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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 49명 전원은 국가유공자 되었다.
인터넷 좀 봐라.
아가야.”
지난 8월 24일,
이른바 [유민아빠]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김영오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김영오 씨는 세월호 희생자 중 단원고 학생 유가족이다.김씨가,
단원고 희생 학생과 [천안함 전사자 46명]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한 이 글에는
하루 사이에 1,0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이 “무슨 소리냐”는 비판이었다.십분 양보해 세월호 희생자 가운데 [단원고 학생]에게만 특별한 대우를 해줘
[천안함 전사자] 수준의 대우를 해준다 치자.김 씨는 과연 반발을 하지 않을까.
아마 지금보다 더 심하게 반발할 것이다.김영오 씨 부러워하는 천안함 폭침 전사자 유가족 보상 수준
천안함 폭침 전사자 가족들의 경우,
장교와 부사관 가족은,
3억 원 내외의 일시 보상금과 120만 원 가량의 보훈 연금을 받았다.
사병 유가족들은,
일시 보상금 2억 원과 매달 94만 8,000원 가량의 보훈 연금을 받았다.381억 원 가량이 모인 국민성금 가운데
<천안함 재단>을 조성하는 데 사용한 137억 원을 제외한 돈으로
전사자 1인 당 5억 원의 성금을 유족들에게 추가로 지급했다.천안함 전사자 유가족은,
법률에 따라 [전몰군경 유가족]으로 지정돼,
매월 평균 116만 3,000원(60세 미만 부모 또는 배우자)의 보훈 연금을 받고 있다.천안함 전사자 유가족들은 또한,
저소득자인 경우에 한해 [생활조정수당]을 받는다.
배우자와 자녀들의 중-고교-대학교 수업료가 면제되며,
일정 금액의 학습보조비도 지급받는다.유족 가운데 부모-배우자와 35세 이하 자녀 3명까지 취업을 지원해 준다.
또한 취업 시험 시,
가산점을 주고 직업훈련도 도와준다.의료 지원도 해주지만,
보훈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만 요금의 60%를 감면해 준다.
위탁 병원에서는 75세 이상의 건강보험 가입자 중 유가족 1명만 비용 일부를 보전해 준다.농업용 토지 구입비,
사업자금,
주택구입 및 임차할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도 있다.
아파트도 우선분양 받을 수 있다.전사자의 부모가 자식을 잃고 의탁할 곳이 없으면 양로 보호를 해준다.
전사자의 배우자와 부모가 보훈요양원을 이용하면,
보험 급여비용의 60%를 감면해 준다.장기요양급여 지원은 저소득층임을 증명해야만 40~60%를 지원해 준다.
이 밖에,
고궁 등 공공시설 무료 이용,
개인택시 면허발급 우선권,
가족관계증명원 등 공공 증명서 발급비용 면제,
이동전화요금 할인,
국내 항공요금 최대 30% 할인 등의 [혜택]이라는 게 있지만,
[가족의 죽음]을 대신할 만큼 [대단한 혜택]은 아니다. -
김 씨는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이런 대우가 필요하다는 건가?
[최전방에서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다 기습공격을 받고 전사한 군인]과
[수학여행 가다 선박회사의 잘못으로 숨진 학생]이 같다고?세월호 희생자 가운데에서도,
[수학여행가다 사고를 당한] 단원고 학생들을
[임무수행 중 전사자]로 대우해 달라는 건 말도 안 된다.“세월호 희생자 의사자 지정하라”는 새민련,
그럼 6.25전쟁, 월남전 참전유공자는?
김영오 씨만큼이나 [황당한 주장]을 하는 세력이 있다.
바로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민련)이다.새민련 전해철-부좌현 의원이 공동 발의하고,
새민련 의원 124명이 서명한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피해자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안>에는
“정부는 희생자 전원을 [세월호 의사자]로 인정하여 예우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의사자(義死者)란,
“자신의 본래 업무 외의 행위로,
타인의 생명, 신체 또는 재산의 급박한 위해를 구제하다가 사망한 사람”을 의미한다.[남을 위해 희생]한 의사자들을 기리기 위해,
정부는 <의사상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유족들에게 보상 등을 한다.
보통 의사자로 지정되면,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기본연금월액의 240배에 달하는 [보상금]을 받는다. -
단원고 학생들이 [
[타인을 위해 의(義)로운 일]을 얼마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우리 사회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의(義)로운 일]을 했던
6.25전쟁,
베트남전 참전 유공자들이 어떤 [혜택]을 받고 있는지 떠올려 보면,
새민련은 이 같은 주장을 하지 못할 것이다.현재 6.25전쟁 참전 유공자와 베트남전 참전 유공자는 동일한 처우를 받고 있다.
유공자 지정이 돼도 보상금은 없다.만 65세가 지나면,
매월 15일 [명예수당] 17만 원을 계좌로 입금해주는 게 전부다.이 밖에 참전 유공자 본인이 보훈병원을 이용할 때,
본인 부담액 60% 감면,
만 75세가 넘어서 위탁병원으로 가면,
본인 부담액 60% 감면,
[무주택자 아파트 특별 지원]이라고 돼 있는 [임대주택 알선],
사망 시 국립묘지 안장 및 화장시설 이용료 감면,
또는 장례보조비 20만 원 지급 정도가 [국가에서 주는 혜택]이다.국내 항공료 최대 30% 할인,
가족관계증명원 등 공공 증명서 발급 수수료 면제도 있지만,
무시할 만한 수준이다.참전 유공자들은,
노인요양시설이나 노후복지서비스를 받으려 해도
저소득층이거나 생계곤란자,
65세 이상의 독거노인 또는 부부만 있는 사람들만
[혜택]이라는 것을 받을 수 있다.그나마 보훈요양원에 가야,
본인 부담금 60%를 감면 받는다. -
새민련 측은 참전 유공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에는 별 관심이 없다.
어쩌면 참전 유공자들은 [의로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일지도 모른다.반면 새민련은 지금도,
세월호의 단원고 희생 학생 유가족만의 대리인을 자처하며
<세월호 특별법안>에 대한 합의를 하지 않고 있다.김영오, ‘천안함 유가족’ 비교할 자신 있나?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8월 24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과
천안함 전사자를 동일시하며 올린 글을 보면서
[천안함 폭침] 당시 상황이 떠올랐다.천안함 폭침 이후 해군과 정부는 실종자를 찾느라 고생했다.
구조 및 수색 작전 중 故한주호 준위가 희생되자
전사자 유가족들은 이구동성으로 “수색작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더 이상의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
반면 세월호 사고는 어떤가?
지금까지 130일이 넘게,
그것도 국내에서 가장 위험한 바다 속에서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까지 2명의 민간 잠수사가 무리한 수색작업으로 숨지고,
89명이 잠수병-골절 등으로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현재 여야를 만나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부터 통과시키라는
[일반인 유가족]들은 “수색작업으로 더 이상 희생자가 나오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며
수색작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김영오 씨는 이에 대해 별 다른 말이 없었다. -
천안함 전사자 유가족들은
보상금과 성금을 받은 뒤 그 가운데 상당액을
“어려운 사람을 돕는 데 써 달라”거나
“우리 아이를 위해 장학금으로 쓰겠다”며 사회에 환원했다.특히 故정범구 병장의 모친 심복섭 씨는
성금 가운데 1억 원을 아들의 모교인 강원대에 “장학금으로 써달라”고 기탁했고,
故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씨도 1억 원을 “아들을 위해 써 달라”고 기탁,
해군은 이 돈으로 <3.26 기관총>을 구입해 각 함정에 배치하기도 했다.천안함 전사자 유가족들은,
이후로도 전사한 가족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천안함 생존자들을 [새로운 가족]으로 대우하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있다.[대통령 욕설 동영상]에서 드러난 김영오 씨가
[천안함 전사자 유가족]을 자신과 비교했다가
수백여 개의 비난 댓글을 받게 된 것은 이런 이유들 때문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