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경제 타개하기 위한 과학기술 발전, 산림복구 역설한 뒤 ‘적화통일’ 강조
  • ▲ 2016년 병신년 신년사를 읽는 김정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6년 병신년 신년사를 읽는 김정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이 ‘병신년(丙申年)’ 신년사를 내놨다. 그런데 새해 벽두부터 적화통일을 외치며 한국을 위협했다. 2016년을 ‘조국통일의 해’로 만들겠다는 위협도 했다.

    北선전매체 ‘조선중앙TV’는 1일 오후 12시 30분부터 김정은의 신년사를 방송했다. 김정은은 2015년에 있었던 각종 행사와 사업들에 대한 치사, “조국통일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남녁의 겨레들과 해외동포들에 대한 인사”로 신년사를 시작했다.

    김정은의 ‘병신년 신년사’ 첫 부분은 2015년 사업에 대한 자화자찬, 그리고 경제발전을 위한 노력을 당부하는 말이었다. 과학기술 발전, 산업 발전, 산림복구 등에 매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병신년 신년사’에 포함됐다. 그 뒤부터는 남북 대결구도를 강조하며 ‘적화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외치기 시작했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공화국의 정치 군사적 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해야 한다”면서 인민군의 정치사상과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장황하게 주장했다. 주목할 부분은 그 뒤였다.

    김정은은 “조국통일은 가장 절박하고 사화적인 민족 최대의 과업”이라면서 “2015년 우리는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갈 것을 호소하고 그 실현을 위해 적극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그러나 조국통일과 북남관계개선을 바라지 않는 반통일 세력들이 전쟁책동에 광분하면서 교전 직전의 위험천만한 사태까지 몰아왔다”면서 2015년 8월의 목함지뢰 도발과 총격 도발이 한국 정부 탓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이어 “남조선 당국은 북남대화와 관계 개선의 흐름에 역행하여 우리의 체제 변화와 일방적인 제도 통일을 노골적으로 추구하며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을 격화시켰다”고 한국 정부를 비방했다.

    김정은은 “2016년에는 내외 반통일 세력의 도전을 짓부시고 자주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가자는 구호를 높이 들고 조국통일운동을 더욱 힘차게 벌려 나가야 한다”면서 “외세의 간섭을 배격하고 북남관계와 조국통일 문제를 민족의 지향과 요구에 맞게 자주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우리 민족을 분열시킨 것도 외세이며, 우리 조국의 통일을 가로 막고 있는 것도 다름 아닌 미국과 그 추종세력임에도 남조선 당국자들은 외세와 야합하여 동족을 반대하는 모략소동에 매달리면서 우리 민족 내부의 문제, 통일 문제를 외부에 들고 다니며 청탁하는 놀음을 벌여대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외세에 민족의 운명을 맡기고 민족의 이익을 팔아먹는 매국매족 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비방했다.

    이는 김정은이 그의 조부와 부친이 줄기차게 외쳤던 ‘적화통일전략’을 전혀 수정하지 않은 것은 물론 ‘재미종북세력’ 등을 통해 주장하는 미국과의 평화협정 제안 또한 ‘적화통일 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김정은은 “온 겨레는 반통일 세력의 사대매국적인 외세와의 공조책동을 반대하여 견결히 투쟁해야 한다”면서 한국과 해외에 있는 ‘종북 세력’들에 대한 ‘적화통일 노력’을 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김정은은 “미국과 남조선 호전광들은 해마다 공화국을 반대하는 대규모 핵전쟁 연습을 연이어 벌려놓으면서 조선반도 정세를 극도로 격화시키고 북남관계에 엄중한 장애를 조성하고 있다”면서 2015년 8월의 목함지뢰 도발과 총격 도발이 모두 한국 정부의 탓이라고 떠들어댔다.

    김정은은 또한 “남조선 당국은 조국통일 3대 원칙과 북남 선언들을 비롯한 민족 공동의 합의들을 귀중히 여기고 그에 토대하여 북남 관계개선의 길을 열어 나가야 한다”면서 “진실로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마주앉아 민족문제, 통일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며 남북 대화를 당국 간 뿐만 아니라 ‘민간교류’를 통해서도 함으로써 한국 사회에 '남남갈등'을 불러일으키겠다는 뜻도 확실히 밝혔다.

    김정은은 신년사 말미에서 미국에 다시 한 번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는 한편 “북과 남, 해외의 전체 조선민족은 내외의 반통일 세력의 도전과 방해책동을 물리치고 우리민족끼리의 기치 밑에 이 땅 위에 존엄 높고 부강 번영하는 통일강국을 기어이 일떠세우고야 말 것”이라며 한국 내부와 해외에서 활동 중인 ‘종북세력’들에게 ‘통일운동’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김정은의 ‘병신년 신년사’는 북한이 현재 처한 상황을 보여주는 것과 함께 한국과 해외에서 활동하는 종북 세력을 적극 활용해 ‘적화통일’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