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이념 유물 … 韓 경제 회복, 정책 일관에 달려"국가채무 55% 육박 … 재정준칙·스펜딩 리뷰 도입해야청년 고용률 45.8% … 취업난 악화가 국가경쟁력 위협청년 "정년 연장·노란봉투법, 청년 일자리 파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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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선진화포럼 창립 20주년 기념 세미나 참석자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경제 : 과거를 딛고 미래를 보자'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좌장을 맡아 김동호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이어진 토론에는 김홍균 서강대 교수,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옥동석 인천대 교수, 권순형 지암선진화아카데미 사무총장, 이경한 지암청년포럼 의장이 나섰다. 한국선진화포럼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시대적 과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고자 각계 인사들과 함께 2005년 창립됐다. ⓒ정상윤 기자
"지난 정부가 만들어온 큰 발전의 흐름을 이재명 정부도 이어가고 온 국민이 함께해서 대한민국이 잠재 성장률을 높이고 다시 성장의 경로를 회복해 지속 성장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5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이사장 이봉서) 창립 20주년 기념세미나 '한국 경제: 과거를 딛고 미래를 보자'에서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성공이다. 정책 일관성이 핵심"이라며 이같이 호소했다.한국선진화포럼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한국 저성장의 원인으로 민간 활력 위축과 구조개혁 지연을 꼽으며 "정부는 규제의 제조자가 아니라 해체자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증세는 불가피하다. 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재산세 중 어디서 어떻게 올릴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재정·조세 체계의 재설계를 주문하는가 하면, 대기업·공공·네트워크 산업·전문가 영역 등에서 발생하는 지대(렌트) 추구를 정면으로 줄여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김동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과거에도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매우 달라졌다. 지금도 의사결정자의 결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국 경제가 직면한 위기 속에서 대통령의 전략적 결단을 촉구했다.김 논설위원은 특히 이승만 대통령의 성과로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일 국교 정상화에 따른 대일 청구권 추진을 꼽으며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일 청구권 자금과 원자력 발전은 이승만 정부가 추진해 박정희 정부에서 실행됐으며, 1988년 서울 올림픽도 전두환 정부가 유치해 노태우 정부에서 꽃을 피웠다. 2002년 한일 월드컵도 김영삼 정부가 유치해 김대중 정부에서 개최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노무현 정부가 추진해 이명박 정부에서 체결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는 "좌우 이념은 유물이 됐다. 인위적으로 진영을 나눌 때가 아니다.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함께 잘 사는 나라가 돼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를 향해 정권의 이념 성향을 넘은 정책의 일관성을 거듭 강조했다.김홍균 서강대 교수는 "2025년 IMD가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69개국 중 기업 여건 50위, 경영 효율성 55위, 노동시장 53위에 머물렀다"며 "이는 한국 기업이 글로벌 기준보다 현저히 열악한 경영 환경과 규제 환경에 갇혀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김 교수는 "2023년 국가채무비율(D1 기준)은 약 50.7%, 2024년에는 55.2%에 달했으며 IMF는 2025년 연말 54.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며 "재정지출 증가 속도가 조세수입 증가율이나 경제성장률을 지속적으로 상회한다면, 현재의 확장적 재정은 단기적 경기부양 효과를 넘어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에 대한 대안으로 그는 "장기적 국가 재정 운용의 규율과 신뢰성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재정준칙(Fiscal Rule) 도입, 정부 지출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재배치하는 스펜딩 리뷰(Spending Review) 및 지출상쇄원칙(PAYGO) 도입, 독립적 재정기관 신설·강화를 제언했다.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과거에는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었던 과거의 국민의식은 우리의 자산이라기보다는 부채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의 부정적 측면이 지배하고 있다"며 "국민인식이 바뀌어야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을 위한 변화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이어 "한국선진화포럼은 선진화를 이해하는 국민이어야 선진국의 주역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시민의식의 선진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이제 선진국이 아니라 선진 국민을 우리의 목표로 삼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옥동석 인천대 교수는 한국이 지금까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주체적 신념이 아닌 불가피한 선택으로 수동적으로 받아들여 왔다고 지적하며,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자율적·주체적 시민 의식 전환을 촉구했다.그는 한국 사회에 여전히 국가 유기체적 인식과 과도한 정부 의존이 남아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뿐 아니라 심지어 우리의 지식인 사회에서도 정부가 '전지전능하고 자애로운 실체'가 돼야 한다는 국가 유기체적 인식이 팽배하고 있다"며 이러한 태도가 공동체적 사회적 연대를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사회적 문제에 무관심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이날 행사에 참석한 청년들은 청년 세대가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일자리 부족'과 취업난을 꼽으며 이는 저출산·고령화 악화, 국가경쟁력 악화로 이어진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권순형 지암선진화아카데미 사무총장은 "청년층(15~29세)의 공식 실업률은 2025년 7월 현재 5.5%이지만 체감실업률은 무려 16.1%에 이른다. 청년 고용률은 단 45.8%로, 동일 기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이어 "청년들의 사회 진출이 늦어지면 결혼과 출산이 지연되고, 이는 저출산·고령화를 더욱 악화시킨다"며 "청년층의 자산 형성이 늦어지면서 세대 간 불평등과 갈등이 심화되고, 우울·불안 등 정신건강이 악화된다. 청년의 역동성과 창의성이 발휘될 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결국 국가 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권 사무총장은 "대규모 공채의 시대는 저물었다. 이제는 대학 재학 중 인턴십 기회를 대폭 늘려서 청년들이 졸업과 동시에 실무 경험과 경력을 갖춘 인재로 사회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공정성 강화, 미래 산업을 가로막는 규제 혁신 등을 청년 일자리 해법으로 제시했다.이경한 지암청년포럼 의장은 "청년의 입장에서 볼 때 오늘날 청년들이 겪는 문제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일자리 문제"라며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고 결국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이 의장은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구직단념' 청년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실제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음'으로 분류된 20대 청년은 42만 명에 달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그는 "어떤 청년이 쉬고 싶어서 쉬었겠는가"라며 청년 일자리 구조 악화의 심각성을 강조했다.그러면서 "'노란봉투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청년 일자리는 파괴되고, 더 많은 로봇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이미 직원 100명당 로봇 보급률이 세계 1위로, 청년 고용 악화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이어 "정부·여당은 '정년 연장'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는 귀족노조에만 이익이 되고 청년 고용은 줄어드는 조치"라며 "기업 인건비가 제한된 상황에서 고액 연봉을 받는 세대가 자리를 지키면 청년들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
한편, 이봉서 이사장은 김용하 한국선진화포럼 운영위원장이 대독한 개회사에서 "지난 20년 동안 포럼은 정책제안과 토론, 차세대 교육과 선진화 운동을 통해 선진대한민국의 길을 밝혀왔다"며 "이번 창립 20주년을 맞이해 한국 경제의 과거를 딛고 미래를 보자는 주제로 국가정책토론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 ▲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을 좌장으로 한 종합토론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 창립 2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진행됐다. '한국경제 : 과거를 딛고 미래를 보자'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좌장을 맡아 김동호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이어진 토론에는 김홍균 서강대 교수,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옥동석 인천대 교수, 권순형 지암선진화아카데미 사무총장, 이경한 지암청년포럼 의장이 나섰다. 한국선진화포럼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시대적 과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고자 각계 인사들과 함께 2005년 창립됐다. ⓒ정상윤 기자
이 이사장은 "오늘날 한국 경제는 국내외적 위기와 구조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럴 때일수록 과거는 역사가에게 맡기고 우리는 현재의 해법과 미래의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