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러시아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직접 만져보며 과시킨잘, 푸틴이 "요격 불가능" 자랑하는 러시아 최첨단 무기김정은, 핵무기 탑재 가능한 장거리 전략 폭격기 3대도 관찰
  • ▲ 러시아 국방부 공보국이 제공한 사진에 북한 김정은(오른쪽)이 16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서 러시아 전투기들을 둘러보며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안내를 받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AP/뉴시스
    ▲ 러시아 국방부 공보국이 제공한 사진에 북한 김정은(오른쪽)이 16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서 러시아 전투기들을 둘러보며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안내를 받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AP/뉴시스
    러시아를 방문 중인 북한 김정은이 16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함께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비롯한 러시아 전략 무기들을 시찰했다. 한·미·일 3국에게 러시아와의 군사 결속을 보여주겠다는 듯한 행보다. 

    김정은은 이날 차를 타고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 인근에 있는 크네비치 군 비행장에 도착, 의장대 환영을 받은 뒤 쇼이구 장관과 러시아 항공우주군 주요 장비를 둘러봤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쇼이구 장관은 김정은에게 미그(Mig)-31 전투기에 장착된 극초음속 미사일인 Kh-47 킨잘 미사일 시스템도 선보였다.

    러시아어로 '단검'을 의미하는 킨잘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자랑하는 주요 최첨단 전략 무기 중 하나다.

    킨잘은 전투기에 실려 발사된 뒤 자체 추진체로 가속해 사거리 2000㎞ 내에서 음속의 10배 이상인 최고 시속 1만2350㎞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음속 5배 이상 속도를 의미하는 극초음속 미사일로 분류된다.

    세르게이 코빌라시 러시아 항공우주군 장거리 항공사령관은 김정은과 쇼이구 장관에게 킨잘의 전투 능력과 기술적 특성 등을 보고했고, 김정은은 직접 킨잘을 만져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참석 차 미국을 방문한 이종섭 국방부장관과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방문해 B-52와 B-1B의 능력과 작전운용에 대해 브리핑 받는 모습을 연상케 했다.

    김정은이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한 애착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김정은이 참관하는 가운데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1000㎞ 수역의 설정 표적을 명중했다"고 성공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군은 이 미사일이 극초음속은 아닌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김정은은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전략 폭격기 3대도 가까이서 관찰했다.

    이들 폭격기는 러시아 핵전력의 공중 요소를 구성하는 투폴레프(Tu)-160(나토명 블랙잭), Tu-95MS(나토명 베어), Tu-22M3(나토명 백파이어)다.

    특히 쇼이구 장관은 전략 폭격기를 소개하면서 "모스크바에서 일본으로 날아갔다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최근 한미일의 연대 움직임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쇼이구 장관은 러시아 공군 최신 전투기 모델인 수호이(Su)-34, Su-30SM, Su-35S, Su-25SM3 등도 소개했다.

    이날 김정은은 해군 시설도 방문했다. 김정은과 쇼이구 장관은 크네비치 비행장 시찰 이후 블라디보스토크 율리시스만의 정박해 있는 태평양함대의 마셜 샤포시니코프 대잠호위함으로 이동했다.

    김정은은 세르게이 메르쿨로프 함장의 영접을 받은 뒤 니콜라이 예브메노프 해군 총사령관으로부터 어뢰 발사관과 RBU-6000 등 대잠 무기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AP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서 사용된 장거리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도 브리핑 내용에 포함됐다.

    김정은의 이번 러시아 전략무기 시찰은 한미 외교·국방당국이 4차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열고 양국의 안보 공조를 재확인한 바로 다음 날 이뤄졌다.

    한미 양국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에 대해 반드시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