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 ‘망명설’ 이상호 ‘인터뷰’ 운운했지만··· 이용마, 단번에 “아닌데?”
  • ▲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 ⓒ연합뉴스
    ▲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 ⓒ연합뉴스

    문재인 후보 진영의 ‘막판 선동 작전’이 펼쳐지고 있다.

    결과는?
    또 다시 허위사실로 드러났다.
    매번 악순환의 반복이다.

    대선을 하루 앞둔 18일 <MBC>에서 소외된 이상호 기자는 “MBC가 김정일의 아들이자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과 인터뷰를 내보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새벽 이상호 기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긴급> MBC 김재철, 김정남 단독인터뷰 비밀리 진행, 선거 전날 보도 예정설.. 타부서 시용기자로 구성된 비선 취재팀 어제, 오늘 양일간 인터뷰 완료 했다함.. 나꼼수 예언 현실화 우려.. 오전 중 사측 취재해 go발뉴스 추가 보도 계획”


  • ▲ 출처: 이상호 트위터
    ▲ 출처: 이상호 트위터

    이상호 기자는 또 “김정남의 인터뷰는 시용기자로 구성된 비선 취재팀에 의해 이뤄졌으며 MBC 보도국 기자들은 시용기자들의 보도 강행을 막기 위해 불침번을 서고 있다”고 했다.

    앞서 ‘나꼼수’는 “선거 직전 김정남이 대한민국으로 망명을 한 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했다’고 증언함으로써 대선 정국을 뒤흔들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이상호 기자가 ‘나꼼수’의 선동을 거든 셈이다.

    하지만 이상호 기자의 주장은 곧바로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김재철 킬러’로 알려진 이용마 MBC 노동조합 홍보국장이 이상호 기자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용마 국장은 이상호 기자의 트위터 글이 SNS 상에서 확산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남 관련 소문은 확인이 안 된 것”이라고 못박았다.

  • ▲ 출처: 이용마 페이스북
    ▲ 출처: 이용마 페이스북

    “김정남 관련 소문은 확인이 안 된 겁니다.
    내일 9시 반 보도는 선관위원장의 통상적인 투표 독려방송으로 알고 있구요.”

    “시용기자들이 김정남 인터뷰했다는 얘기도 들은 바 없습니다.
    일단 지켜보심이 어떨지 싶네요.
    미리 이러는 게 무슨 도움이 될지.”

    “MBC 기자들은 김정남 기사 보도를 막기 위해 불침번 서지 않고 있습니다.
    설령 인터뷰 했다 한들 무슨 근거로 보도를 막습니까?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던데.”


    이상호 기자의 주장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용마 국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트위터 상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이 확산되고 있다.


  • ▲ 출처: 이용마 페이스북

    “이상호 기자 속보: MBC 김재철 김정남 인터뷰 진행. 내일 아침 9시30분 중대 발표 긴급편성 지시. (나꼼수 호외) 김정남 망명, 노무현 NLL포기 폭탄예언을 인터뷰 내용으로 바꿔 아침에 발표 하려는 재철이 꼼수. 무한RT” 


    이날 새벽 4시를 기준으로 ‘나꼼수 김정남’ 키워드는 몇시간 째 네이버 검색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근거 없는 소문에 흠뻑 빠져든 나꼼수 팬들과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을 향해 한 누리꾼은 “막바지에 멘붕해서 소설과 팩트를 구분하는 기능을 상실한 사람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사설이 있다.

    ‘미래 짊어질 젊은 세대부터 나꼼수 버려야’ (동아일보 12월17일자)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가 대통령선거 막바지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상대로 네거티브 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나꼼수’는 12월 들어 다섯 차례 방송을 하면서 ‘박근혜 굿판 의혹’ ‘박근혜 아이패드 사건의 전말’ 등을 다뤘다. 모두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된 내용들이다. 13일엔 ‘호외 11’이라는 방송을 통해 대선 막판에 터질지 모르는 여권의 ‘마지막 한방’을 들고 나왔다.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 기획 입국’ ‘박근혜 후보의 테러 자작극’ 등이다. 방송 중에 계속 추론을 제시하면서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젊은층이 솔깃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나꼼수’ 특유의 수법이다.

    ‘나꼼수’의 진행자 김용민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지역위원장은 올해 4월 총선 때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기독교 노인 여성 등을 비하하는 막말로 낙선했다. 그는 12일 트위터를 통해 ‘신천지’라는 종교단체가 20년 동안 박근혜 후보와 우호적 관계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직접적인 근거는 내놓지 않고 국민일보 등 신천지를 비판한 보도 내용을 인용했다. 그러나 국민일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새누리당과 신천지의 연관성을 언급한 보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나꼼수’의 재등장은 대선을 앞두고 박 후보를 흠집 내고 야권 내에서 자신들의 영향력과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꼼수’는 4월 총선 때에도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 공격에 적극 나섰다. 당시 ‘나꼼수’의 한 회당 다운로드 횟수는 600만 건에 이르렀다. 민주당은 젊은층에게 인기를 끄는 ‘나꼼수’의 눈치를 보면서 그들을 우호 세력으로 잡아두기 위한 ‘구애(求愛)’에 열심이었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총선을 앞두고 ‘나꼼수’에 출연하고 부산에서 나꼼수 멤버들과 같이 유세를 벌인 적도 있다.

    저질 막말의 토대 위에서 형성된 ‘나꼼수’ 열풍은 정상이 아니다. 꽉 막힌 미래에 대한 불안감, 비뚤어진 콘텐츠에 동조하는 일각의 정서가 뒤섞여 ‘나꼼수’라는 기형 매체가 만들어졌다. 거짓 ‘나꼼수’가 기승을 부리는 사회는 건강하지 않다. 한국사회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은 ‘나꼼수’를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