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8일 저녁 KBS 추석맞이 특별기획 '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 국정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이 대통령과의 질의응답.

    -추석연휴 나흘인데 다 쉬는가.

    ▲나도 좀 쉬어야 하지 않겠는가. 손자손녀들하고 시간을 가지려 한다. 송편도 만들고.

    -책도 읽을 계획인가.

    ▲못 다 읽은 게 있어 마저 읽어야 겠다.

    -여성들은 음식 장만도 해야 하고 손님 장만도 해야 하는데 명절 준비를 도와주는 편인가.

    ▲나는 도움을 많이 주는 편인데, 남성들이 추석 명절에 일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하고 싶다.

    -대통령은 전형적인 한국남 아닌가.

    ▲비교적 애교가 있는 편이다. 잘 도운다.

    -대통령에 당선된 4년전과 오늘을 비교해 볼 때 살림살이가 나아졌느냐고 의심하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는가.

    ▲지금 중간층 이하가 어렵다고 하는 것은 나 자신이 너무나 잘 안다. 안타깝게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나에게 많이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이 될 때 경제위기를 두 번씩이나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 못했다. 취임 이후에 소위 금융위기가 일어났다. 세계 모든 나라가 한국이 가장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다행스럽게 위기를 잘 극복했으나 경제 상황은 일자리 문제가 있고 물가 문제가 있고 해서 위기가 오면 가장 힘든 층이 서민층이다. 있는 분들은 위기, 위기 하지만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대기업은 수출 잘 됐고 기업의 노력도 있지만 정부 정책도 있었다고 본다. 그렇게 차별이 되니까 국민 체감이 불만스럽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도 그런 어려움 속에 한국이 세계가 인정할 정도의 위기를 극복했다. 나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살자는 생각을 한다.

    -미국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위기가 왔지만 외신은 한국이 잘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지자체 선거도 그렇고 올해 보궐선거도 어려운데 왜 그렇다고 보는가.

    ▲위기의식, 그런 것을 봤을 때는 여당을 지지한다는 게 어렵다. 여당이 불리하긴 하고 이런 상황에서 더욱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국민이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해 충분히 얘기하고 있다.

    -추가감세 기조를 하루 전에 철회했는데 많은 분이 감세에 비판적이었다. 감세를 하지 않더라도 세수로 중산층이나 서민층을 더 지원해 줄 수는 없었나.

    ▲선거 때 감세정책을 이야기를 했다. 기업이 투자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외국기업이 한국에 투자할 때 세금과 토지 값이 얼마인지 본다.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선거 때 공약한 것과는 달리 초기에 법인세를 3% 감세했다. 나머지 2%를 언제 할 것이냐에 대해 당정이 유예하기로 했다. 대기업의 법인세를 유예하는 대신 중소기업 세금은 계획대로 낮추자고 했다. 경제정책은 헌법이 아니다.

    적시에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는 대기업이 이익이 많이 났으니까 2-3년을 유예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다. 정부 정책은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대ㆍ중소기업 모두 상생하자고 하는 방향으로 하고 있다.

    -경제철학의 기본이 바뀐 것은 아닌지, 일부에서 야당과 비판론자들한테 굴복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경제정책은 적시에 유연하게 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감세는 앞으로 계속 추세가 돼야 한다. 다음 정부에 누가 들어서도 세계경제가 조금 정상으로 가게 되면 감세해서 외국과 경쟁해야 한다. 앞으로 장기적으로는 보면 감세하는 게 맞다.

    -8.15 경축사에서 2013년까지 균형재정을 달성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생각을 말해 달라.

    ▲현 정부에 들어와 국가부채가 3% 정도 늘어났다. 앞선 정권에서는 한 12% 늘어났고 그 앞서 정권에서는 6% 정도 늘었다. 현 정권은 지난번 금융위기 때문에 사실 재정지출을 더 했고, 그래서 3% 늘어났다.

    이제 좀 안정됐기 때문에 내년도 예산까지는 좀 마이너스가 되는데 그 다음에 가서는 균형을 맞추는 예산을 짜겠다. 이건 의지의 문제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하자는 대로 하면 60조~80조원이 필요하다. 나도 그렇게 펑펑 쓰면 인심을 얻고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다. 그것은 바로 우리 아들 딸 세대에 큰 부담이 된다. 젊은 세대의 인구는 줄고 부양할 사람은 많다.

    오늘 내가 쓰는 정책이 10년 후 다음 세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고도 내가 그렇게 할 수는 없다. 내가 직업 정치인 출신도 아니고 그래서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2013년까지 균형재정을 하겠으니 정치권이 좀 협조를 해달라는 것이다.

    -복지 논란이 많은데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인기영합적으로 표를 얻겠다는 정치인이 있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사람도 정권을 잡으면 선별적 복지를 할 것이라고 본다. (보편적 복지는) 불가능하다. 우리나라 형편에서 재벌총수 아들이나 가난한 집 아들이나 똑같이 해주자는 건 할 수 없다.

    이제는 국민도 표를 얻으려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내년 대선과 총선에서 허황한 공약으로는 표를 얻지는 못할 것이다. 국민인식이 바뀌고 있다. 정치인들은 그 점을 상당히 고려해야 할 것이고 나도 한나라당에 얘기하려 한다. 그런 공약으로는 오히려 표를 잃는다.

    -이 대통령이 대선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은 데는 일자리가 늘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을 것이다.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데 복안은 있는가.

    ▲참 어려운 문제다. 실업, 물가 문제는 공통적인 문제다. 주요 20개국(G20) 정상들도 모두 걱정한다. 가장 좋은 복지는 일자리인데 세계 모든 나라가 걱정한다. 외국 정상들은 한국이 상대적으로 낫다고 하지만 우리 내부를 보면 지방과 중소기업은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 대학 취직자의 30~40%는 학력을 낮추고 기술을 공부해서 다시 취직한다.

    그래서 정부는 `학력을 폐지하자. 대학 가야 성공하고 취직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고교 출신의 일자리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고 호응이 많다. 일자리를 당장 어떻게 한다는 말은 못하지만 필요한 일자리 매칭을 잘하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

    직업 재훈련 과정에 정부 예산 약 8조원이 들어가 있고 내년에는 좀 더 늘어난다. 일자리 가 없는 사람을 보조하고 중소기업에 취직하면 1년간 보조해주고 세금을 물어주는 조치를 한다. 지난 3년간 80만명이 늘었다. 앞으로 조금씩 늘어날 것이라고 하는데 다시 위기가 닥치면 어떻게 될지 불안하다. 그래서 우리는 일자리와 물가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