바다에서 염수(소금물)가 올라오는 것을 막는데 취약하다”며 “그나마 신곡수중보가 일부 기능을 하는데 보를 파괴하면 한강은 조수의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곡수중보가 없다면 조수의 직접영향은 용산까지 미치며 당장 황조롱이 등 희귀조수가 찾아오는 한강의 명물 밤섬은 사라진다”며 “환경단체 등이 환경보전을 주장하면서 한강 수중보 철거를 주장하나, 오히려 생태계는 대규모 파괴에 직면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최근 방한해 영산강 등 4대강 사업현장을 찾은 클라우스 아제 뮌헨 수자원청장은 “참으로 놀랍고 대단하다”면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성공적이다. 영산강이나 이자르강은 친환경적인 하천정비를 추구하는 같은 개념”이라는 견해를 표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 이자르강을 직접 돌아봤다는 박 후보는 현장의 진실을 왜곡하면서 한강의 수중보 철거가 강을 살리는 것이란 주장을 굽히지 않아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4대강추진본부 이성해 팀장은 “서구에 대한 열등감을 자극해 지고지순하다는 식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그쪽도 4대강사업과 마찬가지로 준설하고 둔치에 여가시설을 조성하며 생태수로를 만드는 등 한강사업과 다를 바가 전혀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팀장은 또 “이자르강의 경우 보를 철거했다는 식으로 알려졌지만 과거 운하로 이용하던 제방을 철거하고 강을 가로질러 주운(배의 운항)을 위해 수위조절용 보를 일부 철거했을 뿐이지 그쪽에서도 오래 전에 설치됐던 수력발전용 댐 등을 아직까지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그는 “환경파괴와 환경개선은 분명히 다르다”고 전제한 뒤 “한강사업의 경우 피폐해진 경관과 둔치에 난립한 농경지로부터 오염문제를 해소하고, 고수부지를 정비해 자전거 도로-피크닉시설 등을 조성하는 환경 개선작업이란 점이 제대로 알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강 하구언 기능을 일부 담당하는 신곡 수중보의 경우 생태계를 안정시켜 한강에 어종과 조수 개체수가 늘어나는데 중요하다며 철거시 여의도 샛강조차 사라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 팀장은 “환경단체들이 주로 모델로 삼고 있는 유럽지역을 살펴보면 인간의 손이 안 간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을 중심에 놓고 환경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환경단체의 주장은 인간문명을 빼고 야만으로 돌아가자는 논리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자르강은 용도가 폐기된 운하를 친환경 하천으로 복원하는 것으로 주운을 위한 수위조절용 보를 철거했다고, 한강 수중보를 철거하자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대부분 유럽지역의 오염물질 하수배출 기준이 1∼2ppm정도이기 때문에 거의 1급수에 해당하는 물이 흐른다”며 “유럽의 그림과 같은 풍경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대부분 인간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태어나 지속적으로 유지 관리돼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유럽하천을 보면 과도한 환경착취란 생각까지 든다. 강바닥이 지면보다 2m이상 높은 천정천이 많은데 범람의 위험에도 불구, 배를 운항하려 하천바닥을 높였기 때문”이며 “국내에서는 이런 경우를 찾아볼 수 없다. 이자르강과 한강사업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지만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친환경 하천정비와 환경개선이란 점이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