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장모 만류에도 불구, 작심한듯...“대기업과 박원순의 숨겨진 관계 규명하겠다”
  • “아무리 선배라고 해도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지”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박원순 변호사의 ‘양파 껍질’을 차례차례 벗겨내기로 작심한 모양이다.

    벌써 3차례다. 강 의원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시민단체 후보로 출마한 박 변호사에 대한 ‘과거 의심스러운 종적’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는 것.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성희롱’ 물의를 털어내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서일까.

    대학생들과 저녁을 함께 하면서 나 후보를 “얼굴은 예쁘지만 키가 작아 볼품이 없다”고 폄하한 강 의원이다. 이제는 나 후보의 강력한 라이벌인 박원순 후보를 상대로 ‘저격수’를 자임하고 나섰다.

    경기고 선후배 친분도 필요 없는 듯하다.

    강 의원은 지난 1998년부터 2003년까지 6년간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며 박 후보와 함께 대기업 지배구조 문제를 집중 공격한 적이 있다.

    강 의원이 참여연대에서 일했던 기간 동안, 박 후보는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집행위원장을 역임하는 동시에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를 겸직하고 있었다. 박 후보가 실질적으로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 양 단체의 수장, 사실상 오너 역을 하고 있었다고까지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수년간 참여연대에서 함께 일했을 정도로 박 후보를 잘 알고 친분이 두터운 강 의원이 선배를 대상으로 ‘정밀분석’ 작업에 돌입했다.

  •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야권 시민단체 후보로 출마한 박원순 변호사 ⓒ연합뉴스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야권 시민단체 후보로 출마한 박원순 변호사 ⓒ연합뉴스

    ■ 참여연대가 비판하면 거액이···참여연대는 기부금제작소?

    교보생명-대덕테크노밸리-LG그룹-현대중공업, 기부금이 무려 ‘77억원 + @

    앞서 두 차례나 ‘아름다운재단’을 난타한 강 의원이 이번엔 박 후보가 사무처장으로 재직했던 ‘참여연대’를 파고들었다.

    30일 강 의원은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의 <거액 기부금 상관관계>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동안 ‘참여연대’가 비판했던 대기업이 ‘아름다운재단’에 거액을 기부하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주장이다.

    강 의원은 이날 “참여연대가 생보사 상장과 관련해 상장차익 배분 문제 등을 적극 제기한 이후인 2003년부터 7년간 박 변호사가 상임이사로 재직했던 아름다운재단이 교보생명으로부터 총 47억669만원의 기부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가 대기업의 문제점을 제기하면 ‘아름다운재단’으로 거액의 기부금이 들어오는 형식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참여연대가 한화의 부당내부거래, 편법증여, 배임 혐의, 분식 회계, 대한생명 인수 의혹 등 각종 문제를 적극 제기한 이후인 2004년부터 한화 계열사인 대덕테크노밸리도 아름다운재단에 3년간 총 10억64만원을 기부했다”고 말했다.

    또 “2000년과 2002년에 참여연대로부터 계열분리 위반 문제를 지적당한 현대중공업도 아름다운재단에 주식을 기부했다”고 했다.

    특히 강 의원은 “지난 10년간 재단의 재정연차보고서 어디에도 구체적인 규모가 나타나 있지 않고 단지 2007년과 2008년 보고서에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주식을 기부받았다’고만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LG그룹이 20여억원을 기부한 뒤 갑자기 비난을 삼가기 시작했다는 의혹도 새롭게 제기됐다. 이 또한 강 의원의 입을 통해서 나온 말이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강 의원은 참여연대가 2003년 LG그룹 총수인 구본무 회장 등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집중 공격을 한 이후 아름다운재단이 LG그룹과 GS그룹 등에서 20여억원을 기부받았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참여연대가 1990년대 말부터 2004년까지 LG그룹의 계열사 부당지원 및 그룹 계열 분리 문제를 집요하게 공격했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런데 공교롭게도 LG그룹과 GS그룹이 2004년부터 2010년까지 20여억원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해왔고 참여연대는 2004년 이후 갑자기 LG에 대한 비난을 삼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교보생명 측은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한 것은 사회공헌 활동 차원일 뿐 주식시장 상장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 ▲ 무소속 강용석 의원 ⓒ연합뉴스
    ▲ 무소속 강용석 의원 ⓒ연합뉴스

    ■ 풀리지 않은 의혹, ‘론스타-풀무원’의 거액 기부금

    ‘론스타 공방’ 과연 돌려줬나···풀무원 기부금도 12억4천67만원으로 확인

    “미국계 사모투자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직후인 2004년부터 5년간 론스타의 ‘푸른별기금’에서 7억6천여만원을 기부받았다.

    지난 29일 강 의원이 박 후보에게 제기한 의혹은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강 의원은 ‘아름다운재단’의 재정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론스타의 ‘푸른별기금’은 2004년 7천134만원, 2005년 1억1천693만원, 2006년 1억7천415만원, 2007년 1억9천2만원, 2008년 1억3천180만원, 2009년 8천11만원을 각각 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강 의원은 “(아름다운 재단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재매각 과정에서 2006년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국민은행으로부터 2년간 2억원을 기부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실이 보도되자 박 후보 측 송호창 대변인은 “강 의원의 주장은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송 대변인은 “아름다운재단은 론스타펀드의 자회사인 허드슨어드바이저코리아와 2004년 6월 소년소녀가장 학업보조비 지급을 위한 론스타푸른별기금을 정식협약했으며 론스타 측에서 재단에 기부한 금액은 총 1억4천여만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아름다운재단 이사회는 2008년 6월 협약종료 후 재협약을 하지 않고 남은 기금을 반환하기로 결정했으며 반환액은 1억4천여만원 중 9천여만원인데 론스타 측에서 한때 잔액수령을 거부해 약 1년 뒤인 2009년 5월25일 해당기업 통장으로 반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 의원은 박 후보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박 변호사가 풀무원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받은 기부금도 애초 알려진 2억9천880만원이 아닌 12억4천67만원으로 추가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27일 강 의원은 아름다운재단이 2003년 3월부터 올해 9월까지 박 후보가 사외이사로 활동했던 풀무원의 ‘푸른세상을여는기금’에서 2억9천88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후보는 2004년 3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사외이사를 지낸 포스코 ‘은빛겨자씨기금’으로부터 5억6천624만원을 기부받았다.

    강 의원은 “박 변호사가 현대차그룹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으로 선정된 2007년 9월부터 퇴임한 2009년 9월까지 그룹 계열사들이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한 금액이 5억216만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의 장인인 윤재기 전 의원은 30년 넘게 박원순 후보의 후원자 역할을 자처해온 선배 변호사이다.

    더욱이 윤 전 의원의 부인이자 강 의원의 장모인 홍명희씨는 아름다운재단의 부설기관인 아름다운가게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각별한 관계여서 강 의원의 의혹 제기 배경에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강 의원은 박 변호사를 도우라는 장인의 권유를 받아 참여연대 활동을 시작했고 장모 역시 장인의 중재로 아름다운가게를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