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틀막법' 비판 속 시행 첫날 위헌소송 제기"인터넷 사용자 주장만으론 현실적 침해 아냐"
  • ▲ 헌법재판소. ⓒ뉴데일리DB
    ▲ 헌법재판소. ⓒ뉴데일리DB
    이른바 '가짜뉴스법'으로 불리는 개정 정보통신망법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제기된 헌법소원이 본안 판단 없이 각하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전날 공원준 변호사가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2의2호를 상대로 낸 위헌확인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각하했다.

    각하는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본안 심리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헌재는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 사전심사에서 공 변호사의 청구가 기본권 침해의 현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봤다.

    헌재는 "청구인은 자신이 인터넷 사용자이므로 기본권을 제한받고 있다고 막연하게만 주장하고 있을 뿐"이라며 "기본권이 현재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침해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설령 기본권 침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고 보더라도 이는 잠재적인 것에 불과하다"며 "장래의 기본권 침해가 확실히 예상되는 경우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른 청구인이 같은 조항을 상대로 낸 헌법소원도 같은 이유로 각하됐다.

    해당 조항은 지난 7일부터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새로 담겼다.

    개정법은 온라인에서 혐오·차별 선동이나 증오심 조장으로 개인·집단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정보를 '불법정보'로 규정했다.

    이 같은 불법정보를 고의 또는 과실로 유통해 손해가 발생하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

    또 법원에서 불법정보로 확정된 내용을 반복적으로 유통할 경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법 시행 전부터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일각에서는 해당 법을 이른바 '입틀막법'이라고 부르며 반발했다.

    공 변호사는 법 시행 첫날 해당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명확성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공 변호사는 청구서에서 "수범자인 모든 국민은 사실상 심판대상조항에서 규정한 정보를 유통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며 "심판대상조항은 그 자체로 특정 정보의 유통을 금지해 일반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정 집단', '직접적인', '폭력', '증오심을 조장' 등 개념이 불명확해 어떠한 행위가 법률에 저촉되는지 유추할 수 없다"며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했다.

    다만 헌재가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고 사건을 각하하면서 해당 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