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지도부 "구체적인 내용 언급하는 것은 타결에 도움 안 된다" 입 닫아
  • ▲ 29일 오후 3자 회동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전명선 위원장,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촬영에 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 29일 오후 3자 회동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전명선 위원장,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촬영에 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학 숙제를 개학 전날까지 미루는 심리일까.

    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29일 국회로 유가족 대표까지 불러들여 하루 종일 협상을 진행했지만
    [내일 계속]을 선언했다.

    30일은 국회 본회의가 소집되기로 한 날이라,
    결국 국회 정상화 여부는 본회의 당일까지 알 수 없게 됐다.

    이완구·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시간 20여 분에 걸친 협상 끝에
    전명선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장을 불러들여 오후에 3자 회동을 갖기로 했다.

    〈 관련 기사 : 與野, 유가족과 3자 회동...만나서 무슨 얘기할까 〉

    3자 회동은 오후 3시 30분부터 시작돼 6시 30분을 넘어서야 끝났다.
    3시간 넘게 협상이 진행됐지만 [결론]은 없었다.

    도중에 협상이 열린 국회 운영위원장실 문 밖으로 고성이 들리기도 했지만,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모종의 [협상안]이 마련됐다는 기류는 읽힌다.


  • ▲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전명선 위원장(왼쪽부터)이 29일 오후 3자 회동을 하기 위해 국회 운영위원장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전명선 위원장(왼쪽부터)이 29일 오후 3자 회동을 하기 위해 국회 운영위원장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협상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것을 밝힐 수 없다며
    약속이나 한듯 입을 다물고 있지만,
    국회를 나선 전명선 가족대책위원장은 바로 안산으로 돌아가
    유가족 총회를 열 예정이다.

    유가족 총회는 그간 가족대책위 신임 집행부가 야당과 공감대를 이루고 있던 사항을
    유가족 전체와 공유하는 장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무언가 단일한 협상안이 마련됐기 때문에
    유가족의 총의를 모으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여야 원내대표와 가족대책위원장은
    30일 오전 9시에 다시 3자 회동을 재개하기로 일정도 정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협상의 호흡이 빨라졌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오전 중에 진행될 협상의 전개에 따라
    당일 오후에 열릴 본회의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모두 30일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 개최를 예고했다.

    문제는 이 단계에 이르기까지 발걸음이 너무 더뎠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세월호 피로감]이 극에 이르기 전에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해 국회를 정상화하는 모습을 기대한 것은 과욕이었을까.

    '오늘이야말로'라는 생각으로 민생 경제 법안 처리를 바라며
    3자 회동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운 국민들이 보기에는
    '내일 다시'라는 협상 결과는
    "내일 이 시간에 계속"이란 지루한 막장 드라마의 엔딩 크레딧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는 지적이다.

    다음은 협상장을 나선 여야 원내대표 및 지도부와의 일문일답이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 ▲ 29일 저녁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3자 회동이 열린 국회 운영위원장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29일 저녁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3자 회동이 열린 국회 운영위원장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명선 위원장, 박영선 원내대표와 함께 3자 회동을 통해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내일도 대화가 필요할 것 같다. 오늘 대화를 토대로 유가족 대표단은 총회를 통해 총의를 모으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일 대화를 다시 하기로 했다."

    - 야당이 어떤 제안을 해왔나.

    "야당의 협상안에 대해서는 내가 말씀드릴 내용이 아니다."

    - 협상 도중에 고성이 들렸다.

    "고성? 내가 지른 것이 아니다. 난 못 들었다."

    - 야당과 유가족은 단일한 협상안을 제시했는가.

    "구체적인 안을 이야기하는 것은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 내일 본회의는 정상적으로 열리나.

    "본회의에 대해 이야기한 바 없다."

    - 내일 본회의가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는데 협상은 언제 하나.

    "아침부터 한다. 어느 때고 유가족의 총의만 모인다면 재개할 것이다."

    - 그러면 오늘 다시 모일 수도 있나.

    "오늘은 다시 모이지 않는다. 집에 들어가셔도 좋다."

    - 야당의 협상안은 여당이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인가.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 협상안이 마련됐다 해도 여당도 이를 수용하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나.

    "물론이다. 우리도 당내 검토를 거친 뒤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

    - 합의가 된다면 의원총회 추인이 가능하다고 보시는가.

    "그건 너무 앞서가는 이야기가 아니냐."

    - 협상이 유익했다고 보시는가.

    "물론이다. 대화는 항상 유익하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 전명선 위원장이 유가족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지 문제를 제기했다고 들었다.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가. 큰일날 소리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 ▲ 29일 저녁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3자 회동이 열린 국회 운영위원장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29일 저녁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3자 회동이 열린 국회 운영위원장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어떤 협상안을 여당에 제시했는가.

    "내가 밝히는 건 정치 도의가 아니다. 여러분들도 기다려줄 것은 기다려주셔야 한다."

    - 야당과 유가족이 공감대를 이뤘다고 들었는데 다시 가족 총회가 열리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그건 (공감대를 이뤘던 것은) 사실이다. 유가족 총회는 가족대책위 집행부와 야당이 공감대를 이룬 내용을 가족 전체와 공유하는 장이 될 것으로 안다."

    - 회의장을 나선 게 늦어진 건 어떤 이유인가.

    "3자 회동을 하다가 마지막에 전명선 위원장이 변호사의 의견을 들었다. 이 때는 나와 이완구 원내대표는 빠져 있었기 때문에 어떤 의견인지는 잘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