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원 횡령, 1조원 사기 등 혐의류광진 "재무상황 알지 못해 … 뱅크런이 사태 원인""구영배 대표, 큐익스 나스닥 상장 강조
  • ▲ 류광진 티몬 대표(왼쪽)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및 환불지연 사태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류광진 티몬 대표(왼쪽)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및 환불지연 사태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검찰이 티메프(티몬·위메프)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를 처음으로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티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19일 오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사기 등 혐의를 받는 류 대표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들은 티몬과 위메프가 입점 업체들에게 정산해야 할 판매 대금을 미국 이커머스 업체 '위시' 등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데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급할 판매 대금이 남아있지 않음에도 상품권 할인 판매 등 돌려막기식으로 대금을 지급하며 계약을 유지한 혐의도 받는다.

    류광진 대표는 이날 검찰 출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판매 대금 지급이 불가능한 재무 상황인지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는 "대금 지급에 대해서는 위메프에서 정산지연이 일어나고 티몬에 뱅크런이 일어났다"며 "해결하려고 했지만 본사 지원도 없고 해서 뱅크런을 막지 못한 것이 사태의 원인"이라고 전했다.

    위시 인수 자금에 정산 대금을 사용한 일에 관여했냐는 질문에는 "아니다"고 답했다.

    류 대표는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5% 역마진 프로모션'을 지시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퍼센트(비율)까진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큐익스프레스 물량을 늘리는 것은 큐텐 그룹장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고, 큐익스프레스가 나스닥에 상장돼야 큐텐그룹이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큐텐이 티몬과 위메프의 법인 인감도장 등을 관리하며 용역 계약을 자체적으로 체결했느냐는 질문에는 "법인통장과 인감도장을 모두 본 적이 없고, 찍힌 도장을 보면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법인 도장이 찍힌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티몬과 위메프 사태로 피해를 입은 채권자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한다"며 "법적인 책임과 상관없이 피해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는 역할에 따라 열심히 뛰고 있고 정산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검찰은 현재까지 약 500억 원 상당의 횡령 피해와, 1조4000억 원대의 사기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티몬과 위메프 대표를 소환해 위시 인수 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이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1일부터 티메프 핵심 경영진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압수물을 분석하고 사건 관계인들에 대한 피의자 또는 참고인 조사를 이어왔다. 조사 과정에서 일부 참고인들은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 황준호 위메프 파트너성장지원팀장, 최길형 위메프 개발본부장 등 두 회사 자금 업무 담당 임원 다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티메프 대금 보관과 정산 주기 등 전체적인 자금흐름 구조를 파악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관해 구 대표는 지난 7월3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위시를 인수하는 데 큐텐그룹 판매 대금이 일부 사용됐다고 인정했다. 다만 판매 대금이 포함된 400억 원은 판매자들에게 곧바로 상환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티몬과 위메프는 법원이 지난 10일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면서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법원은 오는 12월 27일까지 제출된 최종 회생계획서를 검토한 뒤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보면 파산 선고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