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 훈련장에 주차된 차량·트럭 700~800대, 최소 4000명에서 8000명 훈련"미림비행장 등 대규모 행렬 30여 개 관측, 1~2줄 정도 소규모 행렬도 20여 개 달해
  • ▲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2월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야간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2월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야간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위성 명목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실패한 북한이 이를 만회하고자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지난 15일 북한 평양에 위치한 미림비행장과 열병식 훈련장에 많은 차량과 병력이 운집해 있는 모습이 '플래닛 랩스'에 포착됐다. 직사각형 모양의 오와 열을 맞춘 대규모 행렬은 약 30개가 관측되고, 1~2줄 정도의 소규모 행렬도 2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RFA는 해당 병력이 지난 10일부터 모이기 시작했으며, 11일부터 본격적인 행진 연습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해당 위성사진을 분석한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의 정성학 연구위원은 "열병식 훈련장에 주차된 차량과 트럭 등은 약 700~800대 정도로 추정되며, 각 대열을 50~300명으로 추산했을 때 최소 4000명에서 8000명이 훈련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RFA에 전했다.

    이는 한 달 전인 지난 5월14~15일 '플래닛 랩스'에 찍힌 규모보다 수 배 이상 많다. 당시에는 50~100대의 차량만 보였다. 북한 전역에서 인원과 장비를 집합시키는 까닭에 시일이 지날수록 병력이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5월 말께 열병식 훈련장에서 잠시 인원들이 사라지기는 했으나, 이달 다시 모여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당시 북한에서 열병이 돌아 열병식 참석 인원들을 철수시켰다는 주장도 있었다.

    북한은 '7월27일 전승절 70주년 기념일' 또는 '9월9일 정권 수립 75주년'을 기념해 지난달부터 열병식 준비를 해왔다. 6·25전쟁 정전일을 북한은 '전쟁에 승리했다'는 의미의 전승절로 기념해 행사를 개최해왔다. 행사의 대미인 열병식을 성대하게 열면서 군사력을 과시하는 것이다.

    북한이 두 달여 전부터 열병식을 준비한 과거 전례에 비춰보면, 7월 개최설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최근 북한이 위성 명목 미사일 발사에 실패했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의 마키노 요시히로 기자는 "(열병식이) 주민들을 단결시키려는 노림수도 많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역대급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 내부사정에 더해 최근 위성 명목 미사일 발사까지 실패해 체면을 구긴 김정은이 시선을 돌리기 위해 열병식을 더욱 성대하게 열 것이라는 분석이다. 요시히로 기사는 7월과 9월 두 차례 모두 열병식을 개최할 수 있다고도 예상했다.

    북한은 지난 2월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열병식에 김정은은 자신의 할아버지인 김일성을 연상케 하는 검은 중절모와 코트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열병식에서는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ICBM인 '화성-17형'이 최초로 포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