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5·18 망언' 논란 사과하더니 "전광훈 우파 통일" 재논란홍준표 "당 대표 미적지근 자세 총선 어려움 초래" 징계 촉구김재원 '자책골'에 지지율 '빨간불'에도…후속 징계 조치 없을 듯
  • ▲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종현 기자
    ▲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종현 기자
    잇따른 실언 논란에 휩싸인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9일 공개 사과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가리켜 우파 진영을 통일했다고 한 발언으로 논란이 확산하자 김기현 대표가 공개적으로 경고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책골'을 넣는 김 최고위원에게 강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미 발언에 대해 사과했고, 당원투표 100%로 선출된 만큼 지도부가 별다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당에 부담 자중" 김재원, 잇단 구설에 사과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에 도착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의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당에 부담을 드린 점에 깊이 반성하면서 사과의 말씀 드린다. 앞으로 매사에 자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현지의 폭풍우로 하루 동안 항공기 출발이 지연되고 공항에 격리돼 모든 것이 늦어졌다. 이점 또한 매우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직후인 지난 12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예배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 "표를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5·18 헌법 전문 수록은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다.

    김 최고위원은 논란이 커지자 사과하고 전북 전주에서 열린 김기현 지도부의 첫 현장 최고위원을 불참하며 자숙에 들어갔다. 그러나 25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한인 강연회에서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고 한 발언으로 재차 도마 위에 올랐다.

    당 안팎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던 김기현 대표가 공개적으로 김재원 최고위원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김 대표는 전날(28일) 페이스북에 "우리 당은 이제 겨우 체제를 정상상태로 재정비하고 새 출발을 하는 단계에 놓여 있다"며 "여당이라지만 소수당이니만큼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매사에 자중자애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민심에 어긋나는 발언이나 행동이 아닌지 신중을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당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다면 더더욱 신중해야 마땅하다"고 부연했다.

    홍준표 "방치하면 당 기강 무너져" 김기현 결단 촉구

    정부의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이 '주 69시간 근무'라는 프레임에 갇히며 청년층을 중심으로 지지율 하락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까지 자초한 데 대한 경고장이다. 김기현 지도부는 윤심을 등에 업고 총선 승리를 내걸며 힘차게 출발한 지 한 달도 안 돼 민심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 일각에선 김기현 대표의 이른바 '말랑말랑'한 대처로는 총선 앞두고 벌어지는 각종 내부 문제에 대응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자신과 가까운 김성원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던 것처럼 김기현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9일 페이스북에 "당 대표가 카리스마가 없고 미지근한 자세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당을 운영하게 되면 당은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며 "더구나 총선을 앞두고 그런 식의 당 운영은 더더욱 어려움만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에 해악이나 끼치는 천방지축 행동을 방치하면 당의 기강은 무너지고 지지율은 더욱더 폭락하게 된다"며 "이준석 사태 때는 그렇게 모질게 윤리위를 가동하더니 그 이상으로 실언, 망언한 이번에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우리 한번 지켜보자. 살피고 엿볼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당대회에서 17.55%의 득표율로 최고위원 후보 중 1등인 '수석최고위원'을 단 만큼 이미 사과한 발언에 대해 윤리위 회부 등 부가적은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원 100% 투표에서 당선된 김 최고위원에 대한 후속 조치가 자칫 당 핵심 지지층인 TK(대구·경북) 민심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김 최고위원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으면 됐지 더 얘기할 게 없다. 윤리위 회부 등 내부적인 움직임도 없다"며 "당원에 의해 선출된 수석최고위원이지 지명직 최고위원 등 당직자가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