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포 북한군 귀순 요청 시 우크라와 협의""北 김정은, 올해 상반기 방러 저울질 전망""트럼프, 北 비핵화 대신 핵동결·군축 협상"
  •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글을 올려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2025.1.12. 젤렌스키 엑스 캡처. ⓒ연합뉴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글을 올려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2025.1.12. 젤렌스키 엑스 캡처.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 사망자가 300여 명, 부상자가 2700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확인된 북한군 사상자는 1100여 명이었는데 한 달 새 사상자 규모가 3000여 명을 넘어선 것이다.

    국정원은 13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러시아 파병 북한군의 교전 참여 지역이 쿠르스크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국정원은 북한군 대규모 사상자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무의미한 원거리 드론 조준 사격과 후방 화력 지원 없는 돌격 전술, 현대전에 대한 이해 부족, 러시아 측의 북한군 활용 방식을 꼽았다.

    특히 북한군 전사자의 유류품에서 생포 전 자폭·자결을 강요하는 내용의 메모를 발견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국정원은 "전사자 소지 메모에서 북한 당국이 생포 이전에 자폭 자결을 강요하는 내용이 있고 병사들은 막연하게 노동당 입당, 사면을 기대하고 있는 사실도 메모에 기재돼 있는 것이 발견됐다"며 "최근 북한군 병사 1명이 우크라이나 군에 포획될 위기에 놓이자 '김정은 장군'을 외치며 수류탄을 꺼내서 자폭을 시도하다 사살된 사례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생포했다고 밝힌 북한군 2명에 대한 보고도 이뤄졌다. 국정원은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과의 실시간 공조를 통해 생포된 북한군의 진술 내용을 입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정원은 "생포 북한군 2명은 정찰총국 소속의 전투원으로 2500명이 파견됐을 때 동반해서 파병된 것으로 소속이 확인됐다"며 "북한 당국이 파병 급여에 대한 약속이 없이 '영웅으로 대우한다'는 공지를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당국의 함구에도 북한 내부에 파병 소식이 암암리에 확산 중인 가운데 파병군 가족들은 '노예병' '대폿밥' 등의 자조와 걱정과 두려움을 토로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은 러시아로부터 지원과 민생 개선을 기대하는 상반된 반응이 관찰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이 파병군 가족에게 생필품 등 물질적 지원을 한 정황도 포착된다"고 부연했다.

    생포된 북한군의 귀순 가능성도 열어 놨다. 국정원은 "북한군도 우리 헌법적 가치에서 봤을 때 우리 국민에게 포함되기에 포로가 된 북한군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관점에 입각해 있다"며 "한국으로의 귀순 요청이 오면 우크라이나와 협의를 최종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북한과 미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두고는 "작년 말 개최한 8기 11차 당 전원회의에서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에 대한 강경 입장을 공식화했고 이를 뒷받침할 인사 개편을 단행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최선희 외무상, 노광철 총참모장, 민영길 당 정치국 위원 등이 승진·보임하는 등 러시아와 북한 관계를 공고화하는 차원에서 관련 간부를 전진 배치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했다.

    이어 "김여정은 직책의 변동이 없지만 대미·대남 담화를 수시로 발표하며 김정은의 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북한은 당분간 대러시아 추가 무기 지원 및 파병을 통한 군사·경제적 반대급부 확보에 매진하면서 올해 상반기 김정은의 방러를 저울질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미 관계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과거에 북한과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성사를 자신의 제1기의 대표적 성과로 인식하고 있기에 김정은과 대화 추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단기간 내에 완전한 북한의 비핵화가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핵 동결과 군축과 같은 작은 규모 협상, 스몰딜 형태도 가능하다"며 "트럼프 1기 때처럼 북한 인권 문제는 소극적으로 다룰 가능성이 있다. 대한민국 정부로서는 대한민국을 배제한 일방적인 북핵 거래 소지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작년 4월과 6월에 발사를 실패한 사례가 있는데 극초음속 활공체의 비행 성능 보완 후 재검증 시도가 목적"이라며 "작년 말 북한이 천명한 최강경 대미 대응 전략의 첫 번째 행보로서 역내 미국 견제 자산을 과시하며 트럼프 진영의 시선을 끌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한이 현재 예년 수준의 동계 훈련을 진행하고 있고 특이 동향은 없다"며 "제8기 11차 당 전원회의 보도 내용과 양이 많이 준 것은 김정은이 지난해에 어떠한 정책 성과도 못 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