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두 아들 병역면제를 타산지석 삼아야...법률문제가 아니라 국민정서 문제"
  • <윤창중 칼럼세상> 

     박근혜가 ‘정수장학회’를 말하라!

     

  • 되받아 칠 타이밍이 바로 지금!

    정수장학회 문제가 제2의 인혁당 논쟁으로 번져가고 있다. 
    이대로 두면 또 박근혜는 천신만고 끝에 그나마 회생시키고 있는 지지도에 큰 상처를 입게된다. 

    민주당이 억지를 부린다? 왜 억지를 부리는지 그 배경을 따져봐야 한다. 

    정수장학회 문제야말로 제2의 인혁당 논쟁 차원을 훨씬 뛰어넘어 이회창 두 아들의 병역문제처럼 박근혜에게 치명타를 날릴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 

    이회창 두 아들의 병역문제를 반드시 되돌아보고 그야말로 타산지석(他山之石)을 삼아라! 

    이회창은 병역문제를 야당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자 “법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원칙론만 반복!  
    그러나 바로 이게 ‘인간(人間)의 정서’ 문제를 잘 모르고 있는 법률가적 인식! 

    이회창을 지지하던 유권자들도 “어떻게 아들 둘 모두 군대 가지 않았을까? 혹시 뺀 건 아냐?”하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했고, 이를 꿰뚫어 본 김대중·노무현이 민심에 대고 불을 질러 두 번이나 정권을 차지한 것! 

    심지어 '김대업'까지 동원해 병역문제를 물고늘어지며 날조·조작해댔지만 이회창은 계속 “법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소리만 되풀이하다가 정권 잡지 못한 것!

    나중에 김대업의 사기 행각이 법원에서 확인됐지만 정권은 이미 날아간 뒤! 날아간 뒤! 

    지금 박근혜가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응하는 접근 방식이 어쩜 그렇게 똑같은지.  
    이건 ‘국민 정서의 문제’이지 ‘법률의 문제’가 아니다. 

    박근혜는 “정수장학회 문제는 저도 관계가 없다. 야당이나 저나 법인(정수장학회)에 이래라 저래라 할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복하고 있다. 

    박근혜 입장에서는 ‘법률적’으로 정수장학회와 무관한 걸로 서류상 끝난 얘기인게 사실이지만 이른바 ‘국민 정서상’으로는 박근혜와 정수장학회가 무관하다고 말하는 것, 이것 또한 억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정치는 형식논리나 법률적으로 해석하는데 멈추는 사유(思惟) 체계의 모범생으로서는 하기 힘든 것! 

    인혁당 문제에 대한 박근혜의 언급도 그런 형식논리나 법률적 사유체계에서 나왔던 것!  
    이번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서도 똑같이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를 키우고 있는 것! 

    이회창이 두 아들의 병역문제에 대해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느니 없느니 따지지 말고 “어떻든 두 아들이 군대에 가지 않은 것에 대해선 백배 사죄한다.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께도 죄송하다”고 무릎이라도 덥석 꿇어버리고 사죄했다면 한방에 끝내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고도 남았다. 

    마찬가지로 박정희 정권 시절엔 박정희 사람들이, 그 후엔 박근혜 사람들이, 심지어 박근혜가 이사장까지 10년 지낸 정수장학회. 이젠 법률적으로, 또 서류상으로는 무관하다고 하겠지만 이 어찌 박근혜와 무관하다고 할 수 있겠나! 

    박근혜는 정수장학회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하는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명백히 밝히고 나면 그거야말로 자신과는 무관한 문제가 된다. 

    왜 입장도 못 밝히나!  박근혜는 특별기자회견이라도 빨리 열어, 

    첫째, 정수장학회의 이사장 최필립을 비롯한 현 이사진을 중립적이고 양심적 인물들, 심지어 야당이 추천하는 인물들까지 참여시켜 전면 교체하고→ 

    둘째, 정수장학회의 이름도 딴 걸로 확 바꿔버리고→ 

    셋째, 그래서 국가가 100%관리하는 장학재단으로 기부하는 게 ‘박근혜의 입장’이라고 밝히면 그걸로 끝! 

    ‘장물(臟物)’이라고 주장하는 부일장학회의 가족들에게 국가가 주든 말든 그것도 상관하지 않겠다, 이게 법률적으로는 무관하지만 국민 정서상으로는 무관할 수 없는 나의 입장!, 이라고 하면 그걸로 정수장학회 문제는 인혁당 발언 논쟁처럼 종결된다. 

    야당은 또 배가 아파 진정성이 없다고 물고 늘어지겠지만.  

    그게 발상의 전환! 

    그렇지 않고 박근혜는 계속 자신과는 무관하다고만 되풀이하니 박근혜의 원칙에 대해 공감하는 유권자들까지 “혹시 재산에 욕심 있기 때문에 저러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의심을 갖게 되는 것. 이회창 두 아들의 군대 문제와 똑같이. 

    이회창이 대쪽이라고는 하지만 자식 문제는 또 모르는 일?, 이라고 의심했던 것처럼. 

    정권은 법률이나 형식을 꼬장꼬장하게 따지는 ‘착한 사람 집단’이 차지하는 게 아니라 악당(惡黨)이 빼앗아 가는 것임을 ‘김대업’은 말해주고 있다. 

    정권을 잡지 못하면 정수장학회고 뭐고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진즉 깨끗이 정리해놓고 대선 출마했어야. 어구구!

    박근혜가 ‘정수장학회’를 말하라. 그 방법밖에 없다. 타이밍을 놓치지 말라. 

     



  •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 칼럼니스트/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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