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김진표 첫 예방… 협상 파트너 박홍근과도 회동윤재옥 "여야 균형" 강조… 김진표 "여야 협의 필요"박홍근 "일하는 국회"… 윤재옥 "양보 안 하면 공멸"
  • ▲ 윤재옥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의장집무실을 예방, 김진표 국회의장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재옥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의장집무실을 예방, 김진표 국회의장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재옥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0일 김진표 국회의장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잇달아 예방했다.

    윤 원내대표가 새로운 원내사령탑이 된 후 처음으로 찾아간 것으로, 상견례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한목소리로 협치를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먼저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을 방문해 김 의장을 예방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 원내대표를 포함해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장동혁 원내대변인이 배석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21대 국회가 1년 뒤에 끝나는 만큼, 김 의장을 중심으로 여야가 협치하면서 잘 마무리하자고 다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선거개혁을 비롯해 정치개혁을 위해 늘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국회를 운영해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윤 원내대표는 선거제 개편안 논의를 위해 20년 만에 열리는 전원위원회를 언급하며 "의장님이 주도하셔서 토론의 장이 만들어졌으니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또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의견을 충분히 나눌 수 있는 그런 기회의 장으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21대 국회가 1년밖에 안 남았는데 사실은 여야가 생산적인 협치를 하는 1년을 보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의장님께서 여야 간 균형을 잘 잡아서 협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면 저희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서 원내대표에 당선된 것을 축하드린다"며 "(원내대표가) 버거울 정도로 일이 많고 매일 스트레스를 받고 계속 협상해나가는 자리인데, 그런 자리에 꼭 맞는 분이 오셨다고 생각한다"고 윤 원내대표를 추켜세웠다.

    김 의장은 이어 "21대 국회가 1년 남았는데 무슨 일이나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며 "최근에 보면 선거를 앞두고 여와 야가 대화와 협상이 잘 안 되면 한 교섭단체 의사대로만 표결돼서 본회의에 올라가는 법안이 자꾸 늘어나서 의장으로서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이번 21대 국회에서 여야 간 쟁점이 있는 양곡관리법·간호법·방송법 등의 법안들과 관련한 협상이 진전되지 않자 169석의 거대 의석을 앞세워 본회의에 직회부한 바 있다.

    김 의장은 이를 두고 "제가 의회활동을 했을 때 경험으로는 이 정도면 상임위에서 충분히 협의될 수 있는 것"이라며 "좀 더 긴밀한 협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을 방문, 박홍근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을 방문, 박홍근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윤 원내대표는 김 의장에 이어 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는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함께했다.

    박 원내대표의 후임으로 민주당의 새 원내사령탑이 이달 말에 선출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박 원내대표와 윤 원내대표는 앞으로 약 한 달간 여야 협상 파트너로 함께해야 한다.

    박 원내대표는 먼저 "윤 원내대표의 인품이나 합리성, 꼼꼼함을 잘 알고 있고 입법과 정책에 있어서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국회 운영에 있어서 풍부한 경험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의원"이라며 "저와 함께 4월 국회를 이끌어가시게 될 텐데, 저로서는 평소 소통이 잘 되는 여당의 원내대표를 모시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윤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국회가 입법부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공고히 하는 데 큰 역할을 하시지 않을까 기대가 크다"며 "당장 이번주 목요일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을 포함한 여러 가지 현안이 있는데 충분히 소통하고 협의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고 민생을 우선시하는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함께 만들어가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주문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에 "(박 원내대표와) 어려운 시절에 여야 협상할 때도 항상 소통이 잘 되고 저보다 더 치밀하신 분"이라며 "4월 국회라도 박 원내대표와 소통하면서 협치하면서 국민의 입장에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21대 국회의) 남은 1년이라도 국민들께 신뢰 받는 모습을 함께 보여드려야 될 막다른 골목까지 왔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처럼 계속 서로의 입장에서 조금도 양보하지 않고 그 길로만 간다면 결국 우리 국회는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우리 정치는 자칫 공멸의 길로 갈 수 있다는 절박함이 있다"고 우려했다.

    윤 원내대표는 "앞으로 모든 현안을 우리 박 원내대표와 잘 상의하면서 서로 양보하고 타협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면 그 지점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곡관리법 논의도… 野 "13일에 재의투표 할 것"

    이들은 이후 약 15분 동안 비공개로 회동을 진행했다. 윤 원내대표가 취임한 뒤 상견례 차원에서 진행된 회동이기에 현안과 관련한 특별한 논의가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동 후 "차담에서 박 원내대표가 현재 양곡관리법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며 "윤 원내대표가 재의투표를 할 것이냐고 질문했고, 박 원내대표는 당연히 진행할 생각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앞서 민주당은 쌀 시장격리 의무화를 골자로 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지난달 23일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오히려 이 같은 개정안이 쌀의 과잉생산을 부추긴다는 이유에서 지난 4일 거부권(재의 요구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한 법안이 다시 국회의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이를 오는 13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표결하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미 (김진표) 의장이 2번의 수정안을 내면서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했고 민주당은 농민, 농해수위 위원의 반발, 반대 의견이 있음에도 합리적인 안 마련에 최선을 다했고 그 안을 표결한 것이니 만큼, 양곡관리법을 13일에 처리하는 것이 맞다고 협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회동 후 이와 관련해 "박 원내대표와는 제가 원내수석부대표로 있을 때 같이 협상했다"며 "수시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