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유가족 대표 말씀 정중히 듣겠다. 좋은 말씀 하실 것으로 기대"박영선 "유가족 이미 입장 변화 있어... 오전 회담에서 그 점 말씀드렸다"
  • ▲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전명선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장과 함께 3자 회동을 갖기로 합의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 박영선 원내대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이장우 원내대변인. ⓒ연합뉴스
    ▲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전명선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장과 함께 3자 회동을 갖기로 합의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 박영선 원내대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이장우 원내대변인. ⓒ연합뉴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3시부터 전명선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장과 함께
    3자 회동을 갖기로 합의했다.

    유가족이 이해할 수 있는 합의안이 마련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국회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말 내내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며 날선 공방을 벌였던 것과는 달리,
    29일 양당의 자세는 현격히 누그러졌다.

    9월 정기국회가 개회했지만 한 달 내내 공전 상태가 계속돼
    국민적인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재소집한 30일 본회의는 정상적으로 개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여야 모두에 작용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29일 제4차 비상대책위원 회의. ⓒ연합뉴스
    ▲ 새정치민주연합 29일 제4차 비상대책위원 회의.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오전 열린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비대위원 전원이 한목소리로 여야 협상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어느 한 쪽만으로 국회를 정상화할 수 없다.

    오늘 즉시 대표 회담에 응해줄 것을
    새누리당에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의회주의를 복원할 역량을 보여달라.

    정치를 이대로 실종시킬 것인지, 복원할 것인지
    집권여당의 김무성 대표가 통큰 결단을 보여달라."

       - 정세균 비상대책위원


    "옛말에 임을 보아야 뽕을 딴다고 했다.

    임을 만나야 뽕을 따든지 헤어지든지 할 것이 아닌가.
    국회에서 풀어야 한다."

       - 박지원 비상대책위원


    "이완구 원내대표는 어디에 계시느냐.

    빨리 나와달라. 협상해야 한다.
    기다리겠다. 어서 돌아오시라."

       - 인재근 비상대책위원


    새누리당에 대화 재개의 명분을 세워주기 위해서인지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 관련해 진전된 방안이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도 잇따랐다.

    그간 새누리당은 야당이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 관련해
    지난달 19일에 있었던 여야 원내대표 2차 합의안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할 것과
    통일된 협상안을 당론으로 마련할 것을 요청해 왔었다.

    "8·19 여야 원내대표 2차 합의안을 토대로
    유가족을 안심시킬 수 있는 복안을 마련했다.
    복안은 그동안 새누리당이 주장한 법의 테두리 내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협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박영선 원내대표

    "30일 본회의의 정상적인 개의를 위해
    양당 대표가 세월호 특별법에 관해
    각각 진전된 방안을 가지고 마주앉자.
    우리 당은 새누리당도 수긍할만한, 그런 방안을 가지고 있다."

    -    문재인 비상대책위원


    이에 대해 주말 동안
    "30일 본회의에서 민생 법안을 처리할 때까지 일체의 협상은 없다"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던 새누리당도 표정을 바꿨다.


  • ▲ 새누리당 2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연합뉴스
    ▲ 새누리당 2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연합뉴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화 재개 요청에 화답할 뜻을 밝혔다.

    다만, 야당이 요구해 온 대표 회담보다는
    원내대표 회담에서 이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의중을 보였다.

    이는 세월호 특별법이 원칙적으로 입법 문제이기 때문에,
    원내에서 풀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대표는 어려우니까 입장을 이해하지만
    원내대표가 안 만날 이유가 없다.
    산적한 문제를 감안해서라도 이완구 원내대표가 어렵지만
    한 번 더 인내하고 만나서 내일 원만한 국회가 이뤄지도록 해달라."

       - 서청원 최고위원


    "김무성 대표도 오늘 양당 원내대표 간에

    소득이 있든 없든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서청원 선배님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오늘 이유 없이 만나겠다."

       - 이완구 원내대표


    여야 대화 재개의 분위기를 보다 부드럽게 하기 위해
    새누리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장우 원내부대표를 불러
    "국회의장 사퇴촉구결의안 제출을 보류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김무성 대표는 문희상 위원장이 제안한 대표 회담을 완곡히 거절하는 대신,
    전날 새누리당 대변인 브리핑 중 일부 강경한 내용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함으로써
    원활한 대화 재개의 물꼬를 트는 지원 사격을 하기도 했다.

    "어제 문희상 위원장께서 당 대표 간에 긴급 대표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
    내가 적반하장이라고 말한 것처럼 일부 보도가 된 것을 봤다.
    나는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
    문희상 위원장께서 맺힌 정국을 풀기 위한 노력으로 하신 기자회견에 대해
    우리 당 대변인이 다소 과한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

    - 김무성 대표최고위원


    이후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오전 10시 20분부터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실에서
    배석자 없이 1시간 20여분간 비공개 회담을 진행했다.

  • ▲ 29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실에서 비공개 회담을 마치고 나온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연합뉴스
    ▲ 29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실에서 비공개 회담을 마치고 나온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연합뉴스


    회담 결과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전명선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장이 참석하는 가운데
    3자 회동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부터 열기로 예정돼 있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는
    3자 회동 종료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9일 마련된 여야 원내대표 2차 합의안은
    유가족 총회에서 부결됐다는 소식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에서 추인되지 못한 바 있다.

    같은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여-야-유가족 3자 회동을 통해 합의안을 발표하는 방식을
    취하려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취재진에
    "좋은 신호"라고 귀띔했다.

    정국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5개월째 표류 상태에 있던 국회가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는
    29일 오후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