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갑원, 지도부 집중지원-세월호 참사-정권 심판 정면 내세워이정현, 선거 초반부터 자전거유세-인물 위주 공명선거 강조


  • 야당의 텃밭인 전남 순천·곡성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이변(異變)을 연출할 수 있을지 7·30 재보궐선거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선거 초반부터 예상 밖의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이정현 후보가 승리를 하게 된다면, 이 후보는 1987년 민주화 이후 광주·전남 지역에 보수우파의 첫 깃발을 세우는 역사적인 주인공이 된다.

    그런 이유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순천·곡성의 결과가 이번 선거의 전체 승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초 이 지역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정현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로, 노무현 정부 비서관 출신이자 친노(親盧친노무현) 핵심인 서갑원 전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나서 '왕의 남자'의 대결로 관심이 집중된 곳이다.

    또한 통진당 이성수 후보가 '국회 최루탄 투척 사건'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김선동 전 의원의 후임으로 나서 더욱 관심이 쏠렸다.  

  • ▲ 7·30 순천·곡성 보궐선거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27일 순천에 내려온 안철수 대표가 서 후보와 함께 순천 아랫장 등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연합뉴스
    ▲ 7·30 순천·곡성 보궐선거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27일 순천에 내려온 안철수 대표가 서 후보와 함께 순천 아랫장 등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연합뉴스


    새정치연합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서갑원 후보의 열세가 드러나자 최근까지 중진 의원들을 대거 투입하는 등 당의 화력을 순천·곡성에 집중했다. '텃밭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정현 후보의 기세가 대단한 셈이다. 

    이정현 후보는 선거 초반부터 필마단기(匹馬單騎)의 기세로 당 차원의 지원보다는 자신만의 조용한 선거를 고수했다. 

    특히 이 후보는 자전거로 지역 곳곳을 누비며 지역민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호남과 순천·곡성 발전을 위해 '예산 폭판'을 퍼붓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또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인물 위주의 공정한 치르겠다"며 상대방 비방, 흑색선전 없는 깨끗한 선거운동을 펼쳐 관심을 끌었다.  

    반면 지도부 화력을 등에 업은 서갑원 후보는 세월호 참사와 쌀시장 개방 등을 계기로 박근혜 정부를 투표로 심판하자고 주장하며 전통적 야권 지지층 호소에 집중했다. 

    서갑원 후보는 또 "세월호 참사로 그 많은 고귀한 생명을 구하지 못한 부도덕하고 무능하고 무책임한 박근혜 정권, 이번 선거를 통해서 반드시 심판하고 정권 찾아와야 한다"며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막판까지 예측할 수 없는 혼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정현 후보 측은 투표율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대 투표율이 35% 미만일 경우 야당 후보에 유리하지만, 45%를 넘으면 여당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역대 재보선 최종 투표율이 30%대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투표율 40%'가 순천·곡성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최종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불꽃 튀는 각축전에서, 과연 서갑원 후보가 '야당의 텃밭'을 지킬 수 있을지, 이정현 후보가 '여당의 불모지’인 호남에 새 깃발을 꽂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