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여름 밤 ‘돼지의 꿈’
    이번엔 남녘에서 ‘피겍시트’(Pigexit)다!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이번에도 깝깝했다.
    그 이름도 폼 나는 ‘화성-10’호를 성과적으로 쏘아 올렸지만,
    남녘의 인민들은 전혀 놀라질 않았다.
    마이동풍(馬耳東風), 우이독경(牛耳讀經), 오불관언(吾不關焉)... 

  •   앞의 다섯 번이야 ‘無手段’이었지만,
    여섯 번째에 대해서는 양놈들도 “로켓의 대기권 재진입 실험이 성공했다” 즉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완성 단계라고 하지 않나 말이다.
    겁을 먹어야 마땅한 거 아닌가?
    무릎 꿇을 준비도 해야지. 그래야 돈을 처들인 보람도 있고, 본전도 뽑을 텐데...

      지난 연초의 수소탄 시험과 연이은 미사일 발사, 방사포 포격에도 그랬다.
    이와 함께 ‘북악(北岳)산장’이 핵폭탄에 아작나는 영상(映像)까지 틀어주고
    그렇게 협박을 했는데도 “돼지새끼야 짖거나 말거나”로 일관했었다.
    하여간 기분이 무척 언짢았었다.

      한 가지 놀라왔던 일은 남녘 인민들이 무척 단순하고, 멍청하다는 것이다.
    ‘북악(北岳)산장’ 폭파 영상을 보여줬더니 미사일이 거기로만 날아가는 줄 알고 있다.
    4월의 총선(總選) 결과가 확실히 증명했다. 

  •   이렇게 경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차 또 실수를 해버렸네.

      “태평양 작전 지대 안의 미국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가지게 됐다”고 말해 버렸다.
    남녘 전체가 불바다로 변한다고 해도 눈 하나 꿈쩍 않을 판에,
    “태평양의 양놈들” 운운했으니... 거기다가 아랫것들이
    ‘백악관’을 까부수는 영상까지 내보냈다 하니,
    남녘의 인민들이야 미사일이 자기네한테 들이닥칠 거라고 꿈이나 꾸겠나.

      더군다나 지난번에는 미사일을 그렇게 비 내리듯이 날렸지만,
    송(宋) 아무개가 출연한 그 무슨 ‘태양의 후예’라는 연속극에 묻혀 버렸었다.
    삼석(三石)이와 ‘인공지능 알파고’ 간의 바둑 게임에도 밀려 관심을 끄는데 실패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름도 거창한 ‘브렉시트’(Brexit)인가 뭔가 때문에 또 뒷전이 됐다.
    기회 포착이 쉽지 않다는 걸 번번이 실감하고 있다. 하도 요란을 떨어대니까,
    남녘에 있는 이켠 동무들조차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그래서...

      방법을 바꿔보기로 했다.
    남녘의 공안(空眼)들이야 ‘통일전선’입네, ‘화전양면전술’입네 떠들고 있다.
    물론 예전에도 써 먹던 방식이지만, 원쑤의 하나인 영국놈[敵의 切親도 敵]의 전술을
    곧바로 벤치마킹하기로 했다.
    이름하야 ‘피겍시트’(Pigexit)다.

  •   우선 편지를 보냈다. 다소 장황하긴 하지만,
    ‘남조선과 해외의 당국, 정당, 단체 및 개별인사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라고 이름을 붙였다.
      “오는 8월 15일을 전후로 남북 및 해외 각계 인사들이 참가하는
    ‘민족 대회합’을 열자우! 회의 명칭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자주 통일을 위한 북, 남, 해외
    제 정당, 단체, 개별인사들의 연석회의」로 정했시다”

      이 편지를 보고 ‘북악(北岳)산장’ 간부나 공안(公安) 총리, 그리고 장차관 등등
    ‘북악(北岳)산장’ 여주인 꼬붕들이야 그럴 리 없겠지만,
    ‘새무리’ 중 일부와 ‘그당’, ‘쉰당’, ‘정이당’ 등의 국개[國개]들이나,
    슨상님의 여사님과 남녘[대한민국] ‘주민’(住民) 들은 “옳다구나!” 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슨상님의 여사님이야 이 ‘최고 돈엄(豚嚴)’을 만나고 싶어
    지난 여름 그 가뭄 속에서도 공화국 수도에 오셨었다. 그때야 좀 바빠서 그냥 돌려보냈지만...
      국개[國개]들이야 ‘남북관계 개선특위’라는 걸 꾸린다고 하고,
    이에 앞서서 ‘그당’과 ‘쉰당’은 남북 대화와 협력, 그리고 ‘자주 외교’를 누누이 강조해왔지 않는가. 특히나 ‘그당’의 ‘제일 배포 큰’[肥大胃 짱] 노인네는 국개이장[國개里長]에게
    ‘남북 국개[國개]회담’을 추진하라고 주문도 했다.

      남녘[대한민국] ‘주민’(住民)들도 이미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300인 서울평화회의’란 걸 개최한 바 있어, 이미 준비를 마쳤다. 그러하니...

  •   ‘북악(北岳)산장’ 여주인과 그 언저리들이 극력 반대·방해해서 「연석회의」가 성사되지 않더라도, 이 ‘최고 돈엄(豚嚴)’을 믿고 따르는 남녘의 ‘돈족(豚族) 주민(住民)’들을 규합할 수 있을 터이다. 그리고 그 ‘돈족’(豚族)을 중심으로 ‘북녘식 평화’[對北 屈從]를 원하는 여러 ‘주민’(住民)들이 남녘[대한민국]을 떠나거나 분리 독립하게 만들면 된다.
      물론 물리적인 이탈이나 독립정부 구성이야 당장은 어렵겠지만, 심정적 내지는 정신적으로
    확실한 대량 탈퇴는 충분할듯도 하다. ‘무수단’ 보다 엄청 효과가 클 것 같다.
    적절한 시기에 묘수가 나왔다. 정찰총국장 영철이에게 스위스제 시계나 하나 줘야겠다.

      이 정도 했으니, 느긋하게 기다려 보자.
    “연석회의를 준비하기 위한 ‘전민족 공동준비위원회’를 꾸리는 게 급선무”라고 공갈도 쳐놓았겠다...   핵탄두도, 무수단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도 다 준비된 상태니 시간은 우리 편 아이가.
      잠시 깝깝했던 머리와 가슴이 씨원해진다.
    야, 날래 씨가[양담배] 하나 불 땡겨 오라우!

    <더   끼>

      참고적으로, 이 나라 국민(國民) 또는 궁민(窮民)이 아닌, ‘주민’(住民:일정한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아래와 같은 부류들이 있다. 혹시 필자가 나열한 부류 외에 추가가 필요하면, 댓글로 알려주시기 바란다.

      ① ‘1948년 8월 15일 건국된, 이승만이 건국 대통령인 대한민국’이 진절머리 나게 싫다.
      ② 평소 북녘의 ‘백도혈통’(百盜血統)을 숭모(崇慕)해 왔다.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으나, ‘최고 돈엄(豚嚴)’과 영혼의 2인3각(二人三脚)을 맺고 있다고 자부한다.
      ③ 학창시절에 ‘백도혈통’(百盜血統)의 ‘주체철학’(主體哲學)을 기준으로 시대와 나라를 해석·고민했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단 시치미를 떼고 있다.
      ④ 모든 자유민주적 권리를 누리고 있지만, 이 나라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독재국가라는 신념을 바꾸지 않는다.
      ⑤ 자신이 갖고 있는 끼와 열정은 이 나라를 냉소하고 폄하하는데 사용되어야만 ‘의식있는 지식인’ 축에 낄 수 있다고 믿는다.
      ⑥ 가진 것은 남 부럽지 않지만,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소신을 유지한다. 단, 나의 재산은 털끝만치도 건드려서는 안 된다.
      ⑦ 기타... 세상이 어떻게 바뀐들 지금보다야 못하겠냐는 벅찬 희망(?)을 갖고 산다. 등등
      ⑧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현 시점에서 북녘에 가서 살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억지로 떼밀어도 가지 않겠다고 버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