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헌법상 사법권 구조 존중" 판단공수처 수사권·불소추특권 쟁점엔 반발
  • ▲ 윤석열 전 대통령. ⓒ공동취재단
    ▲ 윤석열 전 대통령. ⓒ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 방해 등 혐의 사건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을 두고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확정판결을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는 이른바 재판소원은 현행 대한민국 헌법이 예정한 사법권 체계와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리인단은 "윤 전 대통령은 이번 대법원 판결에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적지 않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재판소원은 자신의 일관된 헌법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개별 사건의 유불리를 떠나 현행 헌법이 정한 사법권의 구조와 기관 간 권한 배분을 존중하는 것이 법치주의를 지키는 길이라는 원칙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 측은 대법원 판결에 대한 법리적 문제 제기는 이어갔다.

    대리인단은 "윤 전 대통령의 상고심은 공수처의 수사권 범위, 대통령의 불소추특권과 재임 중 강제수사의 한계, 군사상 비밀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의 적법성 등 헌정질서와 형사사법 체계의 중대한 쟁점을 포함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법원은 이를 전원합의체에 회부하지 않고 기존 대법원 판례의 입장과 배치되는 판단을 내렸다"며 "최고법원으로서 헌법과 법률의 해석 기준을 제시하고 판례의 통일성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할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했다.

    대리인단은 내부에서도 헌법적 판단을 다시 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윤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재판소원을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 9일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대통령경호처 소속 공무원들을 동원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다른 국무위원들의 심의권 행사를 방해하고, 비상계엄 해제 뒤 사후 선포문을 작성해 폐기한 혐의도 받았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화 기록 삭제를 지시하고, 외신에 "국회 출입을 막지 않았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담은 프레스가이드를 작성·전파한 혐의도 포함됐다.

    1심은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다만 국무회의 소집 통지를 받았지만 늦게 도착해 회의에 참여하지 못한 국무위원 2명에 대한 심의권 침해와 외신 허위 공보 관련 혐의 등은 무죄로 판단했다.

    항소심은 지난 4월 1심에서 무죄로 본 일부 혐의를 유죄로 뒤집고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다. 당시 대법원은 공수처의 내란죄 관련 수사권과 체포영장 집행의 적법성을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선고 직후 "충분한 심리 없이 종결돼 깊은 유감"이라며 재판소원 제기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