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북한과 4강 맞대결…역대 전적 無勝
  • ▲ 지소연 선수.ⓒ정재훈 기자
    ▲ 지소연 선수.ⓒ정재훈 기자

    대한민국이 26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8강전에서 대만을 상대로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대한민국은 90분간 일방적으로 공을 소유했지만 수비로만 일관한 대만에 대승을 거두지 못하고 1대0으로 승리했다. 

    4강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아쉬움이 드러났다. 전반 45분 대만은 2명의 공격수를 제외하고 전원이 수비에 나섰다. 

    골키퍼 한 발 앞까지 내려온 대만의 최종 수비 라인을 예상한 듯 대한민국의 윤덕여 감독(53)은 힘이 좋은 정설빈(24·현대제철)을 공격수로 기용했다. 정설빈이 상대 페널티 공간 안에서 경합을 통해 공 소유를 유지한 뒤 후방의 공격수 지소연(23·첼시 레이디스)에게 강력한 슈팅 기회를 연결한다는 전술이었다. 

    하지만 전반 내내 대한민국의 공격은 정설빈과 지소연의 발끝에서 나오지 않았다. 8명이 넘는 수비수를 분산시키기 위한 미드필더들의 공 소유가 짧았다. 

    이영주(22·부산상무)가 중앙에서 공을 배분했다. 이영주는 공격수에게 전진 패스를 하는데 열중했고 중원에 다른 선수들과 짧은 패스를 통해 대만의 수비를 분산시키는 일에는 소홀했다. 

    후반에는 대만의 수비가 10명 전원으로 변했다. 무승부 작전으로 나온 대만은 전반 내내 득점을 올리지 못한 대한민국을 상대로 자신감도 상승한 듯 보였다. 

    윤덕여 감독은 전반 6분 지친 중앙 미드필더 이소담(20·울산과학대)을 빼고 조소현(26·현대제철)을 투입했다. 그리고 69분 미드필더 이영주를 빼고 공격수 유영아(26·현대제철)를 투입했다. 상대 수비를 끌어 올리기 위한 전술보다는 공격수 보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술이었다. 

    윤덕여 감독이 선수교체를 통해 전술 변화를 시도하자 대만의 나기라 마사유키 감독(56·일본)도 후반 70분, 공격수 래리친(26·LAI Li Chin)을 빼고 미드필더 탄원린(25·TAN Wen Lin)을 투입하면서 수비로 끝까지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 ▲ 전가을 선수.ⓒ정재훈 기자
    ▲ 전가을 선수.ⓒ정재훈 기자


    0-0으로 답답하게 흘러가던 경기에 첫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전가을(26·현대제철)이었다. 후반 73분 오른쪽 측면에서 김혜리(24·현대제철)가 높게 올린 크로스 패스를 후반 투입된 유영아가 헤딩으로 전가을에게 연결했고 전가을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성공시켜 73분간 이어진 '골가뭄'에 물을 끼얹었다. 

    후반 막판 대만은 수비 축구에서 공격 축구로 전환했지만 결국 동점골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경기 후가진 기자회견에서 나기라 마사유키 감독은 "오늘 선수들에게 주문 한 것은 수비였다"며 "끝가지 포기하지 않고 대량 실점을 하지 않았던 점에서 고맙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대만을 꺾고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4강에 올랐다. 오는 29일 대한민국은 북한과 대결을 펼친다.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을 4번 만나 단 한번도 이기지 못하고 모두 패했다. 

    윤덕여 감독은 북한과의 대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윤덕여 감독은 "오늘 대만 전에서 경미한 부상이 있던 선수들에게 휴식을 줬다"며 "북한전을 대비해 선수들을 아껴두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