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다큐 사랑' 내레이터로 자식 잃은 엄마의 심정 연기
  • 아나운서 김주하가 지난 27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멘터리 사랑 - 진실이 엄마(연출 이모현)' 편의 내레이터를 맡아 화제다.

    '진실이 엄마'는 만인의 연인 故최진실과 동생 최진영, 두 남매를 먼저 하늘로 보내고 홀로 남겨진 어머니 정옥숙 씨의 이야기로,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잠 못 이루며 하루하루를 견디는 모습과 아픔, 그리고 환희, 준희 두 손주들과의 사랑을 담았다.

  • 연출을 맡은 이모현 PD는 "주인공이 할머니인 점만 감안해서 내레이션을 해 달라"고 주문했고, 김주하는 서너 번 체크를 해 본 뒤 바로 톤을 잡았다. 정옥숙 씨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내레이터를 하던 김주하는 5분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에는 이모현 PD가 "할머니가 빙의된 느낌"이라는 찬사를 할 정도로 완벽하게 감정이입을 했다.

    김주하는 내레이터를 하던 중간 중간 감정이 북받쳐 올라 울먹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녹음을  했다. 정옥숙 씨가 눈물 흘릴 때 김주하 역시 눈물을 흘렸고 긴 탄성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녹음을 마친 뒤 김주하는 "나도 애기 엄마다 보니 숨이 안 쉬어진다.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지금까지는 주인공을 최진실 씨나 최진영 씨로 삼고 봤기 때문에 두 자녀를 그렇게 보낸 어머니의 입장을 사실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적이 없다. 처음으로 어머니가 주인공이 돼서 자식들의 삶을 돌아본 건데 어떻게 보면 최진실 씨가 남긴 두 아이가 이분에겐 또 다시 남은 세 식구다. 그 아픈 세월을 또 반복해야 하는데 무섭기도 하고 안됐다 싶고, 나 같아도 못 견딜 것 같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김주하는 어머니 정옥숙 씨가 故최진영의 묘비 앞에서 '왜 너희들이 거기 누워 있냐고. 엄마는 따뜻한 방에 있고 너희는 찬 산꼭대기에 누워 있냐!'며 울부짖을 때 가장 슬펐다고 전하며 인터뷰 도중에도 눈시울을 적셨다.

    "차마 영상을 못 보겠더라. 엄마의 죄는 아닌데 엄마의 죄로 알고 살고 있다. 빨리 그 짐을 벗었으면 좋겠는데 자녀를 먼저 보낸 부모한테는 그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 되니까, 그 말조차도 못하겠다."

    김주하는 준희(故 최진실 씨의 딸)가 '내 사전에는 눈물이 없어요'라며 웃는 영상을 보면서도 짠했다고 한다. 애들이 엄마를 찾으면서 못 잊는 것도 가슴이 아프겠지만 여덟 살짜리(촬영 당시) 아이가 그런 말을 하는 걸 들으니 웃어도 눈물이 난다고 했다.

    '진실이 엄마'편을 일찍 본 시청자로서 김주하는 "엄마는 뒤에서 돌봐주고 배경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엄마도 엄마 삶에서는 주인공이다. 얼마나 힘들면 세월이 빨리 가서 진실, 진이를 빨리 만나고 싶다고 말하겠냐. 정말 그 심정이 느껴진다. ‘진실이 엄마’편은 시청자들을 울리기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는 주인공만이 아니라 그 주변 사람들 마음도 하나하나 읽어보자 라는 뜻에서 만들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