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당대회 비전 발표… 친윤 이만희·이용·박성중, 비윤 허은아·김용태이용, 마땅한 비전 없이 "尹대통령 모시고 18시간씩 10개월 함께해""권력에 줄 서지 않겠다"던 허은아… 대변인 발탁한 이준석 영상 게재
  • ▲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들이 7일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당 지도부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안, 김진모 선거관리위원, 김재원, 조수진, 이만희, 천강정, 태영호, 이용, 박성중 최고위원 후보, 정진석 비대위원장, 유흥수 선관위원장, 김석기 사무총장, 문병호, 정미경, 김병민, 허은아,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뉴데일리(공동취재단)
    ▲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들이 7일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당 지도부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안, 김진모 선거관리위원, 김재원, 조수진, 이만희, 천강정, 태영호, 이용, 박성중 최고위원 후보, 정진석 비대위원장, 유흥수 선관위원장, 김석기 사무총장, 문병호, 정미경, 김병민, 허은아,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뉴데일리(공동취재단)
    국민의힘 3·8전당대회 당대표선거와 최고위원선거에 나선 주자들이 7일 비전 발표회에서 친윤계와 비윤계로 뚜렷하게 나뉘는 양상을 보였다.

    후보들은 내년 총선에서의 승리를 다짐하며 당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일부 후보는 비전보다는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을 강조하며 '친윤' 이미지 부각에만 몰두했다. 그간 윤핵관을 비판한 비윤계 주자도 이준석 전 대표와 함께한 영상을 게재하며 이미지 만들기에 주력했다.

    尹 수행실장 지낸 이용 "정말 열심히 뛰었다"

    국민의힘 당대표후보 및 최고위원후보 13명은 이날 서울 강서구 마곡동 소재 ASSA빌딩 방송 스튜디오에서 5분씩 자신의 비전을 발표했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의 수행단장으로 활동한 이만희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만이 무너진 공정을 회복한다는 믿음으로 경북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고 수행단장으로 호흡하며 전국을 다녔다"며 "그 간절함과 치열함으로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명령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이만희 후보는 이어 "이번 당 지도부 구성은 중요하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이나 미래가 아닌 윤석열정부 성공과 총선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당과 정부는 어려운 민생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당권주자인 안철수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만희 후보는 지난달 31일 김기현 후보가 참석한 경기도 동두천시 당협 행사를 찾아 지지를 우회적으로 표한 바 있다.

    지난 대선에서 후보 수행실장을 지낸 이용 후보는 별다른 비전 없이 윤 대통령과 인연만 강조했다. 

    이용 후보는 "저는 대선 때 대통령을 모시고 경선, 본선, 인수위원회까지 18시간씩 10개월을 함께했다"며 "정말 열심히 뛰었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알고 언제 어디서든 소통할 수 있는 제가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용 후보는 그러면서 조수진·김재원·정미경·허은아 등 이전 지도부에 몸담았던 최고위원후보들을 겨냥했다. 

    이용 후보는 "이전 지도부의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식물 대통령이 된다'고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인터뷰에서 말했다. 총선 압승으로 완전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고 호언했다.

    박성중 후보는 "이준석 전 대표의 내부총질로 우리 당과 윤석열정부는 참 어려웠다. 이준석 지도부 시즌 2가 재현돼서는 안 된다"며 일부 친이준석 후보들을 저격했다. 

    박 후보는 이어 전·후반기 모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민의힘 간사를 맡은 만큼 미디어 개혁을 약속했다. 

    그는 "현재 좌파 언론들은 조작 편파방송의 도를 넘고 있다. 미디어 개혁 없이는 윤석열정부 성공과 내년 총선이 어렵다"며 "박성중을 최고위원으로 선택하면 목숨 걸고 싸워 미디어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선 당시 윤 대통령 '입'인 대변인을 역임하고 이준석 전 대표 사태 이후 비대위원으로 혼란을 수습한 김병민 후보는 당·정 소통 강화를 다짐했다. 그는 "대통령과 신뢰를 기반으로 당·정 소통의 핫라인이 돼 총선 승리를 위한 당의 질서를 만들어가겠다"며 "안정적인 당의 관리를 국민과 함께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인재 발굴 태스크포스 설치 △국민이 참여하는 정당 개혁기구 설치 △총선 1년 전부터 필승계획을 세우는 '총선 승리 365플랜'을 가동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선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조수진 후보는 수도권 필승론을 펼치는 안철수 당대표후보와 의견을 같이했다.

    조 후보는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수도권에서 승리해야 한다. 서울 후보, 수도권 후보인 제가 의회권력 교체를 통한 '완전한 정권교체'의 선봉에 서겠다"며 "정부를 움직이는 동력은 여당에서 나온다. 개혁의 깃발을 들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선봉장이 되겠다"고 자신했다.

    윤핵관 비판하던 허은아, 비전 발표서 이준석과 함께한 영상

    반면 친이준석 후보들은 이 전 대표의 공약을 그대로 이어가겠다고 공언하며 친윤계를 비판했다. 특히 천하람 당대표후보와 마찬가지로 한자가 적힌 족자를 펼치며 공약을 소개하는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출마선언 당시 "권력에 줄서지 않겠다"고 다짐한 허은아 후보는 비전 발표회 시작부터 이 전 대표와 함께 걷는 영상을 내걸었다. 그는 이 전 대표 시절 대변인에 발탁됐던 인사다.

    허 후보는 대변인단 공개 선발과 정치발언 자유 보장을 공약했다. 대변인단 공개 선발은 이 전 대표 시절 도입된 '나는 국대다'(나는 국민의힘 대변인이다)의 연장선이다. 그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지만 실천하지 않는다. 그 시작이 바로 대변인단을 선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후보는 이어 "다양함을 존중해 주는 것을 바로 보수당인 국민의힘이 해야 한다. 누구나 실력이 있으면 도전하는 정당을 만들고 싶다"며 주류로 평가되는 친윤계 후보들을 저격했다.

    마찬가지로 친이준석인 김용태 후보는 조직강화특별위원회 해체와 당협위원장 직선제를 강조했다. 그는 "경선을 통해 1위가 당협위원장을, 2등은 수석부위원장, 3등은 부위원장으로 선출해 비주류로 전락한 분들도 당협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일부 당협위원장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용태 후보는 이어 "정당 비례대표 역시 선거인단을 구성해 경선을 통해 순위에 반영하겠다"며 "우리 당 비례대표후보가 진정으로 상향식 공천을 통한 후보가 될 수 있도록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탈북민 출신 최초 외통위 간사'인 태영호 후보는 대북전단금지법과 국정원 대공수사권 경찰 이전을 폐지하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문재인정부와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 집권 5년 동안 대한민국 안보는 엉망이 됐다"며 "종북좌파를 정치권에서 퇴출하고 북한 간첩들을 잡아내자면 민주당의 대표적인 악법인 국정원 대공수사권 경찰 이전과 '김여정 하명법인'인 대북전단금지법을 폐지해야 한다. 그 일을 저 태영호가 해내겠다"고 공언했다.

    최고위원 8명 본경선 진출자 10일 발표

    안철수 당대표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문병호 후보는 "윤석열정부가 국민과 당원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프레임을 구축하지 못했다"며 중도층과 젊은층이 지지층에서 이탈했다고 지적했다. 문병호 후보는 그러면서 "안 후보와 함께 세력 확장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정미경 후보는 당원과 국민의힘 중앙당의 소통을 늘리겠다고 약속했고, 김재원 후보는 국민의힘의 최종 병기가 되겠다고 했다. 천강정 후보는 의원내각제 개헌을 내세웠고, 민영삼 후보는 당내 태스크포스 설치를 통한 가짜뉴스 타파를 강조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비전 발표회를 마친 다음날인 8일부터 이틀간 책임당원 6000명을 표본으로 한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이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오는 10일 당대표후보 4인, 최고위원후보 8인, 청년최고위원후보 4인 등 본경선 진출자를 확정한다.