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노조, “박 시장 편향된 노동정책 알리기 위해 전단 제작”
  • ▲ 서울지하철 1-4호선 차량 내부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편향된 노동정책을 비판하는 반 박원순 스티커가 붙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 서울지하철 1-4호선 차량 내부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편향된 노동정책을 비판하는 반 박원순 스티커가 붙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박원순 시정(市政)! 내 편은 OK, 네 편은 NO, 내 편은 관대, 네 편은 차별’


    서울지하철 1~4호선 차량 내부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편향된 노동정책을 비판하는 반 박원순 스티커가 붙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스티커를 살펴보면 이것을 부착한 곳이 한국노총 산하 서울메트로노동조합이란 사실을 알 수 있어, 노조가  친노조 성향의 박원순 시장을 작심하고 공개 비판하고 나선 이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박원순 시장의 노동정책을 비판하는 ‘안티 박원순 스티커’는 지난 9일부터 서울지하철 전동차량 출입문 등에 붙기 시작했다.

    서울메트로노조는 지난해 12월 26일, 30일일에 이어 이달 9일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2만3천여장의 박 시장 비판 스티커를 제작, 배포했다고 밝혔다.

    서울메트로노조가 제작한 스티커의 내용을 보면, 박원순 시장에 대한 노조원들의 ‘배신감’과, ‘민주노총’ 산하 노조만을 챙기는 박 시장의 ‘편가르기’ 행태에 대한 강한 반감이 묻어난다.

    스티커의 내용을 옮기면 이렇다.


  • ▲ 서울지하철 1-4호선 차량 내부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편향된 노동정책을 비판하는 반 박원순 스티커가 붙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 서울지하철 1-4호선 차량 내부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편향된 노동정책을 비판하는 반 박원순 스티커가 붙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박원순 시장님, 대권 꿈에 사로잡혀 있습니까?
    소통하는 세상, 노동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드시겠다면서요?

    구호와 언론플레이만 하지 마시고, 차별이 난무하는 서울시 노동정책부터 바로잡으시기 바랍니다.

    대법원 판결로 해고된 노동자도 법을 초월해 복직시켜 주신 시장님이 왜 메트로노조 교섭권에 대해선 지난 2년간 모르쇠로 일관하십니까?

    시장님 편 가르기 하지 마십시오. 대구지검 검사 출신답게 공정하게 해 주세요.
    모두 서울시민들입니다”

    - 서울메트로노조가 서울지하철 전동차량 출입문 등에 부착한 박원순 시장 비판 스티커


    그러면서 서울메트로노조는 위의 내용보다 큰 글씨체로 ‘박원순 시정(市政)! 내 편은 OK, 네 편은 NO, 내 편은 관대, 네 편은 차별’ 이란 문구를 스티커 상단에 인쇄했다.

    무엇보다 스티커 내용 가운데 ‘대법원 판결로 해고된 노동자도 법을 초월해 복직시켜 주신 시장님’이란 문구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문구는, 검사 출신이자 인권변호사를 자처한 박원순 시장이 대법원 판결까지 무시하면서 노조인사를 ‘특혜 복직’시킨 사실을 폭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원순 시장이 대법원 판결까지 무시하면서, 복직시킨 당사자는 박정규 서울지하철노조위원장이다.

    지하철 파업을 주도하는 등 강성노조활동을 이어 온 박정규 위원장은 지난 1994년, 전국 지하철노조 연대 파업을 계기로 해고됐다가 3년 후인 1997년 한 차례 복직됐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1999년 다시 파업을 주도하다가 해고됐으며, 2012년 복직할 때까지 13년간 서울메트로를 떠나 있었다.

    이 기간 동안 박 위원장은 사측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은 2001년 서울메트로의 해고처분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이듬해인 2012년 6월 ‘경력직’으로 서울메트로에 복직했다.

    당시 박 위원장의 복직은 대법원 판례를 사실상 무력화한 위법한 결정이란 비판이 서울시 안팎에서 나왔으나,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박 위원장의 복직을 밀어붙였다.

    박 위원장의 복직은 친노조 성향의 박원순 시장이 없었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점에서, 박 시장의 노동관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 가운데 하나다.

    박원순 시장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복직한 박 위원장은 2013년 2월 ‘민주노총 산하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에 선출됐다.

    이런 사실에 대해 서울메트로노조 관계자는 “노조원의 복직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박원순 시장이 자신의 선거에 도움을 준 박정규 서울지하철노조위원장은 법을 초월해 복직시켜 주면서, 우리의 교섭권 요구를 2년 넘게 무시하는 처사는 공평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교섭권 부여를 거부하면서, 서울메트로노조를 고사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국노총 산하인 서울메트로노조는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제2노조로, 제1노조인 민노총 산하 서울지하철노조에 비해 조원합수가 적다.서울메트로노조 조합원 수는 한때 4천명 선까지 늘어났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 수가 줄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메트로는, “박원순 시장이 교섭권을 부여하지 않으면서, 조합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원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교섭권이 없다 보니, 노조의 힘과 규모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서울메트로노조는 시청역 지하에 천막을 설치하고 교섭권 부여를 요구하는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메트로노조 관계자는 “박 시장이 끝내 우리를 외면할 경우, 농성천막을 지상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