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등 광역단체장 후보로 '얌전한고양이' 36억 매출 올려'윈지' 15억 매출…김동연·기초단체장 후보 대상 수익 올려얌전한고양이 전인호 대표, 문재인·이재명 대선캠프 활동윈지코리아 대주주 이근형, 이재명 대선캠프서 기획단장
  •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022년5월31일 오후 서울 용산역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022년5월31일 오후 서울 용산역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정치컨설팅 업체 '얌전한 고양이'가 지난해 6월 1일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36억원 상당의 계약을 따내며, 가장 큰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컨설팅 업체인 '윈지코리아컨설팅'(이하 윈지)도 지방선거를 통해 15억4000만원가량의 매출을 올려 '얌전한 고양이'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매출을 올렸다. 두 정치컨설팅 업체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들과만 계약을 맺은 것으로 밝혀졌다.

    얌전한고양이·윈지, 선거비용 보전 항목서 ↑

    30일 세계일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청구한 '17개 시·도지사 후보와 226개 기초단체장 후보의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얌전한고양이는 35억9475만원, 윈지는 15억3951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얌전한고양이는 당시 광역단체장 후보 가운데 민주당 소속 송영길 서울시장·변성완 부산시장·박남춘 인천시장 후보를 비롯해 임미애 경북지사·양문석 경남지사 후보와 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윈지는 주로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 후보 위주로 계약해 매출을 올렸다. 윈지는 광역단체장 후보 중 당시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와 계약했다.

    두 업체는 선거홍보 공보물 인쇄와 유세차 임차 등의 선거 홍보 분야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반면 선거전략 컨설팅 업무에 해당하는 선거전략 수립·홍보컨설팅·정책공약 개발 컨설팅 등의 매출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같은 매출 차이는 선거비용 보전 가능 여부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후보자는 선거를 마친 뒤 각 정당의 득표 비율에 따라 선거 비용을 보전받는다. 

    대선, 총선(지역구), 지방의회 지역구 선거 및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는 후보자가 15% 이상 득표하면 선거비용 전액을, 후보자 득표율이 10~15%일 경우 선거비용의 절반을 보전한다.

    그러나 컨설팅 비용은 선거비용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후보자 개인 자금으로 지출하거나 당에서 지원받은 보조금, 후원회기부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배포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비용 보전안내서'에 따르면 후보자는 선거사무소 외벽 간판과 현수막, 선거벽보, 공보물과 선거사무원용 소품, 유세차량, 방송연설, 선거 광고, 연설용 스피커, 어깨띠, 인터넷 광고 등은 보전금액 내에서 선거비용 보전을 받을 수 있다. 

    즉,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매출 1·2위를 달성한 두 업체의 수익 대부분이 후보자가 15% 득표에 성공하면 세금으로 보전받을 항목에서 발생한 셈이다.
  • ▲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뉴시스
    민주당과 관계성 띄우는 얌전한고양이·윈지

    이 가운데 민주당 소속 지방선거 후보들과의 계약을 담당한 두 업체 관계자들이 친민주당 성향 인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얌전한고양이 전인호 대표는 2012년과 2017년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특히 2017년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캠프 정책홍보 사이트 '문재인 1번가'를 공개한 바 있다.

    이어 2022년 이재명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도 홍보소통본부 부단장을 맡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기지사 출마를 준비할 때에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윈지를 거쳐 간 관계자들은 민주당 주요 당직을 맡았다. 윈지 대주주인 이근형 전 대표는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겸 공천관리위원을 맡았다. 이어 2022년에는 이재명 대통령 후보 캠프 기획단장으로 활동했다.

    윈지 3대 주주인 박시영 전 대표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제에서 민주당 혁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정치 컨설팅 업체 '주식회사박시영'과 유튜브 채널 '박시영TV'를 운영하고 있다. 

    허신학 현 윈지 대표는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환경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얌전한고양이,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 담당

    6·1 지방선거 당시 얌전한고양이는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 후보들과 주로 계약했다.

    당시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얌전한고양이에 송 후보 캠프가 신고한 정치자금 총액 48억원 중 11%에 달하는 5억5000만원을 지출했다. 이 중 4억4000만원은 홍보컨설팅 계약이고, 1억1000만원은 인터넷 포털 배너 광고비다. 

    변성완 부산시장 후보는 총 선거비 19억원 중 41%에 달하는 7억9584만원 규모의 계약을 얌전한고양이와 맺었다. 특히 선거공보 기획 도안료 2억4396만원을 비롯한 유세차 임차비 등의 액수 규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는 5억9514만원을 얌전한고양이에 지출했다. 컨설팅비용 1억1210만원, 인터넷 포털 배너 광고료 1억1000만원, 선거공보물 인쇄비용 2억3273만원, 선거 유세용 티셔츠 제작 비용 등이 포함된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미애 경북지사 후보는 총 선거비 20억6146만원 중 60%에 달하는 12억3528만원의 계약을 얌전한고양이와 맺었다. 이 중에는 선거공보와 벽보 인쇄비 9억3528만원, 컨설팅 계약 2억5140만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문석 경남지사 후보는 선거벽보 및 공보물 기획도안료 명목으로 3억1663만원을 얌전한고양이에 지출했다.

    기초단체장 후보자 중에는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6736만원)과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 후보(450만원), 백군기 경기 용인시장 후보(3000만원) 등이 얌전한고양이 고객이었다.
  • ▲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022년5월27일 오후 경기 광명전통시장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022년5월27일 오후 경기 광명전통시장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윈지,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 후보 '싹쓸이'

    윈지는 광역단체장 후보 중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수도권 기초단체장 후보들과 주로 계약했다.

    김 지사 후보는 윈지와 10억9831만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 중 대부분은 선거 유세차량 임차비와 유류비로 10억7700만원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선거컨설팅비용(1000만원)과 여론조사 2회 실시 비용(1100만원)도 포함됐다.

    이재준 고양시장 후보는 1억2580만원을 윈지에 지출했다. 이 중 대부분은 선거공보물과 명함 기획·디자인·인쇄비, 유세용 LED전광판·차량 임차비에 해당하는 금액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후보는 윈지와 4600만원의 계약을 맺었다. 이 중 3800만원 대부분은 인쇄물과 공보물 제작에 지불했고, 본선 컨설팅 비용(500만원), 여론조사 비용(300만원)도 진행했다. 특히 채 후보자는 박시영 전 윈지 대표가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정동균 양평군수 후보자(1750만원), 이순희 강북구청장 후보(4865만원), 김기영 서초구청장 후보(7422만원), 최동민 동대문구청장 후보(4679만원), 오영수 동작구청장 후보(6822만원) 등이 윈지와 계약을 체결했다.

    민주당 현역 의원들도 여론조사를 한다며 두 업체의 문을 두드렸다.

    국회사무처 정보공개포털 '국회의원 소규모 연구용역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2022년 12월 9~10일 외교현안에 대한 국민여론조사를 위해 윈지에 500만원을 지출했다. 박주민·이재정·김용민 의원은 2021년 4월 18~19일 보궐선거 패배원인분석 여론조사를 윈지에 의뢰해 총 500만원을 지출했다.

    신동근 의원도 부동산 거래·국유재산 매입·법인세 인하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를 건당 250만원으로 윈지에 의뢰했고, 안민석 의원은 2022년 3월18~19일 경기도 정책의제 조사 및 경기북도 설치 여론조사를 명목으로 얌전한고양이에 500만원을 지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